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
아라컨설팅 대표
중국메디컬 시장의 환경
요즘 메디컬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해외환자유입에 관한 화두가 될 것이다. 해외환자유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우선 의료계의 공급 초과에 따른 해결책 중에 하나로 산업적 관점에서 볼 수가 있다. 국가적 관점에서는 앞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업이 되어가고 있고 인력 중심 산업이기에 한국으로서는 매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국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산업으로 분류가 되었다. 향후 의료계의 현실을 볼 때 글로벌화를 통해 해외환자로 시장을 넓혀 나가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한국의 모든 산업들이 생존을 위해 전 세계로 나가서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10만개 기업 중 2만2천개 기업이 중국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의 시장 특성상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의료 또한 앞으로 글로벌화에 성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점점 줄어드는 고객과 빠르게 늘어나는 병원 수를 감안하면 앞으로 의료계에 미칠 경쟁과 파급효과는 다른 산업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미래에 대한 대비로 발 빠르게 글로벌화에 대한 준비를 단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우리의 경쟁력은 어디인가
최근 국회에서 해외환자유입에 대한 법안이 통과되면서 해외환자유입에 대해 많은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한국의료의 글로벌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보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하루가 멀지 않게 해외 환자를 보고 있는 의료계 모습들이 언론에 나오면서 도대체 해외 환자를 어떻게 데려 오는 건지에 대한 관심만 무척 커져있는 상황이다. 필자가 객관적인 환경평가를 통한 내부역량분석을 해 본다면 한국의 현재 의료수준은 아직 걸음마를 걷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이 JCI를 받으면서 JCI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었고 JCI를 받으면 해외환자가 물밀듯이 들어올 것 이라는 잘못된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곤 한다. 많은 병원들이 해외병원 투어를 다녀와서 겉으로만 보이는 병원의 모습을 보고 싱가폴이나 태국의 국제병원들이 한국보다 못하다고 평가절하 하는 것을 보곤 한다. 이렇게 잘못된 평가로 인해 많은 병원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고 일부 병원들은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기도 한다.
중국과 미국에 진출한 병원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물론 간혹 현지화에 성공한 병원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금 각 국가에서 철수를 준비하거나 많은 리스크와 적자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나라에 진출해서 환자를 확보하기도 어려운데 환자를 한국에 데려온다는 것은 더욱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필자도 한국국제의료협회(KIMA)를 운영하고 있지만 협회에 가입하면 바로 해외환자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보다 내적 역량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환자유입에 대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첫째, 우선 경영자가 의료계의 미래에 대한 정확한 비전을 그려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해외환자유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해야 할 일이기에 경영자의 확고한 신념 없이는 진행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세브란스 병원이 JCI를 받는데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 시간동안 경영자의 신념이 없었다면 아마 포기를 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해외환자 유입에 대한 원칙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해외의료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해야 한다. 우선 해외환자들을 위한 상품은 국가마다 경쟁력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마다 다른 전략을 펼쳐야 한다. 경쟁력이 없다면 멀리까지 와서 치료를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재 가장 큰 경쟁력은 치료 우위와 가격 우위이다. 치료 우위인 경우 미국의 존스홉킨스 병원과 같이 다른 병원에서 하지 못하는 우위가 있기에 전 세계에서 환자들이 그곳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글로벌 병원들이 아닌 경우에는 의료도 하나의 상품으로 가격우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 환자가 태국이나 싱가폴, 인도, 남미로 가는 것은 가격 우위 때문이다. 그리고 유럽환자들이 동유럽이나 남아공으로 가는 것 또한 가격 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상품에 가격 우위가 없다면 경쟁력을 가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가격 우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각 국가의 의료 상품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경쟁병원이 될 수 있는 싱가폴, 태국, 인도의 의료 경쟁력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필자 또한 해외환자유입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하고 있다. 일본 치과의 경우 한국이 일본에 비해 가격 우위가 매우 높을 것 같지만 1.5배 정도만 가격 우위가 있으며 미국인 경우 높은 가격 우위가 있지만 미국 환자가 한국에 오게 하기에는 지리적으로 다른 경쟁 국가에 비해서는 매우 열악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해외환자들에게 가격을 높게 설정하여 매출을 올리는 관점에서의 접근이 아니라 한국과 같은 고객으로 보아야 하며 시장을 매우 넓게 넓혀가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가격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의료라는 것이 단순히 가격만 낮다고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에 대한 신뢰 또한 매우 중요하기에 국가별 상품을 정확히 기획하고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시장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셋째, 내부 프로세스에 대한 점검이다. 얼마 전 외국인 고객 50명을 검진 받기 위해 병원을 접촉하니 영어 검진이 가능한 검진센터도 찾기 힘들었지만 영어검진 차트를 3일만에 해 줄수 있는 병원도 찾기가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50명을 하루에 검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개 검진센터가 필요하며 강남지역에서 외국인을 위한 프로세스를 갖춘 병원들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또 다른 예로 간단한 수술을 위해 통역을 요청하고자 했는데 국가적 지원이 없어서 개인 통역을 맡겼더니 특수 통역이라 비용이 80만원이나 들었고 결국 병원 입장에서는 어렵게 한명의 고객을 확보했는데 전혀 이익 없이 수술을 했다는 원장님의 불만을 들었다. 이와 같이 외국인 환자가 온다고 해도 이를 병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전혀 없다는 것이 매우 큰 문제라고 느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언어문제부터 보험문제, 병원 외 서비스 문제 등 외국인을 위한 프로세스를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싱가폴과 태국에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갖추었고 많은 시간동안 정부와 병원들이 노력을 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한국 또한 이러한 노력들을 하나하나 준비해 나갈 때 해외환자의료에 대한 미래가 밝을 것이다.
넷째, 병원들의 연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해외환자유입을 위한 병원들의 움직임을 보면 모두 각개전투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환자유입을 위한 일은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병원 하나가 움직이는 것은 해외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도 어렵고 많은 비용 지출로 진행을 하다가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부 한국에서 유명한 성형외과들을 보면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 전략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접근하여 실패를 본 사례가 많이 있다. 해외 시장이라는 것이 한국 시장에 비해 훨씬 전략적이어야 하고 신중한 협상을 해야 한다.
의료라는 특성상 리스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료사고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미용인 경우에는 국가별 미인상이 다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을 병원 혼자서 하기에는 매우 어려움이 많고 국가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병원을 대표해서 협상을 주로 해 주었는데 한국에서 아무리 브랜드 있는 병원이라고 해도 해외에서 생각하는 그 병원은 그냥 이름 없는 작은 병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국제적으로 브랜드 있는 병원이 한국에 있는가? 라고 반문해 보면 어떤 병원도 당당하게 말할 수 없듯이 아직까지는 한국의료의 글로벌 수준은 매우 미약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합을 통해 브랜드를 키워야 하고 내부적 프로세스를 공유하여 비용을 줄여야 한다.
결론
한국 병원들의 해외환자유입은 앞으로 매우 중요한 현실임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해외환자 유입을 위한 철저한 시장 분석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방지해야 하며 병원 경영자들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정확하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로써 싱가폴이나 태국 같은 의료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며 병원의 고객이 무한대로 뻗어 나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