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의과대학에서 개별적으로 치러지던 의대생 평가를 대학간 컨소시엄을 통해 선진적인 평가체계로 통일하기 위한 기본의학교육평가 구축사업이 당초 분위기와 달리 대학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했던 성과에 못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3일 이번 평가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기본의학교육평가에 확실히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대가 전체 41개 대학 중 18개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양상은 현재 평가사업 추진에 대한 각 의대들의 재정적인 부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단이 창단된 지난 4월 전까지는 성균관의대와 서남의대를 제외한 39개 의과대학이 참여의사를 밝혔으나 사업단 업무추진을 위해 참여대학에 배정되는 기본투자금에 대한 설명이 있은 후에는 참여율이 뚝 떨어졌다는 것.
현재 의평원은 공문을 통해 참여신청을 계속 접수하고 있지만 여전히 참여율은 저조한 형편이다.
이와 관련 의평원 관계자는 “사업단 창단 후 지난 5월 참여율 재조사를 위해 공문을 발송한 결과 전과는 달리 불참의사를 밝힌 학교가 늘어났다”며 “각 대학들이 재정문제를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사업단 창단식에서 소개된 사업개요에 따르면 이번 교육평가 사업에 참여하는 의대들의 경우, 사업단의 평가체계 개발 추진을 위한 자금확보 명목으로 1000만원을 납부해야 하며 시험에 응시하는 의대생들은 5만원의 응시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번 평가사업에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은 한 의대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 대부분 기본의학교육평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비용 측면에서 과하게 책정됐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아무래도 재정적인 문제가 불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자적으로 평가체계를 개발한 의대의 경우 더욱 강하게 불만은 토로하고 있다.
A 의대 관계자는 “우리대학의 경우 이미 의대생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구축한 상태”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기본의학교육평가 사업에 참여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평가사업이 컨소시엄을 통해 추진되는 만큼 각 의대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본의학교육평가위원회는 이처럼 개별적으로 새로운 평가체계를 준비해 온 여러 대학들의 경우 임상의학종합평가 경비는 연간 3300만원 이상, 의사국시 준비예산의 경우 연간 약 1700만원, 4년간 약 3억원 정도 소요된다며 이번 평가사업이 비용대비 효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이에 따라 의평원은 의대들의 반응이 이처럼 소극적으로 변한 것이 평가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판단아래 오는 8월 전국의대학장협의회를 대상으로 ‘리더십워크샵’을 통해 ‘기본의학교육평가’의 취지와 필요성을 적극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로서 평가사업과 관련해 재정문제를 포함한 여러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참여율 제고를 위해서는 기본의학교육평가위원회와 각 대학들간의 충분한 의견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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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