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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잠이 보약인데…우리 아이는?


어른들처럼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부모들은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무심코 넘기기 십상이다. 대개 성장하면서 사라지기도 하지만 일부 수면 장애는 방치하면 신체 발달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같은 학습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어 세심한 관찰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대한소아과학회 이건희(한림의대 교수) 전문위원팀이 2006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수면 문제로 병원을 찾은 1∼16세 소아 청소년 88명을 조사한 결과, 연령별로 다양한 ‘수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세 미만 수면 개시 장애 많아=3세 미만 어린이 12명 가운데 25%(3명)는 불면증의 일종인 ‘수면개시장애’로 진단됐다. 그밖에 자다가 경기하듯 잠깐 깼다 다시 잠드는 야간 놀램이나 낮에 수분을 많이 섭취한 탓으로 밤에 오줌이 마려워 깨는 경우가 있었다.

수면개시 장애는 아이가 스스로 잠들지 못하고, 잠을 자기 위해 특정 습관이나 부모 도움이 필요한 경우다. 가짜 젖꼭지를 입에 물거나 특정 담요를 덮어서 재워야 하는 등 어떤 조건이 되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

이 수면 장애는 부모가 너무 적극적으로 아이 수면에 관여하는 것이 원인.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들어준 뒤 스스로 잠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잠 잘때가 되면 조용하고 약간 어두우면서 너무 덥지 않은 실내 분위기를 만들고, 자기 직전 수분을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또 일정한 시간에 낮잠과 저녁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스스로 잠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가 잠들기 전 침대에 눕히고 불을 끄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대부분 심하게 울지만 며칠내에 스스로 잠들게 된다.

◆3∼8세 야경증, 몽유병 절반 넘어=3∼8세 어린이 41명 중 51.2%(21명)에서 야경증과 몽유병 같은 ‘사건 수면’이 나타났다. 특히 초저녁에 자다가 갑자기 공포에 질리고 무서워하면서 깨어 주위 사람이나 부모도 못 알아보는 야경증이 13명이나 됐다.

야경증은 뇌 기능의 미숙으로 발생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없어진다. 부모는 증상을 보이는 도중 아이를 흔들어 깨우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켜주면서 다시 잠들 수 있도록 해준다. 몽유병은 야경증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불안이나 공포 감정이 전혀 없다는 점이 다르다.

야경증이나 몽유병이 있는 어린이는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해 낮에 피곤할 수 있다. 따라서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충분히 잘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 서울 숨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증상이 심하고 오래 지속될 때는 수면중에 보이는 간질의 한 증상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9∼16세는 수면 지연증후군=9∼16세 학동기 아이들 35명 중 34.3%(12명)가 ‘수면위상지연증후군’으로 인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면 장애는 몸의 생체 시계가 교란돼 늦은밤이나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침에는 잠을 깨기 무척 힘들어하는 현상이다. 낮에 정신을 못차리고 만성 피로를 호소한다. 반면 초저녁엔 정신이 맑아지고, 활기를 되찾는다. 대개 밤늦도록 공부를 하거나 인터넷, 게임 등에 몰입하느라 늦게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생긴다.

한편, 밤에 충분히 잤다고 생각하는데도 낮에 이유없이 졸리고 무기력함을 호소한다면 ‘기면증’ 같은 수면 과다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 교수는 “학동기 아이들은 다른 연령대에선 보이지 않았던 수면 과다증을 갖고 있는 경우가 11.4%나 됐다”면서 “수면 과다증은 주간 졸림 증상으로 학습 장애와 성적 저하를 부르고,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