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가 연 6일째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이번 서비스 중단 사태에 대해 고의적으로 조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적어도 서버관리에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협 홈페이지(www.kma.org)는 지난 14일 오후 5시30분 다운된 이후 아직 복구되지 않고, 서비스 중단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의협은 의협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18일 해명 한 바 있다.
의협은 “정보운영팀에서 긴급 서버점검을 통해 원인을 파악한 결과 웹서버로 사용하고 있는 HP DL580기종(2004년)의 SCSI 하드 드라이버 3,4번 하드 드라이버에 배드섹터(bad sector)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이에 14일 오후 하드 드라이브 2개를 교체하려 했으나 하드 드라이브 재고가 HP서버장비 전문대리점에 없어 교체가 지연되고 있다”며 20일 경에나 정상적으로 복구가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서버가 다운된 시점이 소아과 개명보류에 따른 장 회장의 탄핵론이 불거지고 있는 시점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우연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협 서버관리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사소한 문제로 의협 서버가 중단까지 된 것은 관리부실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사협회 홈페이지가 일주일 동안 서버가 다운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번 사태는 의혹이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설사 기술적인 문제라 하더라도 서버운영에 많은 자금을 소비한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성토했다.
회원들 간에 제기되는 의혹은 현실적으로 어디까지나 추측성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의혹은 뒤로 하더라도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책임까지 피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의협 대의원회 의장단 회의에서도 이번 서버다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민감한 시점에 홈페이지가 다운 돼 회원들의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이번 의협 홈페이지 서버 다운에 대한 경위를 파악해 통보해 줄 것을 집행부에 요청한 상태이다.
특히 서버운영 관련 전문가들은 집행부의 해명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웹사이트 서버 전문가는 “서버가 사용기간이 2년이 넘을 경우 장비노화로 인해 배드섹터가 나기도 하고, 대부분 서버 구축시 패키지화 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장비간 호환이 안돼 특정장비가 꼭 필요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고 설사 배드섹터가 발생하더라도 웬만해서는 데이터 손실만 있을 뿐 마비되는 경우는 드문데다 패키지화의 단점도 일정부분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의아해 했다.
이와 함께 “만약 배드섹터로 인해 서버가 중단되고, 그 상태가 1주일 동안 지속된다면 고의적으로 서버를 살리지 않거나 관리자가 형편 없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협이 해명을 통해 밝힌 장비인 HP 서버에 대해서도 “서버 장비 구입시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성능보다도 AS와 안정성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대부분 서버를 레이드로 묶기 마련인데 이것은 비상시 수동으로 백업을 하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백업도 가능하고 운영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의협의 해명이 일정부분 타당하기는 하지만 통상적으로 볼 때 ‘사이트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지속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혹이 제기될 수 있고, 한편으로는 서버중단 사태에 대한 관리자의 책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의협측은 이에 대해 현재로서도 사이트 운영은 가능하지만 만약 무리하게 재가동 할 경우 백업된 데이터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사이트 중단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의협은 현재 장동익 회장에 대한 탄핵까지 제기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서버 중단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