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즐기다 황제병 앓을라

43살 김모 과장, 연말연시 회식이며 모임이다 한 해를 정리하고 시작하는 파티 참석에 여념이 없다. 당연히 이런 파티엔 고기와 술이 있는 법! 부어라 마셔라~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엄지발가락과 발목이 퉁퉁 부어 오르며 밤새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통풍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고기와 술을 끼고 생활하게 되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살과의 전쟁, 지방간, 만성 피로 등이다. 이것들은 모두가 흔히 아는 사실이지만, 이제 관절까지 신경 써야 한다니?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김포공항 우리들병원 관절 클리닉 정재훈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통풍의 원인과 증상

통풍은 옛날에는 사냥병이라고 불렀다. 사냥을 다니는 사람들이 고기와 술을 많이 먹은 탓에 자주 걸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날마다 기름지게 과식하고 과음하는, 즉 잘 먹고 잘 사는 귀족에게 많이 발병한다고 해서 황제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름 그대로 바람만 살짝 불어도 아플 만큼 워낙 통증이 극심한 게 특징이다. 대부분 급작스럽게 하지 관절, 특히 엄지발가락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퓨린 대사 장애로 일어나게 되는데, 음식물에 포함돼 있는 퓨린이란 성분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찌꺼기인 요산이 결석화 돼 관절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주로 밤에 증상이 나타나고 대부분 엄지발가락과 발목이 벌겋게 부어 오르고 견딜 수 없는 통증이 있다. 또한 무릎이나 팔꿈치 같은 큰 관절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40~50대, 여성보단 남성들에게서 보다 쉽게 볼 수 있는데 식습관이 서구화 되면서 최근엔 발생 연령층이 많이 낮아져 30대에서도 발병한다. 술을 많이 마시고 비만이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이뇨제와 항생제 같은 약물을 많이 복용한 사람들은 더욱 위험하다.

# 통풍의 치료

김포공항 우리들병원 관절클리닉 정재훈 원장은 “보통은 열흘 정도 통증이 있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라지는데 다시 이런 통증이 재발하고 그 기간도 짧아지는 말기가 되면 뼈와 관절이 변형되고 만성통증으로 진행된다”며 “요산이 신장에도 쌓이면서 급성, 만성 신부전증, 요로결석 등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진통제만으로 버틸게 아니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검사는 보통 피검사와 소변검사로 요산을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요산량이 많다고 모두 통풍에 걸린 것은 아니며 실제로 확진을 위해서는 관절 내에 존재하는 관절액을 편광현미경으로 검사할 경우 관찰되는 크리스탈이라는 물질을 확인하는 방법이 제일 확실하다.

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진행 정도에 따라 X-ray로 관절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이 크리스탈이라는 물질은 실제로 분필가루 같이 하얀색의 이물질이 관절 내 연골이나 활액막에 붙어있는데 심할 경우는 관절내시경으로 간단하게 씻어내 증상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조절하기 쉬운 병이긴 하나 중간에 치료를 관두게 되면 쉽게 재발하므로 자가 진단으로 치료 기간을 정하면 안 된다. 치료 방법 중에는 소변으로 요산의 배출을 돕고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요법이 필수적이다

식단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평소 접하는 고기와 술은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술 중에서도 맥주, 포도주는 특히 피해야 한다. 요산의 배출을 돕기 위해 수분을 많이 섭취해주는 것도 좋다.

중년의 남성이라면,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메뉴 선택권이 없는 모임에 참석해야만 한다면 고기보다는 야채 위주로 안주를 삼고 과식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통풍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