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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정신과] 치매의 조기 진단과 치료

 

이 민 수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정신과

Min-Soo Lee, M.D.& Ph.D.

Dept. of Psychiatry,

Anam Hospital,

Kore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최근까지도 건망증이 있거나 스스로 자신을 돌보지 못 하는 노인들은 ‘노망’, ‘망령’으로 여겨졌으며 불치의 병으로 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건망증이 있는 모든 경우를 치매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이다. 건강한 사람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화’라는 생물학적인 자연 현상으로 인하여 어떠한 종류의 정보들에 대한 기억력이 저하된다. 그러나 치매는 노화의 정상적인 과정이 아니다.

 

치매는 대표적인 신경정신계질환 중의 하나로 의식의 장애 없이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통상적인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기억을 비롯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있는 상태로 정의된다. 다시 말해서, 정상적으로 성숙했던 뇌가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 등으로 인하여 기질적으로 손상 내지는 파괴되어 전반적으로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과 고도정신기능이 감퇴하는 복합적인 임상증후군을 일괄하여 지칭하는 것이다.

 

 그러나 치매의 치료적 관점에서 볼 때 치료가 가능한 치매는 대사성장애, 약물이나 중금속으로 인한 독성상태, 감염성 질환, 뇌혈종, 뇌종양으로 인한 경우이며, 이를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치매가 비가역적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또한 치매의 발생원인과 병태생리가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치료의 관심이 현재까지는 원인적인 치료보다는 관리의 차원에 중점이 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치매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치매의 조기 진단은 환자를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증상의 완화는 물론 치료의 반응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체계화된 진단과정을 통해서 환자의 상태 및 증상의 정도를 올바르게 파악함으로써, 치료 가능성 및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치매의 진단

 

치매의 조기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치매의 조기 발견을 위한 기본적인 신경인지 기능 검사는 물론 뇌영상 및 유전학적 검사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치매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사회의 인식과 가족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일단, 치매의 대표적인 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의 진단 기준을 살펴보면 <Table 1, 2>과 같다. 

 

임상실제에서의 치매의 진단은 세단계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제1단계는 ‘병력청취’로 이는 치매진단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며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 및 환자를 관찰해 온 친지들과의 면담이 필요하다. 이를 통하여 환자의 교육정도, 직업활동, 경제적, 사회적 성취도, 발병 전 성격이나 대인관계 등의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병력에서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목에는 치매의 기간, 발병 양상, 경과 및 선행질환의 유무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제 2단계는 ‘환자진찰’ 로서 치매의 유무와 정도는 간이정신검사로 간단히 알 수 있으나, 자세한 기능장애검사를 위해 신경인지기능검사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아울러 신경학적검사는 치매와 동반되는 운동장애, 안구장애, 추체외로계 증상들 및 혈관성 치매 등의 원인질환 감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제3단계는 ‘진단적 검사’로서 각 환자의 상황에 부합되는 검사의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 이학검사, 척수액 검사, 뇌파검사 등이 활용되며 최근에는 뇌영상 등의 발달로 Brain CT, MRI, SPECT, PET 등이 활용되지만 비용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되어져야 할 것이다.

 

 

치매의 감별진단

 

치매의 감별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 노화 과정과의 감별이다. 정상 노화 과정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진행되며 일정한 신체 및 뇌기능의 감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노인성 치매와 감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상 질환인 노화, 섬망, 가성치매 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노화

 인지 기능의 노화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치매는 초기에 기억력의 감퇴를 주로 보이며,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다른 인지 기능의 장애도 뚜렷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서의 기억력 장애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비롯되는 장애와 감별을 요하는데, 정상적인 노화 과정의 경우 기억력을 포함한 경미한 인지 기능의 감퇴만 느린 속도로 진행할 뿐 실제로 치매 소견을 보이지는 않는다.

 

2. 섬망

섬망의 주 증상은 급성적으로 오는 의식의 혼탁이다. 이로 인해 집중력과 지각에 장애가 와서 착각, 환각, 해석 착오가 있고 사고의 흐름이 지리멸렬하고 체계가 없으며, 말의 토막남, 보속증 등을 보이고, 불면 또는 과수면, 악몽, 가위눌림 등을 보인다. 반면, 치매에서는 섬망과 같은 인지기능의 장애는 보이지만 의식의 장애가 동반되지 않는다.

 

3. 가성 치매

가성 치매의 임상 양상은 치매와 유사하나 뇌병변이 없는 기능성 장애로 대부분 우울증 때 나타나고 드물게 히스테리성인 경우도 있다. 발병이 보다 급성이고 유발인자가 뚜렷하며, 인지 기능의 장애에 비해 사회 생활 및 대인 관계에 적응을 잘 한다. 대체로 항우울제에 의해 치료가 잘 된다.

 이밖에도 임상 실제에서는 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를 감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요한 감별점에 대해서는 <Table 3>에 기술되어 있다.

