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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의 치료

 

이 영 석

가톨릭대 의대 성가병원 소화기내과

Young-Sok Lee, M,D. & Ph.D.

Division of Hepatology & Gastroenter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Holy Family Hospital,

Catholic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론

 

우리나라는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나라로서 간질환은 전체 사망률 중 악성신생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운수사고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한 30~50대에서는 간질환이 전체 사망률의 2위~4위를 차지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전체 만성 간질환의 66.6%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간경변증(Liver cirrhosis)의 발생원인은 B형 간염이 64.1%, C형간염 10.9%, 알콜성 간질환이 18.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치료방법이 개발되기 이전에는 안정요법과 보존적 치료만으로 자연회복을 기대하였을 뿐 간경변증에 대한 치료는 주로 복수조절, 복막염, 식도정맥류 출혈, 간성뇌증(hepatic encephalopathy) 등 합병증 치료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만성 B형간염에 대한 인터페론 치료방법은 FDA에서 공인되었으나 수반되는 부작용이나 치료경비에 비하여 치료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더욱이 간경변증에 대해서는 인터페론의 치료효과가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기존의 간경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최근 B형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 제재들이 개발됨에 따라 만성 B형간염에 대한 치료방법은 획기적으로 발전되었다. 혈중 B형 간염바이러스를 제거함으로써 간조직에서의 염증을 완화시키고, 간경변이나 간암의 발생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됨에 따라 많은 연구와 노력이 경주되었다.

 

이에 따라 간경변증 자체에 대한 치료방침도 그 개념이 바뀌고 있다. 간경변증과 동반된 만성간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함으로써 간경변증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도모할 뿐 아니라, 간경변증으로 인해 저하된 간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치료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과거의 소극적인 개념의 간경변증 치료에서 적극적인 치료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간경변증의 발생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간조직이 손상받게 되면 생체내에서는 두 가지 서로 다른 형태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손상된 부분에서 간조직이 재생되어 정상적인 형태와 기능을 회복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복구(repair)과정을 통하여 섬유화(fibrogenesis)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손상정도가 크고 급성(단발성)인 경우에는 재생과정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손상정도가 적더라도 거듭되는 경우(지속성)에는 재생과정보다는 섬유화 현상이 주로 나타나고 있다.

 

간경변증이란 거듭되는 간조직의 손상과 재생과정을 통하여 1) 간조직내에 교원물질(collagen)이 침착되고 2) 재생결절(regenerating nodule)이 교원질로 이루어진 다발(fibrous band)로 둘러싸여 3) 간조직의 해부학적 구조가 비정상적인 상태(abnormal architecture)로 변한 것을 뜻하고 있다. 간섬유증(hepatic fibrosis)은 가역적(reversible)인 상태이나, 간경변증은 비가역적(irreversible) 상태로서, 간손상에 따른 섬유화 정도가 진행됨에 따라 간경변증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간경변증에 따른 신체적 변화

 

간경변증이 발생되면 신체적으로는 크게 1) 간기능의 부전 2) 면역기능의 저하 3) 전신 혈류역학의 변화 4) 수분과 나트륨의 저류 5) 문맥압의 항진 등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독립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서로 연계하여 발생하고 있다. 간세포의 손상과 재생과정이 거듭되는 동안 섬유화 정도는 심해지며 상대적으로 정상 간세포의 숫자는 감소하게 된다.

 

한편 sinusoid를 구성하고 있는 내피세포(endothelial cell)의 구멍(fenestra)이 막히고 Disse space에 collagen이 침착하여 fenestra를 통한 물질의 이동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혈장을 통한 산소운반이나 영양분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간세포의 기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또한 간세포에서 대사되는 각종 물질들이 충분히 제거되지 못함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맥압이 높아짐에 따라 식도정맥류가 발생되고, 복수가 차며, 간조직 주변에는 부행혈관(collateral vessel)이 많이 발달하여 간조직을 통과하지 않고 bypass하는 혈액의 양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간에서 대사되는 물질이나, 제거되어야 할 물질들이 그대로 전신에 전달되어 간성뇌증 등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Child-Turcotte-Pugh 분류법은 빌리루빈, 알부민, 프로트롬빈 시간에 대한 검사성적뿐 아니라 복수의 정도, 간성혼수의 정도를 포함하여 간조직 전체로서의 기능을 단계별로 표현하고 있다(Table 1).

 

간경변증의 임상증상은 매우 다양하여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초기 간경변증 상태에서부터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말기 간경변증 상태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간기능을 충분히 유지하고 있는 지 여부에 따라 대상성(compensated) 간경변증과 비대상성(decompensated) 간경변증으로 구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간경변증 환자에서 복수가 차거나, 황달, 간성뇌증이 발생되는 경우, 또는 식도정맥류 출혈이 있거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구분하며, Child-Pugh score는 8점 이상을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규정하고 있다.

