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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내성 심한 간염약, 국내선 여전히 처방 1위

美-日선 사용제한… 보험기간-제약사 입김 등 원인

내성 문제로 해외에서 사용을 기피하는 B형간염치료제 ‘제픽스’가 국내에서는 여전히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많은 환자들이 내성으로 인해 추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추가 내성이 생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내성 발생률이 높은 B형간염치료제 ‘제픽스’(성분명: 라미부딘) 처방이 국내에서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픽스를 처방받은 환자는 6만3437명으로 전년의 6만1166명에 비해 2천여명 늘었다. 이는 해외에서 제픽스가 내성 문제로 처방이 제한되거나 자율적으로 사용을 줄이는 것과는 상반된 것이다.

제픽스는 체내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를 줄여주는 항바이러스 약물이지만 1년만 사용하더라도 약 20%의 환자에서 내성 바이러스가 생겨 다시 바이러스가 증가하는것으로 보고돼 있다. 1년만에 복용자 다섯명 중 1명꼴로 내성이 생기는 셈이다. 5년 동안 사용한 환자에서 내성이 생기는 비율은 무려 70%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국 간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는 2007년 새로 마련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제픽스를 ‘높은 내성으로 인해 선호되지 않는(not preferred)’ 치료제로 규정했다.

일본은 아예 의료보험에서 신규 환자에게 ‘제픽스’를 처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으며 제픽스를 복용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환자들 가운데 내성이 생기지 않은 경우에는 내성이 거의 없는 약물로 바꾸도록 했다.

이미 제픽스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새로 약물치료를시작하는 환자들은 다른 약물을 쓰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국내에서는 병원 종류별로 30∼60%의 신규환자들에게 여전히 제픽스가 처방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종합병원 신규 B형간염환자의 약 30%, 중소병원과 의원에서는 50∼60%에서 여전히 제픽스가 처방되고 있다.

내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픽스가 처방되는 이유는 최신 약물이 건강보험 적용기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서울아산병원 이영상 교수는 “제픽스는 건강보험 적용기간에 제한이 없는 반면 내성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어)와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는 건강보험 적용 기간이 각각 3년과 2년 밖에 안된다”며 “약값도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레보비르와 바라크루드는 하루 약 2100원, 제픽스는 하루 1천원 정도 약값이 든다.

제약회사의 ‘입김’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제픽스의 내성 문제와 관련 GSK 관계자는 “제픽스로 치료를 시작하고 내성이 생기면 ‘헵세라’(성분명: 아데포비어)를 추가로 복용하는 것이 전체적으로는 약값이 덜 들기 때문에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픽스와 헵세라를 같이 복용해도 1년 후 6∼7% 환자에서 또 다시 내성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한 종합병원의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처음부터 치료가 잘 되는 약물로 단기간 치료하는 것이 내성을 키우는 것보다 낫다”며 “약 가짓수를 늘리면 부작용 우려도 높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