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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빙판길 엉덩방아, 척추뼈도 주저 앉는다

겨울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다. 갑작스레 내리는 눈이나 비는 한파에 얼어붙어 빙판길을 만든다. 조심한다고 하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빙판길은 보행자에게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엉덩방아를 찧기 쉬운 계절, 자칫 잘못 넘어질 경우 척추압박골절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빙판길 낙상, 손목ㆍ엉덩이ㆍ발목ㆍ압박골절 등 유발

일반적으로 빙판길 낙상 시 입을 수 있는 골절은 손목골절, 고관절(엉덩이) 골절, 발목 골절 등이 있다. 손목골절의 경우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으로 바닥을 집는 데 이때 체중이 손목에 실리면서 생기게 된다. 전체 골절의 1/6에 해당할 정도로 흔하다. 고관절 골절은 엉덩이와 허벅지를 연결하는 고관절에 발생하는 골절로서 특히 골다공증이 심한 노인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아주 위험한 골절로서 10명중 2명이 1년 이내에 사망할 수 있고 살아남은 환자들의 약 50%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여 여생동안 불편을 겪게 된다는 보고가 있다. 한편 발목 골절은 넘어지면서 발을 비끗하다 염좌(삐는 것)를 당하거나 심한 경우 부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고 신경을 써야할 골절은 척추 압박골절이다. 왜냐하면 다른 골절은 바로 증상을 통해 골절임을 알 수 있지만 압박골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압박골절을 당해서 통증이 와도 단순한 요통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압박골절이란 후관절통, 요추협착증과 함께 노인성요통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외부의 강한 힘에 의해 척추모양이 납작해진 것처럼 변형되는 골절로서 주로 골다공증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우리는 흔히 골절이라고 하면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간 상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척추 압박골절은 서로 간격을 유지하며 맞물려 있어야 할 척추뼈가 납작하게 내려앉은 것으로 일반적인 골절과는 형태가 좀 다르다.

위에서 떨어지는 무거운 물체에 맞거나 다이빙 하듯 바닥에 부딪혔을 때, 또 심하게 엉덩방아를 쪄서 척추에 과다한 힘을 받을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창문을 열거나 어린아이를 업는 등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며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에는 재채기만으로도 척추뼈가 주저앉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요추에 압박골절이 생기면 요통이 매우 심하고 흉추에 압박골절이 일어나면 옆구리가 심하게 아픈 것이 특징이다.

▲골다공증 위험군, 특히 조심해야

압박골절의 원인은 바로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뼈에 거친 경석이나 스펀지처럼 작은 구멍이 많이 나서 무르고 쉽게 부러지는 상태가 된 것을 말한다. 골다공증은 뼈의 노화가 주 원인이기 때문에 압박골절 환자도 대부분 노인층이다.

특히 골다공증은 여성에게 많기 때문에 척추 압박골절 환자 역시 여성이 더 많다. 남성의 경우 20~30대에서 최대 골량을 보인 뒤 그 이후부터 10년에 약 5%씩 꾸준히 감소한다. 반명 여성은 20대 초반 최고치를 보인 뒤 45세 이전까지는 10년에 4%씩 감소하지만 45세 이후, 즉 폐경이 되면서 10년에 약13%라는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낸다. 실제로 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38%의 뼈가 손실되는 반면, 남성은 23%의 뼈만 손실된다는 통계도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폐경기 여성 40%가 골다공증이며 70세 이상에서는 50%가 골다공증 환자로 조사됐다. 60세 이상 여성 4명 중 1명은 압박골절을 앓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여성 노인층만 위험한 것은 아니다. 남성이지만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경우나 흡연이나 음주를 과도하게 하는 사람도 골다공증 위험군에 포함되기 때문에 압박골절을 조심해야 한다. 또 장기간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는 사람 역시 골다공증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외부로부터 섭취된 칼슘을 흡수해 뼈를 만드는 골아세포의 작용을 억제해 골밀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척추 압박골절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나 가족들까지 압박골절을 아주 가벼운 외상 정도로 여긴다는 점이다. 하지만 압박골절을 그대로 방치하면 걷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오거나 심할 경우 하체가 마비될 수도 있다. 또 허리가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척추후만증은 단순히 등이 구부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허리가 심하게 굽으면서 엉덩이는 뒤로 빠지는 증상으로 동요 속에 등장하는 ‘꼬부랑할머니’가 바로 압박골절로 인한 척추후만증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은병원 공병준 원장은 “압박골절은 그 자체만으로도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지만 척추후만증이라는 위험한 척추변형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밀도 검사 필수, 집안 낙상도 주의해야

사실 골다공증에 의한 압박골절은 예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것만이 대처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골다공증 예방법은 골밀도를 측정해보는 것이다. 병원에서 장비를 통해 간단하게 골밀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자신이 골다공증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일반적으로 허리가 뻐근한 것 이외에 특이한 증상이 없으면 별다른 검사 없이 넘어가는 때가 많은데 반드시 정밀검진을 해봐야 한다. 수 개월 후 증상이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빙판길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겨울에 외출을 할 경우에는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고 장갑을 끼며 바닥에 미끄럼 방지가 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슬리퍼는 넘어지기 쉬우므로 신지 않는다. 노인들은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고르지 못한 길, 빙판길을 걸을 때는 보행기나 지팡이를 이용한다.

운동화 끈을 길게 하거나 바지가 너무 길면 계절과 관계없이 쉽게 넘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미끄러운 곳을 걸을 때는 평소보다 보폭을 10~20% 줄여서 걸어야 한다. 여성의 경우 너무 높은 굽은 미끄러지기 쉽다.

하지만 노인들은 집 밖의 빙판길 등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집안에서는 그리 조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 의료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척추 압박골절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실내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집안에서의 낙상방지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 일반적으로 화장실, 주방, 침대 등이 낙상 사각지대로 꼽히고 있는데 화장실의 경우 바닥에 물이 없도록 하고 거실의 전선 등도 잘 정리해 발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압박골절을 당했다면 일단 무리하게 허리를 움직이지 말고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경미할 경우 소염진통제를 먹고 통증이 적은 체위로 누워 지내면 통증이 많이 감소된다.
하지만 몇 주 동안의 안정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거나 골절의 정도가 심하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압박골절의 치료에는 주저앉은 척추뼈 사이에 골시멘트를 채우는 추체성형술을 시술하지만 척추뼈의 변형이 심한 경우 이를 복원하기 위해 시술 부위에 풍선을 먼저 넣은 후 그 풍선안에 시멘트를 채우는 풍선추체성형술도 이용된다.

공병준 원장은 “골다공증 예방은 젊어서부터 하는 것이 좋은데 칼슘섭취를 많이 하고 허리 강화를 위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빠르게 걷는 속보를 꾸준히 하는 것도 허리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