 

 

치매의 치료

 

1. 치매의 치료 원칙

대부분의 치매가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뇌의 질병이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또한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의 범위는 인지 장애의 치료와 문제 행동의 치료가 가장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생활적 생활의 유지 및 가족들의 치료와 그 외의 법적인 문제와 윤리적인 측면도 동시에 치료의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 치매의 약물 치료

치매의 약물 치료로는 현재까지 많은 약물들이 시도되었으나 아직까지 근본적으로 원인 치료가 완벽한 약물은 없다. 현재까지 치매의 인지 장애 증상이 주로 대뇌 기저부의 콜린성 신경의 손상에 의해 기인된 것이라는 가설과 함께 여러 가지 기전을 갖는 콜린성 약물들이 개발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콜린에스트라제 억제제로 초기 및 중기의 알쯔하이머병 환자에서 약 25~40%의 범위에서 인지 기능의 호전을 보였으나, 후기 치매의 경우는 치료 효과가 떨어지므로 치매 치료의 경우는 치료의 시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항치매 약물은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회복시키며, 아울러 생활 기능을 증진시키는 약물이다. 대표적인 콜린에스테라제(cholinesterase) 차단제인 타크린(tacrine), 도네페질(donepezil),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갈란타민(galantamine), MAO-B 차단제인 selegiline, 혈관 확장제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 외에 여성 호르몬 보충제, 비타민 등도 인지 기능 저하를 치료하는 약물로 제안되고 있다.

 

1) 항치매 약물

1993년 최초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타크린은 제 1세대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로 알쯔하이머병의 환자에서 약 20~25%의 인지기능 호전을 보였으나, 부작용인 간 독성으로 인하여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그 후 제 2세대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로 대표적으로 알려진 아리셉트가 1996년 미국 FDA에서 승인되었고, 2000년에는 엑셀론이 FDA에서 알쯔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가장 최근인 2001년에 갈란타민이 유럽 및 미국 FDA에서 승인되었다.

 

제 2세대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사용 방법이 간편하여 안전하고 폭넓게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인지기능 개선제는 초기, 중기, 중·고도까지 유지되어야 한다.

단, 심각한 고도 치매의 경우, 인지 기능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는 약물 사용을 중단할 수 있다. (Table 4)

 

2) 비인지장애 및 이상행동 치료제

사고 장애 및 공격 행동의 치료에는 항정신병 약물인 할로페리돌(haloperidol)이 사용되어 왔지만, 현재 비전형적 항정신병 약물로 알려진 클로자핀(clozapine, clozaril ??) 및 리스페리돈(risperidone, risperdal??), 올란자핀(olanzapine, zyprexa??)의 소량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정동 장애의 치료에는 현재 세로토닌 재흡수를 차단시키는 프록세틴(fluoxetine, prozac??), 써트랄린(sertraline, zoloft??), 파록세틴(paroxetine, seroxat??)등의 항우울제가 비교적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온제로도 환자의 안정이 실패한 경우, 기분안정제인 carbamazepine이나 sodium valproate가 사용될 수 있다. 수면장애가 동반될 경우는 zolpidem 5~10mg이 사용될 수 있다. 심한 흥분시에는 haloperidol 및 lorazepam 근육 주사가 권장될 수 있다.

 

3) 치료 반응의 평가

임상적 효과의 추적 관리는 6~8주에서 시작되어 분기별로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인지기능의 치료평가는 MMSE(Mini Mental State Exam), K-DRS(Korean Dementia Rating Scale) 및 ADAS-Cog(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 행동 증상의 치료 평가는 NPI(NeuroPsychiatric Inventory), 기능의 평가에는 DADL(Dementia Activity of Daily Living) 평가 도구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인지 기능 개선제로 사용되는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의 사용시 나타날 수 있는 약물 부작용으로는 구토, 설사, 어지러움증을 유념해서 관찰하여야 한다. 임상적으로 약 10% 내외에서 약물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정온제의 사용시에는 추체외로증상 등의 부작용에 유의하여야 한다.  

3. 정신사회적치료

치매환자의 올바른 정신사회적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져야 한다. 정확한 진단에는 환자의 신경인지기능 정도 및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가족들의 능력을 고려하여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치매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정신사회적 프로그램에는 기본적인 치료 원칙을 토대로 하여 정신치료 프로그램 외에 보건의료 측면의 서비스, 간호측면의 서비스, 사회복지 측면의 서비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4. 간호관리

일단 치매의 상태가 중기 이후로 진행될 때에는 무엇보다도 치매의 간호에 중점이 두어져야 한다. 실제적인 중요한 치매환자의 간호 및 대응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환자가 주장하는 것을 일단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대화는 환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간결하고 정확하게 하여야 한다.

 둘째, 과거를 회상시켜 적응 기능을 높이며, 매일 신문을 읽게 하고 텔레비전을 시청하여 정신기능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다른 신체적 문제가 있는지 자주 살펴보아야 한다.

 넷째, 생활환경은 익숙한 환경으로 유지하고 방은 밝게 하여 두려움을 없애 주어야 한다.

 다섯째, 주야의 리듬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한다.

 여섯째, 항상 안전을 고려해야 하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물건은 눈에 띄지 않는 것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치매환자 간호관리의 가장 중요한 점은 가족 모두가 치매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를 하고 환자를 존중하며 협력하여 돌보는 환경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 론

 

치매의 보다 효율적인 대책은 단순한 의료적 차원뿐만 아니라 심리, 사회적인 차원에서 포괄적인 교육 및 상담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치매는 치료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과 조기 발견, 조기 치료의 중요성, 그리고 치매 환자 및 치매 가족의 보다 나은 질적인 삶의 회복과 인격의 존엄성이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출처 : DiaTreat Vol.3 N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