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 (금)
매뉴얼을 위한 매뉴얼에 아프게 쓰러진 자존심최근 우리는 어이없는 사건으로 대한민국 시민들의 자존심이라 불리던 ‘남대문’을 화재로 잃고 말았다. 현장에서 불을 끄는 관련 사람들도 안타까웠겠지만 무너져가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는 우리국민의 마음은 안타까움을 넘어 쓰리고 아프기까지 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왜 저렇게 적극적으로 불을 끄지 못할까?”, “왜 저리 불길을 잡지도 못하고 오히려 화마의 성질만 더 돋구고 있을까?”답답함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답답함은 화재 후 연일 보도되는 뒷 사연들에 비하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닌 것 같다. 그 중 필자의 눈길을 끄는 기사가 하나 있었으니, 지난 2월 13일 동아 일보에「화재대응 ‘맹탕 매뉴얼’…구체지침 없어 실제선 무용지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내용인즉, 문화재청이 만들어 2006년 2월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한 ‘문화재 화재 위기대응 현장조치 매뉴얼’에 나와 있는 화재 발생 때의 행동 요령이 적힌 매뉴얼이 실제 현장에서는 아무런 소용도 없는 그저 매뉴얼을 위한 매뉴얼이었다는 소리다. 더욱이 이 매뉴얼은 소방전문가가 아닌 문화재청의 공무원들이 만들고 관리하고 있었고 매뉴얼에 실린 비상연락망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