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일)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건강/웰빙

촌각 다투는 응급질환 열사병, 입원치료 필수

경희대 신의학병원 김명천 교수 대처법 소개


최근 경남 함안군 대산면 이 아무개(73)씨 소유 논에서 이씨가 쓰러져 숨져있는 것을 주민 조 아무개(6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이씨가 경운기로 논에 물을 퍼올리는 작업을 했던 점으로 미뤄, 폭염 속에서 일을 하다 열사병에 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함안군에는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가 폭염경보가 발령됐었다.

장맛비로 한풀 누그러들긴 했지만, 올여름 폭염은 사망사고까지 이어질 정도로 기세등등이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응급의료센터 김명천 교수(사진)로부터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에 대한 대처법을 알아본다.

습도 75% 넘으면 증발 통한 열발산 효과 없어
우리 몸의 체온이 상승하면 시상하부의 체온조절 중추는 원심성 교감 신경계를 통한 피부 혈관의 확장으로 피부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발한을 유발한다.
정상 기후에서 작용하는 복사, 전도, 대류는 주위 기온이 피부 온도보다 상승하면 열 발산의 효과를 상실하게 되며, 고온의 환경에서는 증발이 열 발산에 일차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상대습도가 75% 이상이 되거나 바람이 거의 불지 않을 경우에는 증발의 효과가 미미하게 되어 체온이 상승하게 되고 열 관련 질환이 발생 할 수 있다.
열 관련 질환은 주 증후군인 열사병과 부 증후군인 열 부종, 땀띠, 열 실신, 열경련, 열 탈진으로 나눌 수 있다.

열부하의 형태에 따라 열사병은 고전적 형태와 운동 유발성로 분류되는데, 고전적 열사병은 고온 다습한 외부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 외부로부터의 열 공급 증가가 원인이며, 운동 유발성 열사병은 비교적 젊은 성인에서 운동으로 인해 체내에서 생산된 열이 충분히 발산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다.

열사병에는 열경련과 열탈진, 그리고 열사병이 있다. 열경련은 더운 곳에서 심한 일이나 운동을 할 때 근육에 경련이 생겨 아프게 되는 것으로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서 생긴다.
열탈진은 기운이 빠지고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구역질 및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데 염분이 부족해서 생긴다.

이러한 열경련이나 열탈진이 일어났을 때는 환자를 공기가 잘 통하는 시원한 곳에 눕혀두면 대개 저절로 회복된다. 환자가 갈증이 난다고 하면 맹물보다는 물에 소금을 조금 타서 간간한 맛이 나도록 해서 먹이는 것이 좋다. 사이다나 콜라처럼 단맛이 나는 음료는 좋지 않으며 스포츠음료가 좋다.

열사병,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그러나 열사병은 이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더위로 인해 체온조절을 하지 못하고 체온이 자꾸 올라가며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므로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는 위험한 병이다. 열로 쓰러진 환자가 빨리 깨어나지 않고 온몸이 불덩이 같다면 시원한 물로 몸을 식히면서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10년간 매년 약 400명이 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며 대다수가 고령자였으며 계절적으로는 5월부터 9월에 많이 발생하고 하루 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에 많이 발병한다. 술이나 무면허 약물 복용, 수면 부족, 비만, 피로, 탈수 상태에서 더 많이 발병한다.

한국은 기후 조건상 열사병의 유행 지역은 아니고, 아직은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최근 마라톤이나 국토순례 대행진 등 생활체육 참여 인구의 증가로 인해 열 관련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며, 군인과 같은 특수한 집단에서는 매년 상당수의 운동 유발성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해열제 효과 없어, 물리적 냉각법 사용을
열사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수액과 산소공급이 필요하며 중심체온을 섭씨 40도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 치료 목표이다. 체온을 떨어뜨리는 방법에는 해열제는 효과가 없으며 물리적인 냉각법을 사용하는데 벌거벗은 환자를 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를 물에 담가 욕조에 두는 침수 냉각법, 서혜부와 액와부에 얼음주머니를 놓거나 미지근한 물을 스프레이하고 선풍기로 실온 바람을 틀어주는 증발 냉각법 등이 있다.

열 피로 이외의 모든 경한 열 관련 질환은 응급실에서 완전 치유될 수 있지만, 열사병은 일초를 다투는 응급질환으로 모든 환자는 반드시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열 관련 질환의 예방은 더운 날의 활동을 자제하고 활동은 가능하면 하루 중 기온이 낮은 때를 이용, 옷은 가볍고 헐렁한 차림, 탄수화물 섭취는 늘이고 단백질 섭취는 줄이며 활동 전후에 충분한 수분 섭취 및 음주는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