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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역류성 식도질환의 진단과 치료

 

송 인 성

서울대 의대 내과

In-Sung Song, M.D.&Ph.D.

Dept. of Internal Medicine,

Seoul National Hospital,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역류성 식도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aease; GERD)은 위산이 식도내로 역류됨으로 인하여 임상증상을 나타내거나 식도에 형태학적 변화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중 역류에 의하여 식도에 궤양이나 미란 등의 형태학적 병변이 일어난 상태를 역류성 식도염 (reflux esophagitis)이라고 칭한다.

환자가 가슴쓰림(heartburn)같은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더라도 식도에는 형태학적 변화가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nonerosive  reflux disease:NERD), 역류성 식도염은 역류성 식도질환의 한 작은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질환은 소화기 질환 영역에서 가장 흔한 병중임에도 불구하고 그 발생률이나 유병률에 대하여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이와같은 가장 큰 이유로서는 역류성 식도질환을 진단하거나 배제할 수 있는 적절한 진단 기준이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역학 조사에 의하면 서구의 경우 정상인의 7%는 매일, 그리고 15%는 매달 가슴쓰림을 경험한다고 한다.

 

역류성 식도염의 유병률은 서구에서는 전 인구의 3~4%이고 55세 이상에서는 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 검진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의 한 연구에 의하면 역류성 식도염의 유병률은 남자가 3.73%, 여자가 0.81%로 남자가 유의하게 높았다. 본문에서는 위식도 역류의 기전, 역류성 식도질환의 진단 및 식도이외의 장기에 의한 임상 및 치료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진 단

 

역류성 식도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여러 가지 검사가 개발되어 있다. 전형적인 역류성 식도질환 증상을 호소하더라도 상부위장관 내시경에서 식도염이 발견되는 경우(GERD)는 50%미만이다. 또한 역류성 식도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인 가슴쓰림을 호소하더라도 20%가까운 환자에서는 상부위장관 내시경뿐만 아니라 24시간 보행성 식도 pH측정 결과도 정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역류성 식도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많은 검사를 활용할 수 있으나 실제로 이 모든 검사들이 다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전형적인 가슴쓰림 증상이 있다면 여러 가지 검사를 하지 않고도 역류성 식도염에 준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식도의 운동성 질환도 역류성 식도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고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각각의 증례에 맞추어 어떠한 검사를 시행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칼슘 길항제는 호두까기 식도증 같은 식도의 운동성 질환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반면 하부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낮추어서 역류성 식도질환의 증상은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1. 상부위장관 내시경 및 조영술

가슴쓰림과 같은 증상을 호소할 경우에는 우선 상부위장관 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 순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부위장관 내시경은 역류성 식도질환 자체를 진단하는 것이 아니고 역류성 식도질환에 의한 형태학적 변화인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하므로 식도내에 육안적 병변이 없는 역류성 식도질환의 진단 예민도가 떨어짐은 당연한 일이다.

 

가슴쓰림 내지 흉통이 있어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되었던 서울대학교병원을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상부위장관 내시경을 시행하였을 때 106명의 환자 중 17%인 18명에서만 역류성 식도염의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

조영제를 이용한 상부위장관 조영술은 역류성 식도질환의 합병증으로 식도에 협착이 발생하여 연하 곤란이 생긴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번스타인(Bernstein)검사

내시경소견이 정상이면 다음 단계로서 희석한 염산을 식도내로 주입하여 증상을 유발해 보는 번스타인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도관 끝을 비강으로부터 30cm에 위치시키고 환자가 모르게 등뒤에서 0.1NHCI을 분당 6~7.5mL의 속도로 주입하여 환자가 평소에 느끼던 증상을 재현되는가를  보고, 생리식염수를 주입하여 증상이 소실되는 것을 확인하는 검사방법으로 역류성 식도질환 자체를 진단하는 것보다도 역류된 위산으로 손상된 식도 점막의 산에 대한 예민도를 판정하는 것이다. 이 검사는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증상을 재현해 볼 수 있는 좋은 검사로 인정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특별한 장비 없이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가슴쓰림 내지 흉통을 호소하는 10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24시간 보행성 식도 pH측정 결과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번스타인 검사의 예민도는 56%로서 별로 높지 않았지만 특이도는 90%에 달해, 검사결과가 일단 양성이면 가슴쓰림 내지 흉통의 원인이 역류성 식도질환이라고 진단해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

 

3. 식도내압검사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경우에 역류성 식도질환이 잘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을 예견해 볼 수 있는 것 외에는 역류성 식도질환의 진단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서 수술 전에 식도의 연동운동을 평가하기 위하여 시행해 볼 수 있다.

