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환자를 돌 볼 준비가 됐는가, 환자는 내게 몸을 맡길 준비가 됐는가?”
몸이 아파 병원을 찾는 환자의 발걸음도 되돌릴 정도의 매서운 경기침체가 휘몰아치고 있다. 특히, 환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큰 영향을 받는 개원 치과의 경영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래 없던 불황 속에서 개원가의 치과 의사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봐도 선뜻 명쾌한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바로, 의사로서 환자를 처음 마주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기!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치과대학병원 박준봉 원장은 “나는 환자를 돌 볼 준비가 됐는가, 환자는 내게 몸을 맡길 준비가 됐는가?” 라는 이 원론적인 물음이 경기침체를 돌파해 낼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제언한다.
특히 요즘처럼 의료기관 양극화가 심화 될 때에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초심으로 돌아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원장은 언제부턴가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가 줄기 시작했다면 제일 먼저 내 치료방식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 없는 질병이 없듯, 환자가 줄고 경영이 악화되는 곳에도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사회 경제적인 흐름 같은 것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지만 그 외의 것들은 다 노력하기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우리는 먼저 환자의 질병을 잘 파악했는지, 그 치료는 적정했는지, 너무 의사입장에서만 생각해서 환자를 다루진 않았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점이 발견 되지 않았다면 그 다음 단계로는 환자의 마음 읽기다.
요즘 환자들은 단순 치료의 목적만을 가지고 자신이 진료 받을 병원을 선택하진 않는다. 즉,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정도인지, 환자 자신이 알고 싶은 답을 얻었는지 등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의 발달로 모든 의학정보가 공개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환자들의 의학지식이 과거에 비해 수준급이란 뜻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환자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진료는 외면을 받기 십상이죠. 더욱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굉장히 감성적이라 마음을 움직이는 진료를 해야 합니다. 환자에게 신뢰감(rapport)을 주는 것이죠.”
그는 이런 신념에 따라 진료한 환자가 원할 경우에는 휴대전화를 통해서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건강정보도 알려준다. 환자가 치료 받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 하나 박 원장이 강조하는 게 있다. 바로 병원의 환경이다.
박 원장은 환자가 안락함을 느끼는 인테리어도 병원 경영에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그는 “겉으로만 화려한 과시용 인테리어로 이목을 끌 필요는 없다”며 “조명의 밝기, 가자재의 위치 등 환자가 진료 받을 수 있는 안락함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주문했다.
끝으로 박 원장은 경희동서신의학 치과대학병원이 개원 2년차의 신생병원 임에도 경기침체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 까닭을 바로 이 질문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원장의 이 같은 지론은 ‘Patient Creation at the Economic Depression'이란 제목으로 29일 진행될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개원 2주년 기념 교수진 특별강연회에서 강동구 지역 개원 치과 의사회와, 경기도 하남시 치과 의사회 회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