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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국내 첫 심장·신장 동시이식수술 성공”

송명근·한덕종 교수팀, 이식후 1개월 관찰 성공판정


말기 심부전으로 심장과 신장의 기능이 거의 없어진 환자에게 뇌사자의 심장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고난도 장기이식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을 거둬 그 동안 심장질환으로 인해 신장의 기능마저 저하된 심장질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송명근 교수          한덕종 교수

국내에서 지난 92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췌장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한 것과, 97년 인천중앙길병원에서 폐와 심장의 동시이식, 99년 서울아산병원의 간과 신장 동시이식이 성공한 적은 있었지만 심장과 신장을 한꺼번에 이식해 성공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말기 심장병으로 인한 합병증인 만성신부전증을 동시에 앓고 있던 환자에게 심장과 신장의 동시이식을 통해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국내 장기이식 수준을 한 단계 올려 놓은 의학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송명근(흉부외과)·한덕종(외과) 교수팀은 확장성 심근증과 만성신부전증으로 송모씨(女, 34세)에게 지난 3월30일 뇌사자의 심장과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밝혔다.
 
이후 안전한 예후 관찰기간인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심장과 신장 기능이 모두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정상적인 식사와 가벼운 산책을 할 만큼 매우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송명근 교수는 “30여 명의 대규모 의료진이 투입된 이식수술은 장기 도착 후, 먼저 정상적인 혈류 기능 회복을 위해 심장이식 수술을 3시간 만에 마치고, 이어 신장까지도 한덕종 교수의 집도아래 3시간 만에 이식했다”고 밝히고 “이 환자의 경우 확장성 심근증으로 인해 심장 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박동 능력이 저하돼 정상 심장에 비해 20%의 기능만 유지된 채 의학적으로 연명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심장과 신장의 이식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끝내 사망할 수밖에 없어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경우”라며 “수술 후 나타내는 심장구축률에서 정상 수치인 60% 이상을 회복했고,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크레아틴 수치도 정상인 1.3mg/dl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송명근 교수는 “말기 심장 질환의 경우 신장 등 기타 장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다른 장기의 기능마저 저하되면 두 가지 장기를 동시에 이식받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심장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한 이번 수술은 앞으로 장기이식 수술의 영역과 치료 범위를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덕종 교수는 “이에 지난 3월30일 서울의 모 종합병원에서 뇌사자가 생겨 심장과 신장을 함께 기증한다는 소식을 듣고 의료진이 급히 달려가 두 장기를 떼어내 오게 되었다”면서 특히 “심장 이식의 경우 적출한 시간부터 4시간 이내에 이식수술을 마쳐야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의료진은 장기 기증 의사를 확인한 후 대기하고 있던 장기이식팀을 신속히 파견, 약1시간여 만에 서울아산병원까지 장기를 적출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수술 환자가 2002년 3월 확장성 심근증으로 진단 받은 후 심장 기능이 정상의 20%에도 미치지 못했고 신장 기능 또한 만성신부전증으로 인해 복막 투석으로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에 마지막 방법인 심장과 신장의 동시이식을 위해 뇌사자 가운데 장기 기증자를 애타게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한덕종 교수는 “환자가 수술 중 치명적인 거부반응을 알아보는 사전 조직적합성교차반응 결과 음성으로 판단되어 빠른 시간 내에 수술 결정을 내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지은 기자(medifojieun@paran.com)
200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