 

4. 24시간 보행성 식도pH측정

상술한 여러 가지 검사법으로 역류성 식도질환의 진단을 내릴 수 없는 경우에는 24시간 보행성 식도pH측정법을 최종 검사방법으로 채택할 수 있다. 또한 내시경으로 역류성 식도염이 발견되거나 번스타인 검사가 양성이라고 하더라도 식도 점막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위산에 노출되는가 하는 정량적인 정보를 얻고자 할 때 시행할 수 있다.

 

환자의 증상과 위식도 역류와의 인과관계 또는 역류성 식도질환에 사용되는 약제의 평가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검사방법이다. 그러나 역류성 식도질환 환자뿐만 아니라 정상인에서도 pH측정시 위식도 역류가 일어나므로 검사결과로 정상과 비정상을 칼로 자르듯이 구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점수를 매겨 양자를 구분하기도 하나 이 역시 그릇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한 개인에서도 식도 점막이 위산에 노출되는 정도는 시간대에 따라 큰 변동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pH4 미만인 산 역류가 정상인에서의 상한선은 전체 측정시간의 4.5~7%이다.

 

5. 프로톤펌프 억제제의 투여 시험

출혈, 연하곤란이나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가슴쓰림 같은 전형적인 역류성 식도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 내시경이나 24시간 보행성 식도 pH측정 같은 검사 없이 오메프라졸 같은 프로톤펌프 억제제 고용량(오메프라졸의 경우 오전 40mg, 오후 20mg)을 1주일간 투여하여 증상의 호전여부를 관찰함으로써 역류성 식도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1차 진료기관에서 제한적으로 조심스럽게 시도해 볼 수는 있다고 생각된다.

 

 

증 상

 

가슴쓰림이 역류성 식도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증상은 산이 식도 상피층의 깊은 곳에 위치하는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정상적으로는 이 신경이 비투과성의 식도상피세포층의 보호를 받지만 위식도 역류에 의하여 상피 세포변화가 일어나면 신경이 염산이나 강한 양념에 의하여 자극받기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착이 이미 발생하였을 정도로 심한 역류성 식도염이 진행된 환자가 전혀 가슴쓰림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관상동맥 조영술상 정상인 28명의 비심인성 흉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서울대학교 병원에서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으로서는 “뻐근하다”가 21%이었으며 이외에도 “결린다”, “가슴이 찢어진다”, “앞가슴을 훑어 내린다” 등이었다. 따라서 서구식 표현인 가슴쓰림이나 산이 올라온다 등의 증상만으로 우리나라 환자들이 호소하는 다양한 증상들을 모두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증상만으로 역류성 식도질환과 호두까기식도증 같은 협의의 식도운동성 질환을 구분할 수 없다.

 

 

치 료

 

1. 일상생활의 조절

취침시 잠자리의 상체 부위를 높여 주고, 꽉 끼는 옷을 삼가도록 하고, 식후에 곧바로 눕지 않도록 한다. 취침 전에 간식을 들지 않도록 하며 술과 담배를 삼가고 비만한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도록 권한다. 껌을 씹도록 하여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설문 조사로 역류성 식도질환 증상의 발현 빈도를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오렌지주스와 토마토주스, 콜라, 포도주, 커피 등을 마실 때 가슴쓰림 증상의 발현이 높았다. 그 외에 무지방 우유때는 별로 없었으나 보통의 우유를 마실 때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증상을 호소하였다. 알코올은 인체실험 연구 결과 맥주나 포도주같이 알코올농도가 낮더라도 상당한 정도의 위식도 역류를 유발한다고 한다. 그러나 식사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환자의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기름진 음식, 초콜릿이나 폭음을 우선 피하게 하고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을 스스로 알아내도록 하는 것도 실질적인 식사요법이 될 수 있다.

