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지 적당한 것이 제일이다. 치아의 개수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들의 유치는 대개 생후 6~7개월부터 아래 앞니가 나와 24~30개월에 아래, 위 10개씩 총 20개가 난다. 아이의 유치는 먼저 난 순대로 빠져 영구치로 대체된다.
만 6세경 아래 앞니가, 만 7~8세경에는 윗 앞니가 빠지면서 영구치가 난다. 영구치는 만 13세까지 28개가 나와야 정상이다(사랑니를 포함하면 32개).
그러나 간혹 치아의 개수가 정상보다 더 많거나 부족할 수도 있다. 아이 입천장에 이빨이 하나 더 나 있는 경우, 혹은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부족한 경우 등이 그 예다. 치아 개수가 정상보다 많은 과잉치와 정상보다 부족한 무치증에 대해 황성식 미소드림치과 원장 도움말을 통해 알아봤다.
▲잇몸 속에 이가 더 나 있어요- 과잉치
주부 김승희(39) 씨는 얼마 전 8살짜리 아들과 함께 치과를 찾았다. 앞니는 처음부터 벌어져서 나온다고 알고 있긴 했지만 아들의 앞니는 벌어진 정도가 유독 심했다. X-ray까지 찍어본 결과, 뜻밖에 깜짝 놀랄 얘기를 들었다. 아들의 벌어진 앞니 사이에 치아가 하나 더 숨어 있어서 영구치가 잇몸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들은 입천장에 이빨이 하나 더 있는 ‘과잉치’였던 것이다.
과잉치란 정상적인 치아의 개수 보다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숫자로 존재하는 치아를 말한다.
과잉치 원인은 치아 발육의 첫 시기인 임신 6주쯤에 유전자 이상 등으로 인해 치배(齒胚·치아를 만드는 싹)가 과도하게 분열하였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보통 여자 어린이 보다는 남자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며 유전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 중 과잉치가 있었던 아이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 과잉치는 치아 개수뿐만 아니라 형태도 비정상적이다. 정상적인 치아 모양을 갖춘 것부터 원추형까지 모양이 다양한데 대부분 원추형 모양을 가지고 있다.
과잉치는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될 수 있으나 앞니 부위에 많이 발생한다. 영구치 위 앞니 사이에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영구치 뿌리 사이나 뿌리 아래 부분 심지어는 코뼈, 턱뼈 바로 밑쪽에 위치한 경우도 있어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과잉치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파노라마 X-ray 촬영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파노라마 X-ray 사진은 말 그대로 얼굴 전체를 연결하여 촬영하는 방사선 사진으로 한 번에 턱뼈, 코 속, 치아 상태를 전체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
만약 아이의 앞 치아 사이가 2mm 이상 벌어져 있거나 영구치가 옆으로 돌아 나온다든지 새로 나온 치아의 모양이 비정상적이라면 과잉치의 여부를 꼭 확인해본다.
과잉치는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뽑는 것이 좋다. 과잉치가 있으면 주위 다른 치아의 맹출을 방해해 다른 치아 모양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또 과잉치에 물주머니(낭종)가 생겨 잇몸뼈를 망가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잉치가 잇몸 바깥으로 올라올 것이 예상되는 경우, 치아의 위치가 과잉치 발치 시 아직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영구치에 손상을 줄 것이 예상되는 경우, 아이가 너무 어려 과잉치를 뽑기 어려운 경우, 과잉치가 너무 깊이 위치하여 치아를 제거하는 것 자체가 위험 한 경우 등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변화를 관찰하면서 발치시기를 결정한다. 그리고 과잉치가 앞니 사이에 나 이가 벌어진 경우, 과잉치를 제거해도 저절로 공간이 닫히지 않는다면 교정을 통해 치아 사이의 공간을 없애야 한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으로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각종 치아 이상을 미리 발견, 예방하여 구강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니를 빼도 치아가 28개가 안된다고?- 무치증
무치증은 과잉치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한개 혹은 수개의 치아가 선천적으로 결손 되어 정상적인 치아의 수보다 적은 상태다. 결손 되는 치아는 영구치가 대부분이며 여자가 남자보다 발생확률이 높다. 영구치 결손 원인은 치아 발육의 첫 시기인 임신 6주쯤에 유전자 이상 등으로 인해 치배(齒胚·치아를 만드는 싹)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무치증은 모든 치아가 없는 '선천적 무치증'과 특정 부위 몇 개의 치아가 결손 된 ‘부분적 무치증’으로 나뉜다. 선천적 유치증은 다운증후군 같은 유전질환과 관련 있는 경우가 많다. 부분적 무치증의 가장 흔한 사례는 '제3대구치(사랑니)'가 없는 것. 제3대구치를 제외하고 결손 되기 쉬운 치아는 부위는 하악 제2소구치(아래 작은 어금니), 상악 측절치(위 옆니) 순이다.
문제는 무치증이어도 이를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영구치 결손 여부는 파노라마 X-Ray 촬영을 하지 않고는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치증의 경우 유치가 빠진 부위에 후속 영구치가 나오지 않아 옆에 있는 치아들이 그 공간으로 쓰러져 치열이 고르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또 맞물리는 치아가 결손 부위 공간으로 내려오거나 솟아오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경우, 심한 부정교합이나 얼굴 형태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무치증의 경우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턱뼈의 성장이 끝나는 시점인 18세까지는 임플란트를 할 수 없다. 유치가 빠진 자리에 치아의 공간을 유지해 주는 '간격유지 장치'를 해 옆의 치아들이 쓰러지거나 쏠리는 현상을 막아주어야 한다. 18세 이후에는 임플란트 같은 인공보철물로 빈 공간을 채워 주는 것이 좋다.
더불어 가능한 한 유치를 오래 쓰는 것이 좋다. 유치는 13세 무렵까지 대부분 빠지지만, 관리만 잘 하면 30세까지 유지되기도 한다. 충치 치료 등 구강관리를 철저히 해 유치를 오래 사용하도록 한다. 유치는 치아 표면을 둘러싼 법랑질과 상아질이 영구치에 비해 얇아 충치가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아이의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을 먹고 나면 칫솔질은 하루 3회 이상,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닦도록 교육시킨다. 또 탄산음료, 비스킷, 초콜릿 등은 자제하도록 한다. 반면 채소나 과일은 치아면을 씻어주는 자정작용을 해 충치를 예방하므로 자주 먹이도록 한다.
충치를 확실히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과에서 실란트 및 불소도포 등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란트는 치아의 씹는 면을 덧씌우는 플라스틱 재료다. 충치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어금니에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란트는 어금니의 씹는 면 골짜기에 붙어 플라그와 산으로부터 법랑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어금니의 씹는 면은 눈으로는 쉽게 볼 수 없을 정도의 작은 틈새와 구멍들이 있는데 이곳에는 플라그와 음식물 찌꺼기가 잘 끼고 칫솔질에 의해서도 잘 제거되지 않아 치아의 다른 표면에 비해 충치가 발생될 위험이 8배나 높기 때문이다. 불소도포란 치아에 일정량의 불소를 직접 도포하는 것으로 치아의 법랑질을 강하게 해서 충치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