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는 소위 빅3 병원을 중심으로 독주체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같은 체제도 향후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이들 병원들의 전략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경각심이 전제될 경우에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이를 포함한 모든 병원들의 양극화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병원장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정책자문위원회 박개성 위원(엘리오앤컴퍼니 대표이사)은 최근 열린 경기도병원회 정기총회에서 특별강연을 통해 “향후 병원계 양극화는 갈수록 가속화 되고 환자들이 취하는 정보의 다양화와 욕구증가로 소위 3대 의료기관 중 1위와 2위의 갭은 줄어드는 반면 2위와 3위, 4~5위 등은 갈수록 격차가 훨씬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박 위원은 특히 “앞으로 병원판도는 경쟁력이 있는 병원이 독점하게 되는 ‘Winner takes all’의 양상을 띄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빅3병원들도 예외는 아닌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3대 병원에 대해 “과연 장기적으로 전망이 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이들 병원은 전문성에 치중해 암 등 중증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있지만, 의료시장이 개방되고 영리법인이 도입될 경우 외래진료를 강화하지 않으면 생명력을 잃게 된다”고 분명히 했다.
병원 양극화의 원인에 대해 박 위원은 “현재로서는 경제 전망이 어두운데다 정부의 재정은 부족한 반면, 환자들의 경우 갈수록 많은 정보를 취하게 되고 KTX 등 교통수단의 발달로 수도권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계속 지방에서 서울로 고난이도 환자가 몰려오게 된다”고 설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전략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략의 중요성에 대해 A병원을 예로 들어 “다른 병원들이 의료기술과 의료윤리 등 원론적인 것에 집중할 때 A병원의 경우 장기를 사모았다”며 “많이 수술해서 성공률을 높이게 되면 결국 명의가 되고 훌륭한 병원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즉, 아무리 현재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병원이라 할지라도 미래의 위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5~7년 후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이 같은 위기를 인식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병원장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들이 3년 전과 비교할 때 가장 큰 변화라고 할 만한 것은 직원의 노령화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오랫동안 적자를 면하고 2~3%의 순이익을 냈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공적인 경영혁신 조건으로 *위기감의 공유 *구체적 비전 공유 *혁신팀 구축 *변화지원시스템 구축 *작은 성공 조기확보 등을 제시하고 “제시하는 데 그치는 비전이 아니라 최소한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투자가 뒤따라야 하며 무엇보다 병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대학병원의 경우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이유로 내부갈등을 가장 많이 꼽는다”며 “직원들의 교육이나 의사소통 등 혁신적인 사안에는 지지가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결국 정착되면 저항보다는 지지기반이 형성되는 만큼 이를 감내하고 이끌 수 있는 역할을 병원장이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