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시면 간에 무리가 가는 것, 웬만한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때문에 ‘과음’하지 않고 매일매일 약간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렇게 마시는 술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방학동 이학새(45세, 가명)씨는 퇴근길에 맥주 한 잔 하는 것을 즐긴다. 과음은 몸에 좋지 않다는 생각에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인데. 반면 상계동 신근민(39세, 가명)씨는 주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다가 주말만 되면 폭주한다. 조금씩 마시면 흥도 나지 않고 주중에 많이 마시면 출근 후 지장이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단 한번, 주말만 마음껏 술을 마신다고. 같이 내원한 이 환자들, 누가 더 건강할까? 정답은 바로 두 번째, 신 씨였다.
보인당 신비고 한의원 박재상 원장은 “술을 마시면 간세포에 지방질이 가득 차, 지방간 상태가 된다. 이러한 상태는 1주일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일주일에 한 번 음주를 과하게 한다고 해도 그 뒤 금주하면 간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지속적으로 술을 마신 경우에는 그 양이 적더라도 간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전한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음주가 그 양에 관계없이 알코올성 간염을 부추긴다고 경고한다. 알코올성 간염은 지방간보다도 위험한 상태로, 간세포가 힘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박 원장은 “물론 간을 위해서는 술은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일주일에 한 번 적당히 마시는 술보다 매일매일 조금 마시는 술이 간에는 더 무리를 줄 수 있다”며 “하지만 벌써 지방간이 진행된 경우나, 선천적으로 간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술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