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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조울증 자살확률,우울증의 2.5배…자가진단법

친구와 함께 주식에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박모(43·남)씨.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아 빚 독촉을 받던 중 쉽게 지치고 만사가 귀찮아져 회사에 병가를 내고 잠시 쉬었다. 두달쯤 후 다시 기분이 좋아져 일터에 복귀했으나 이번에는 가정불화로 스트레스를 받았다.이상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안돼 박씨 표정이 갑자기 밝아진 점. 새로운 사업구상을 한다며 잠도 안자면서 거의 ‘날밤’을 새며 일하기 시작했다. 늘 기분이 들뜬 상태로 말이 많고, 무척 부산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또 자신감에 넘쳐서 남이 뭐라고 하든지 끊임없이 자기 주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조울증에 걸려 정신 치료를 받은 한 환자의 예다. 자신감에 차서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것도 병일까.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해서 도무지 비위를 맞추기 어려운 사람은 단순히 성격이 괴팍해서 그런 것일까.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씨의 예에서 보듯 지나치게 의욕과 기운이 넘쳐서 잠을 적게 자도 피로한 줄 모르고 머릿속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이 생겨 자신의 능력 이상의 일을 무리하게 벌이는 것 같을 땐 한번쯤 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이른바 조울증은 우울한 시기, 기분이 들뜨는 시기, 정상적인 시기가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야누스적인 질병이다. 사람이 슬퍼하거나 기뻐하는 것은 기분을 조절하는 노르에프네프린, 도파민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외부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분비되기 때문인데, 조울증은 여기에 문제가 생겨 감정조절이 안되는 병이다. 이는 조울증이 단순히 괴팍한 성격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감정의 기복이 심해 자살 확률도 우울증 환자들보다 2.5배 가량 높다. 조울증 환자들은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이고 낭비적인 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와 가족들은 조증 상태에서의 증상이 워낙 뚜렷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울증 단계의 위험성을 간과하기 쉽다.일단 조울증이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다. 따라서 초기에 발견, 심화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항우울제를 쓰는 우울증과 달리 기분조절제를 주로 투약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기분조절제에는 리튬(lithium), 항경련제인 발프로에이트(valproate)과 라모트리진(lamotrigine),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등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다.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정신과 전덕인 교수는 “약효를 보기까지는 적어도 2∼3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증을 거쳐 우울 증상을 보이더라도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전문기자(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