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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손가락 건초염·관절염 주의보…“손가락이 안펴져요”

골프에 막 입문해 골프연습장에서 공치는 재미에 푹 빠진 회사원 백모(46)씨. 어느 날부터 스윙을 할 때마다 손가락이 아팠지만 통증을 참으며 계속 훈련했다. 하지만 통증은 완화되지 않고 점점 심해져 혹시나 하고 병원을 방문, 진찰을 받았다. 검사결과는 주로 무릎에 생기는 줄 알았던 관절염이 손가락에 생겼기 때문이라는 진단.

주부 최모(51)씨는 최근 오른손 둘째, 셋째 손가락 끝 마디가 저리고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이 어려워져 병원을 찾았다. 최씨는 퇴행성 관절염이나 류머티즘 발병을 염려했으나 검사결과 건초염으로 나왔다. 손가락 근육의 힘줄이 손상돼 움직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손가락 관절이 뻣뻣해서 수작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 갑자기 손가락이 저릿저릿 아파서 일을 할 수 없게 됐다거나 손가락 마디 부위가 볼록 튀어나와 보기 흉하다며 병원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 속칭 방아쇠손가락으로 불리는 건초염과 퇴행성 및 일과성 관절염에 걸린 환자들이다.

◇방아쇠 손가락=손가락 관절 부위에 존재하는 활차(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손가락 힘줄이 활처럼 튀어 나오는 현상을 막아주는 섬유형 터널) 입구 근육에 문제가 생겨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병이다.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마치 방아쇠를 당길 때처럼 '타각' 하는 느낌을 줘 '방아쇠손가락'이란 별명이 붙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이용택 교수는 "우리가 마음 먹은대로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신경 자극에 의해 팔 근육이 수축하게 되면 손가락 힘줄과 여기에 연결된 뼈가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방아쇠 손가락에 걸리면 이같은 움직임에 장애가 생겨 손가락을 맘대로 구부리거나 펴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아쇠 손가락은 아픈 손가락 아래쪽 부분을 누르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그 부위가 부풀어 올라 혹 같은 것이 만져질 때도 있다. 드물지만 근육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주로 45세 이상에서 발병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다. 손잡이가 달린 기구를 이용해 오랫동안 일해 온 사람들에게 특히 흔하다. 직업상 식칼을 자주 사용하는 주방장이나 주부, 호미나 망치와 같은 도구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 운동기구를 움켜쥐어야 하는 골프나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

치료는 발병 원인으로 여겨지는 동작들을 삼가고 간단한 손가락 관절 고정 장치를 이용해 관절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이와 함께 1∼2주 소염제 복용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정형외과 이재훈 교수는 "그래도 증상이 계속될 때는 스테로이드 계통의 부신피질 호르몬을 1∼2회 환부에 직접 주사하는 치료가 필요하다"며 "재발이 잦을 경우 힘줄이 움직이는 통로를 넓혀주는 활차절개수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가락 관절염=퇴행성과 일과성, 류머티즘 세 종류가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장기간 손가락을 사용함으로써 연골이 닳거나 관절낭이 퇴화해 생기고, 일과성 관절염은 단기간에 과도한 충격이 가해져 관절낭에 물이 차거나 찢어졌을 때 나타난다. 또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관절을 에워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이 중 퇴행성 관절염은 방아쇠 손가락과 달리 힘을 줄 때 주로 사용하는 엄지손가락에 많이 발생한다. 일과성과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두개 이상의 손가락에 다발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어느 경우든 초기엔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부은 듯 하고, 아파서 주먹을 쥐기 힘들다가 손가락을 움직여주면 차츰 괜찮아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심해지면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가락 휴식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통증이 있으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가급적 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금방 수작업을 다시 하게 되면 재발하기 쉽다. 따라서 방아쇠 손가락처럼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스테로이드제 주사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