 

 

간경변증의 자연경과

 

만성 B형간염은 서서히 악화되어 성인감염인 경우 10~20년이 경과된 후 약 15~20%에서 간경변증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증이 발생된 상태에서는 진행정도에 따라 이환율, 생존율 등에서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Child-Pugh A등급, B등급, C등급의 5년 생존율은 각각 83%, 79%, 30%로서 간경변증이 진행됨에 따라 생존율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간경변증의 치료

 

일반적으로 간경변증 환자에 대한 치료방법은 크게 1) 간세포 손상에 대한 치료 2) 합병증에 대한 치료 3) 간암에 대한 조기발견으로 구분할 수가 있다(Table 2).

대상성 간경변증 상태는 만성 B형간염과 혼재되어 있는 상태로서 간세포가 지속적으로 파괴됨에 따라 간경변증은 더욱 악화되어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고 있다.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자체를 억제함으로써 염증을 완화시켜 기존의 간경변증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 그 자체가 간경변증의 치료방법이라 볼 수가 있다. 

 

 

간경변증 환자에 대한 라미부딘 치료

 

간조직내에서 콜라젠을 분비하는 세포는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로서 과거에는 fat-storing cell, Ito cell, perisinusoidal lipocyte 등으로 불렸다.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라미부딘으로 치료하기 전과 치료종료 후 간조직검사를 실시하여 면역조직화학(immunohistochemistry) 방법으로 섬유화 지표인 Alpha-smooth muscle actin(α-SMA)과 C-terminal procollagen (PIIICP)의 발현상태를 측정한 결과 라미부딘으로 치료하기 전의 α-SMA는 1.06±10.23 이었으나 라미부딘 치료 후에는 0.58±0.11 로 나타났다. 라미부딘은 간성상세포의 활성도를 억제함으로서 섬유화를 방지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라미부딘으로 치료하기 전과 치료 후의 간의 용적(functional liver volume)을 Liver SPECT(99mTc galactosyl-human serum albumin 이용)로 측정한 결과 라미부딘 치료 전에 간의 용적이 913 ml 이었던 것이 라미부딘 12주 치료 후에는 1,068 ml 로 증가하였다는 연구결과로 보아 간경변증 환자에서 라미부딘 치료는 간의 재생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경변증 환자에게 라미부딘을 투여한 후 HBeAg 혈청전환율을 조사한 결과 Child-Pugh A와 B는 만성 B형간염과 차이가 없었다고(37% vs 36%) 보고되었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라미부딘을 투여한 지 6개월 후에 Child-Pugh score의 변화를 조사한 다른 임상연구에서 65.4%가 호전되었고, 30.8%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3.8%에서 악화되어, 라미부딘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서도 임상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간경변증 환자에서 라미부딘 치료의 문제점

 

만성 B형간염에 대한 라미부딘 치료경험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라미부딘의 장기복용으로 인하여 YMDD mutant가 출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만성 B형간염 치료도중 YMDD mutant가 발생됨에 따라 간기능이 급속하게 악화되는 경우가 흔히 보고되어 있으나 치명적인 경우는 드문 상태이다.

 

그러나 비대상성 간경변증 치료 도중 YMDD mutant가 발생된 경우에는 간기능의 급성악화 자체가  매우 위중하여 생명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을 정도이며 실제로 사망한 예들이 보고되어 있다. 그러므로 Child B와 Child C인 간경변증 환자에 대한 라미부딘 치료는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YMDD mutant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나 간전문의에 의해 치료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경변증의 치료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인터페론 치료는 부작용이 많으면서 치료효과는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세균감염, 빈번한 ALT의 악화 등 해로운 요소가 더욱 많아 금기사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Child A인 대상성 간경변증 때에는 저용량의 인터페론으로 치료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ALT의 flare, 골수억제, 비장비대증은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간경변증에 대한 인터페론 치료는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경험이 많은 간전문의에 의해 치료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Fig. 1)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라미부딘을 장기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나 HBeAg이 혈청전환된 후 라미부딘을 중단해야 되는 지 여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간이식이 보편화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는 라미부딘 치료가 최종 치료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라미부딘으로 치료하는 도중  YMDD mutant가 발생된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가 있고 또 사망할 수도 있다. YMDD mutant에도 치료효과가 인정되어 있는 adefovir, entecavir, clevudine 등을 시도할 필요가 있으며 간이식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경험있는 간전문의에 의해 라미부딘 치료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맺음말

 

우리나라는 만성 간질환 환자들이 매우 많은 나라로서 간경변증 치료방법의 향상은 환자개개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경변증 환자에서 라미부딘의 장기 투여는 간기능을 향상시켜 Child-Pugh 점수로 나타난 임상소견들이 호전되며, HBeAg 혈청전환율도 만성 B형간염과 유사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Child B와 C의 간경변증 환자에서 YMDD mutant가 발생된 경우에는 간기능이 급성악화되어 위중한 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출처 : DiaTreat Vol.3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