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회장 임수흠)가 장동익 의협회장의 소아과개명 보류와 관련한 일련의 의혹에 대한 해명과 상관없이 장 회장에 대한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을 공식 천명했다.
이를 위해 소개협은 오는 15일(토)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지회장 비상회의를 통해 퇴진운동을 비롯한 회비납부 거부, 전국적 궐기대회 및 의협농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강구할 방침이다.
소개협은 12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소아과 명칭변경을 보류한 의협회장은 말바꾸기를 능사로 하며 본인이 공개적으로 표명한 사안에 대해 몰래 뒤통수를 치는 이중적인 행태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장동익 회장에 대한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소개협은 장동익 회장에 대해 “이번 소아과 개명 보류 사태의 모든 책임은 국회의원들이 아닌 장동익 회장에게 있는 만큼 장 회장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엉망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며 “의료계 내부뿐만이 아닌 국회를 포함한 외부에 의료계 치부를 내보인 것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개협은 *의협윤리위원회의 내과의사회 징계 *장동익 회장 및 내과의사회의 행태에 대한 의협 대의원회, 대개협, 의학회의 분명한 입장표명 *소아과 명칭변경 건의 국회 통과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 *의협의 회무감사 등을 촉구하고 “의협 회비납부 거부, 의협회장 퇴진운동, 전국적인 궐기대회 및 의협농성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개협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탄핵’이란 표현은 가급적 피해 “외부에 탄핵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퇴진운동일 뿐”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소아과를 포함한 회원들의 지지와 동참이 있을 경우 임시 대의원총회를 통한 ‘불신임’이 될 수도 있다”며 탄핵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의협수장이 내부적인 문제로 퇴진 위기에 놓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임수흠 회장은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고 심경을 토로하고 “그동안 ‘설마 의협수장이 그러겠느냐’며 믿어왔고 장 회장의 입장을 듣고 신중히 외부적으로 모나지 않게 해결하려 했으나 결국 실망시켰고 더 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아과 개명 논란이 소아과와 내과 개원의협의회간 싸움으로 비쳐지는데 대해 임 회장은 “퇴진운동을 비롯한 소아과개명에 관련한 모든 사항은 소아과학회로부터 일임받았고 소개협 결정에 대해 소아과학회 교수들도 모두 동참키로 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13일 소아과학회와 공동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법안 통과 추진과 관련 임 회장은 “장동익 회장의 입장 번복으로 의료계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인식이 안 좋아진 것이 사실이고, 물론 거의 성사된 일이라고 보지만 만에 하나 최악의 경우 법안이 폐기되는 것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은 밝힐 수 없지만 앞으로 국회 설득작업을 통해 법안심사가 통과되도록 지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동익 회장 및 내과의사회와의 향후 타협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사안은 타협할 사항이 아니며 일체의 협상은 없다”고 못박고 “내과의사회에서 전면전을 하겠다고 하더라도 소개협으로서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했다.
단, "장 회장의 경우 앞으로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소개협이 전개할 조치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연령구분 논쟁과 관련해서는 “소아과에서 23세까지 진료하겠다고 주장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불성설이며 굳이 18세까지라고 주장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하고 “이번 법안에 나이는 명시돼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각 시도 내과의사회들은 일제히 성명을 통해 소아과 개명에 대한 법안심사를 유보해야 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의료계가 양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개원내과의사회는 “법안심사가 점정 보류된 것에 대해 합리적인 결단이라 생각한다”며 “추후 내과와 소아과 간 이해와 조정이 있을 때까지 법안심사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구·경북개원내과의사회는 “소아과의사횐느 이성을 찾아 의료계 내부를 분열시키는 명칭논쟁을 즉각 중지하고 의료계 화합을 위한 건설적인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소아과의 소모적인 개명논쟁을 반대하며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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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3일 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 성 명 서 >
그동안 소아과의 명칭변경은 분명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 의학회의 학문적인 검토도 거쳤고 대한의사협회의 행정적인 과정도 통과되었다. 신임 장동익 회장은 회장으로 당선 된 후 지금까지 소아과의 명칭변경을 적극 찬성한다고 전체 의사 회원들과 심지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의 국회의원들에게도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정작 법안 심사가 열리기 직전에 본인을 지지해준 개원내과의사회의 은혜를 갚기 위해 국회의원을 몰래 만나 명칭변경 보류를 부탁하였다. 또한 이런 사실을 장동익회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끝까지 부인하다가 결국 들켜서 다시 국회의원에게 전화로 부탁을 취소하는 사태에 이르렀고 결국 소아과 명칭변경은 국회에서 보류되었다.
8만 의사들의 대표가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의 결정사항을 멋대로 무시하고 뒤에서 음해하고 수시로 거짓말을 늘어놓는 등의 이런 경거망동을 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또한 이번 일로 인해 대외적으로도 의사들의 신뢰와 권위도 바닥으로 실추되었음은 자명하다.
그동안 우리 소아과는 의료계의 분란을 막고 순리대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우리의 수장인 의협회장을 믿고 상당히 자중해왔다. 그러나 몰래 뒤에서 우리의 뒤통수를 치며 목을 죄는 이러한 우리의 의협수장을 거부한다.
이렇게 이중적인 언행을 서슴없이 하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 우리 의사들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기 한이 없다.
이에 5000명 소아과의사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현 대한의사협회 장동익 회장은 즉각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사퇴하지 않으면 의협 거부운동과 탄핵운동을 바로 시작할 것이다.
2. 의협의 윤리위원회는 의사들의 분열을 야기 시키고 의학회와 의사협회의 권위를 훼손시킨 내과의사회와 장동익 회장을 징계하라.
3. 대한개원의협의회 및 의사협회의 유관기관들은 의료계 질서를 혼란에 빠트린 장동익회장의 징계에 동참하고 올바른 의사협회의 위상 정립에 노력하기를 촉구한다.
또한 의협의 회무감사를 요구한다.
4. 정직한 의사사회의 구현을 위해 전체 소아과의사들은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
2006년 7월 13일
대한소아과학회
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