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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피부과] 베체트병의 증상과 치료대책

 

방 동 식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Dong-Sik Bang, M.D. & Ph.D.

Dept. of Dermatology,

Severance Hospital,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베체트병은 구강궤양, 외음부궤양 및 포도막염의 3가지 주 증후를 보이는 비교적 희귀한 병으로 알려져 있으며, 점막, 피부 및 눈 이외에도 심혈관, 위장, 중추신경, 근육, 관절, 폐 및 신장 등 여러장기들을 침범할 수 있다.

 

기원전 5세기 히포크라테스가 베체트병의 증상들을 기술한 바 있으나 이들 증상들을 하나의 증후군으로 묶어 명확히 정의를 내린 것은 1937년 터어키의 피부과 의사인 Hulusi Behcet(1889~1948)이 처음이며, 이후 본 질환은 그의 이름을 따라 베체트병으로 명명되었다.

 

베체트병은 발생지역이 특이하여 과거 실크로드를 따른 국가들이 포함된 일본, 한국, 중국, 중동지역, 터어키, 그리이스, 이탈리아, 레바논, 튜니지아 등에서 호발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에 첫 베체트병 환자가 문헌으로 보고되었으며 1980년대 이후 보고되는 환자수가 매년 증가함을 보였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의 경우는 1970년대에 가장 높은 발생빈도를 보여 1972년부터 1973년까지 1년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베체트병 환자가 약 8,000명에 이르고 있으며, 베체트병이 실명의 가장 높은 원인질환으로 알려진 바 있다.

1983년 국내 처음으로 개설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의 베체트병 특수크리닉은 현재까지 약 6,000명의 환자들을 등록 받아 관리하고 있다.

베체트병은 20~30대에 주로 발병하며 지중해 연안지역, 중동지역에서는 남성에서의 발생빈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환자 3, 527명을 대상으로한 연구에서 발병연령은 20대가 36.9%로 가장 많았으며 1:1.82의 남녀성비로 여성에서의 발생빈도가 높았다.

 

베체트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환경오염 및 중금속 중독설, 역학설, 인종 및 유전설, 감염설, 및 자가면역이상설등이 제시된 바 있다.

감염설은 단순포진 바이러스 혹은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한 면역반응의 이상으로 설명되고 있다.

 

최근 밝혀지고 있는 베체트병의 면역기전은 microbial stress가 65kD heat shock protein(HSP)과 MICA stress 반응 유전자를 활성화하여 HLA-B51유전적인 성향이 있는 개체에 T세포를 통한 각종 사이토카인 분비로 다양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베체트병의 임상양상

구강궤양은 베체트병으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최초의 주증상이며, 또한 주증상중 가장 흔한 증상이기도 하다. 구강궤양은 경계가 명확하고 주변으로 적색륜을 보이며, 표면에는 흰색 혹은 노란색의 위막을 형성한다. 동통 및 압통이 있거나 구취가 있을 수 있으며, 구강궤양의 크기에 따라 치유시 반흔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

임상형태에 따라 소아프타성궤양, 대아프타성궤양, 포진상궤양의 3가지 형태가 있다.

1990년 제안된 베체트병의 국제진단기준에 따르면 구강궤양의 재발횟수는 12개월중 3회 이상이 되어야 한다.

 

구강궤양이 자주 발생한다고 모두가 베체트병은 아니나 베체트병으로의 이행여부를 주의함이 필요하다.

단순 재발성 구내염과 베체트병의 구강궤양은 아직까지 임상적 형태만으로는 두질환간의 구별이 불가능하다.

