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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수라상은 알고 있다, ‘영조’의 장수비결…‘식습관 3원칙’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8세며 남성은 75세, 여성은 82세다. 우리와 100년의 차이를 갖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과연 몇 세였을까?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약 44세로 우리의 절반 수준이다. 평균 수명이 짧았던 주요 원인은 의료수준이나 혜택이 낮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조선시대 왕들은 평균 수명이 47세로 평민보다 조금 더 길었다.

드라마 ‘이산’에서 손자인 정조(이서진 분)와 함께 조선을 통치하는 조선 21대 왕 영조(이순재 분)는 83세까지 살아 조선시대 최장수 왕으로 꼽힌다. 이는 당시 평균 수명에 거의 2배에 가까운 나이이자 현대 한국 남성의 평균 수명보다도 5세가 더 많으니 대단한 장수를 누렸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왕들은 우수한 귀족 혈통으로 태어나 최고의 의식주와 의료혜택을 받았음에도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질병에 시달린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왕들은 세수하는 것 조차 궁녀들이 대신 해 줄 정도로 운동량은 극히 적었지만 하루 5번의 수라를 먹어 고칼로리를 섭취하면서도 열량소비는 적어 질병에 시달리기 일쑤였다.

특히 눈병과 종기는 3대 태종 때부터 대물림 되며 조선왕조를 괴롭혔다. 사약을 받고 17세에 죽은 단종을 제외하더라도 예종은 20세, 헌종은 22세에 단명했다. 25명의 조선왕조 중에서도 60세를 넘긴 왕은 영조를 포함 단 5명뿐이며 40세를 넘기지 못한 왕도 5명이나 된다.

당시의 평균 수명은 물론 심지어 현대 남성들의 평균수명보다 더 오래 산 영조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영조는 선천적으로 건강한 체질이기도 했지만 다른 왕들과 차별된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

첫째는 소식(小食)이다.

영조는 하루 다섯 번 먹던 수라를 세 번으로 줄였다고 한다. 수라는 왕 또는 왕비, 대왕대비, 대비에게 올리는 상차림을 일컫는데, 보통 12첩 반상이라고는 하지만 첩 수에 들지 않는 국, 김치, 장 등을 합치면 실제 그릇의 수 30여 개가 넘을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 오른다. 육류를 재료로 하는 음식이 많을 뿐 아니라 탕, 전 등의 고칼로리 조리방법이 많아 하루에 다섯 번의 수라상을 먹으면 성인 남성의 하루 섭취 권장 칼로리 2,300~2,500㎉을 쉽게 넘길 수 밖에 없다. 영조는 수라를 세 번으로 줄이고 반찬 수도 또한 반으로 줄여 평생 큰 질병 없이 건강할 수 있었다.

둘째,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

영조는 회의를 하다가도 수라를 챙겨 먹을 정도로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일수록 열량 보충이 중요한데 영조는 끼니를 거르지 않고 챙겨 먹음으로써 열량보충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건강한과 몸과 정신을 바탕으로 영조는 51년 7개월이란 조선 왕 중 가장 오랜 기간 왕의 자리에 있었으며 경제∙정치 등 여러 방면에 걸쳐 부흥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셋째, 현미∙잡곡 등 거친 음식을 즐겼다.

수라상은 백성들에게 거둬들인 재료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풍년, 흉년, 전쟁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백성들의 생활 지표가 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왕 중 백성에 대한 사랑이 특히 남달랐던 영조는 애민정책을 펼쳤는데 수라에도 애민의 철학이 반영되어 백성들이 먹는 것처럼 현미나 잡곡을 섞은 밥을 먹었다고 한다. 쌀이 귀하던 조선시대기 때문에 왕이라면 당연히 백미를 먹어야 했지만 영조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과 같은 잡곡밥을 먹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장수할 수 있었다. 특히, 영조가 거친 음식으로 즐겼던 현미는 비타민 B, 이노시톨, 가바(GABA) 등의 성분함유로 당뇨∙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의 묘약이라 불릴 만큼 우리 몸에 이로운 음식이다.

가정의학과 조영신 원장은 “매일 먹는 밥만 잘 먹어도 특별한 보약 없이 건강할 수 있다”며 “영조의 식습관은 현대인들이 본받아야 할 만큼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이 담긴 이상적인 식습관”이라 전했다. 특히 “성인병이 걱정되는 남성이나 다이어트 중인 여성에게 영조의 소식∙현미식∙하루 3식은 반드시 본받아야 할 생활습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