 

2. 치료약제

역류성 식도질환의 치료에 쓰이는 약물로는 H2길항제, 프로톤 펌프억제제(PPI) 및 위장관운동촉진제(prokinetics)의 세가지를 들 수 있다. PPI제제인 오메프라졸은 하루 20~30mg씩 1주일간 투여하면 위산의 분비를 90%이상 억제하며, H2길항제인  시메티딘(cimetidine)은 하루1,000mg 투여로써 50%, 라니티딘(ranitidine)은 하루 300mg투여로써 70%의 위산 분비억제효과가 있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 오메프라졸을 하루 20mg또는 40mg씩 투여하면서 보행성 24시간 식도의 pH를 측정해 보면 위산의 역류가 사실상 소실됨을 알 수 있다. 중등도 이상의 심한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한 오메프라졸과 라니티딘으 비교 연구에 의하면 오메프라졸 치료군에서의 치료효과가 의미 있게 높았다. 그러나 오메프라졸의 일일 투여용량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은 완전히 치유되더라도 유지요법을 시행하지 않으면 재발이 잘 되어 6개월 이내에 82%의 환자에서 재발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역류성 식도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위장관운동촉진제는 하부 식도괄약근의 압력을 상승시키고 식도의 연동운동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대표적인 위장관운동촉진제로서는 메토클로프라마이드(metoclopramide)와 시사프라이드(cisapride)를 꼽을 수 있다. 메토클로프라마이드는 도파민 길항제와 콜린 작용제로서 작용한다. 중등도 이상의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시메티딘을 단독 투여하고 다른 그룹에는 시메티딘과 메토클로프로마이드를 병용했을 때 후자에서의 치유율이 다소 높았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나 파킨슨증(parkinsonism)이나 진전 및 이상운동증 같은 부작용이 20~50%의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으로 우선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시사프라이드는 표준용량의 H2길항제와 효과가 비슷하지만, 심장 부작용으로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PPI는 H2길항제보다 식도염을 치유하는 비율이 높고 속도가 빠르므로 초기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PPI의 종류에 따른 효능을 보면 오메프라졸 20mg, 란소프라졸 30mg, 라베프라졸 20mg, 판토프라졸 40mg을 각각 투여했을 때 8주에 큰 차이없이 90%의 치유율을 보인다.

 

3. 약물치료의 방법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의 전통적인 방법은 우선 일상생활의 조절 및 제산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듣지 않으면 H2길항제, 이어서 PPI를 투여하는 “step-up” 전략이다.

이 “step-up”방법은 과도한 치료를 피할 수 있고, 약물비용의 최소화, 가장 비용이 저렴하고 효과가 있는 용량을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첫 치료의 실패율이 높고, 치료기간이 너무 걸리고, 불필요한 검사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방법은 경미한 식도염으로 합병증이 없을 경우에 추천된다.

반대로“step-down”방법은 처음부터 가장 효과적인 PPI제재를 투여하는 것으로 식도염이 치유 및 증산의 호전이 빠르고, 삶의 질이 빠른 속도로 호전되므로 진행된 식도염이나 합병증이 있을 때 추천되고 있다. 

 

“step-down” 방법은 “step-up”방법에 비해 초기치료시 돈이 더 들지만 치료기간, 검사 등을 고려하면 보다 경제적일 수 있다.

Genval Workshop Report에서는 LA분류 C.D와 같이 심한 식도염 뿐 아니라 내시경을 시행하지 않았거나 경미한 식도염의 경우에는 “step-down”방법을 권하고 있다.

 

4. 재발의 예방

PPI의 초기치료로 치유된 경우에도 PPI를 끊으면 75~92%가 재발한다. 치유가 되었다고 생각되는 경우 세가지 전략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첫째, 치료를 중단하고 (“step-in”) 추적조사하다가 재발시 초기치료를 반복한다. 둘째, 초기치료에 사용된 약제를 장기간 계속 투여한다. 심한 식도염이 있는 경우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얼마나 장기간 투여하여야 할지는 정답이 없다. 셋째, 치유후 투여용량을 줄여, 일정기간 투여하다 증상이 재발하면 초기용량으로 올린다(“on-demand”)

 

[출처 : DiaTreat Vol.3 N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