 

외음부궤양은 임상형태로는 구강궤양과 유사하며 남자의 경우 음낭 및 성기부위에, 여자의 경우 외음부 및 질내에 크기가 다양한 궤양들이 단발 혹은 다발성으로 발생한다.   구강궤양에 비하여 재발은 드문편이나, 궤양이 깊고 큰 경우가 많아 반흔을 남기는 경우가 흔히 있다. 성기부위에 염증을 동반한 궤양이 발생되므로 매독, AIDS, 연성하감등 성인성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피부증상은 일반적으로 피부가 잘 곪기며,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경향이 있다. 국내의 경우 가장 흔한 피부증상은 결절홍반양(erythema nodosum-like) 병변으로 하지 정강이 부위에 다발성으로 나타나며 손으로 병변을 누를 경우 심한 통증을 동반한 붉은색 피하결절을 보인다. 이외에 모낭염, 농포, 여드름양병변, 스위트양 피부증상, 괴저성 농피증, 수포성 괴사성 혈관염의 피부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눈에 오는 증상은 반복되는 염증의 형태로 포도막염, 홍채염 및 망막혈관 침범들의 증상이 나타나며 반복 발생되면서 실명을 초래한다.

 

눈의 증상은 대개 양측성으로 오며, 실명은 눈의 증상이 있은 후 빠르게는 1년, 평균 4~5년내에 발생한다. 베체트병에서 눈 침범의 빈도는 보고자에 따라 28.5%~64.4%로 다양하나 비교적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주증상이다.  

이상의 4가지 주증상들은 대략 10년 사이에 단계적으로 나타나기도하며, 동시에 모든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베체트병은 4가지 주증상외에도 전신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위장관계통을 침범할 경우 흔히 회맹장부위에 구강궤양과 유사한 다발성 궤양들이 발생하여 장천공, 장출혈을 보인다.

중추신경계를 침범할 경우 임상적으로는 뇌간증후군, 수막척수염 증후군 및 기질착란 증후군의 3가지 형태를 보이며 예후가 나쁘다.

 

혈관계 침범은 동맥폐쇄, 정맥폐쇄, 동맥류의 4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관절증상은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서 가장 흔히 침범되는 관절은 무릎이며, 관절염은 변형을 보이지 않고 다발성으로 소수관절의 침범 및 비대칭성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진 단

베체트병의 진단은 아직까지 확진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어 환자의 임상양상을 세밀히 관찰하고 과거력을 포함한 병력을 충분히 파악하여 이미 알려진 국제적 진단기준<Table 1, 2>에 따라 정한다.  환자의 팔 내측에 생리식염수를 피내 주입하고 48시간 후에 농포 형성을 관찰하는 이상과민반응검사(pathergy test)는 나타나면 진단에 도움이 되나, 안 나타났다하여 베체트병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

 

 

치 료

베체트병에 사용되어온 전신치료제는  corticosteroids, chlorambucil, interferon-alpha 2, minocycline hydrochloride, acyclovir, azathioprine, cyclophosphamide, cyclosporine, colchicines, levamisole, sulfones, vibramycin, transfer factor, oral Sabin polio vaccine, hydroxychloroquine, indomethacin, methotrexate등이 있으나 아직까지 완벽한 효과를 보이는 단일약제는 없는 실정이다.

 

  안전성과 효과면에서 cyclosporine을 앞서는 신약으로 기대되었던 FK506은 기존의 치료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심한 포도막염 증세를 보이는 베체트병 환자에 사용하여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으나 신장장애, 신경계 증상등의 부작용이 관찰되어 사용에 신중을 기함이 필요하다.

과거 기형아 문제를 일으켰던 thalidomide가 T림프구 및 monocyte에 의한 TNF-alpha 생성에 면역억제 효과를 보여 베체트병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되었다.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항사이토카인 항체치료법, 특수 filter를 이용한 혈액 여과법등 새로운 치료법들이 베체트병 치료에 조심스럽게 시도되고 있다.

아직까지 베체트병의 완전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진단 및 치료가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되며 무분별한 부신피질호르몬제 혹은 면역억제제의 사용은 질병치료의 도움보다는 장기간 사용에 따른 후유증들이 예상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출처: DiaTreat Vol.3 N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