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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불씨 살아난 알츠하이머 치료제, 허가까지 가능할까

바이오젠 “성숙된 데이터서 Aducanumab 효과 확인...내년 초 FDA에 허가 신청 예정”

가망 없을 것으로 판단된 약에서 불씨가 확인됐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후보물질이어서 보다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젠에자이는 그렇게 이목을 이끌었다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성숙된 데이터에서 Aducanumab 고용량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안내했다. 올해 3월 개발이 공식 중단됐던 Aducanumab은 단번에 승인신청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그동안 해당질환에서 기울였던 관심은 알츠하이머 치료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 3월, 바이오젠에자이 “Aducanumab 개발 공식 중단


Aducanumab은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다. 알츠하이머의 병인이 라는 가설을 증명할 약물 중 하나로 평가 받았었다.


약효는 ENGAGE EMERGE 등 다국가∙3무작위배정다기관평행군 연구에서 측정됐다. 두 연구에는 알츠하이머로 경증인지장애(MCI)를 보인 환자 1638명과 1647명이 각각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연구에서 Aducanumab 또는 위약을 투여 받았다. 주요 평가변수는 인지력 저하 정도였다. 이를 위해 ‘치매임상평가척도박스총점(CDR-SB)’,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ADAS-cog)’, 그리고 ‘ADCS-ADL-MCI[ADCS-ADL(알츠하이머 환자 일상생활 평가) MCI 환자를 위한 18개항목평가]’등이 평가도구로 활용됐다.


지난 3월 바이오젠에자이는 ENGAGE EMERGE 연구를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1차유효성 평가변수를 만족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다. 판단은 2018년 12월 도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당시 데이터는 18개월간 치료를 완료한 환자 1748명의 기록을 담고 있었다. 이 결정에 따라 EVOLVE(2)PRIME(1b) 연구도 중단됐다.


◇ 10, 바이오젠에자이 “2020년초 미국서 Aducanumab 허가 신청 예정


7개월새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ENGAGE EMERGE에 참여한 모든 환자 3285명을 분석한 결과에서 Aducanumab의 효능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전체 분석대상 중 2066명은 18개월간의 치료를 완료했다. 이번 분석은 FDA와의 상담 이후 이뤄졌다.


제약사측에 따르면, EMERGE 1차유효평가변수(P=0.01)를 만족시켰다. 구체적으로 78주차 시점 CDR-SB 기준Aducanumab 고용량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인지력 저하 속도가 23% 느렸다. 2차평가변수에서 위약군과의 차이는 MMSE 기준 15%, ADAS-cog 13 기준 27%, 그리고 ADCS-ADL-MCI 기준 40%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뇌 영상에서는 Aducanumab군에서 Aβ 침착이 더 적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ENGAGE는 연구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Aducanumab 효능에 대한 근거를 보탤 것으로 제약사측은 내다봤다. 두 개 연구에서 흔히 보고된 이상사례는 아밀로이드 관련 이미지화 이상-부종(ARIA-E)과 두통 등이었다. 자세한 결과는 오는 12월 알츠하이머질환 임상시험 컨퍼런스(CTAD)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제약사측은 반전의 이유로 Aducanumab 고용량 투여군의 비율을 들었다. 중단을 결정할 당시 활용된 데이터는 덜 성숙됐고, Aducanumab 고용량 투여군도 적었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분석대상을 넓히면서 Aducanumab 고용량에 노출된 환자가 늘었고, 데이터도 성숙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연구책임자 미국 로체스터대학 Anton Porsteinsson 교수는 "이번 결과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제거가 인지력 저하를 방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첫 사례"라며 "알츠하이머 치료분야는 미충족의료가 존재하는 만큼, 이번 연구결과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바이오젠에자이는 2020년초 미국에서 BLA(생물의약품허가신청)를 진행할 계획이다. BLA에는 이번 3상 자료와 더불어 1상 및 1b상 결과도 포함될 예정이다.


◇ FDA, 알츠하이머 미충족의료 해결에 적극.. Aducanumab에 긍정적 요소


알츠하이머 치료분야는 신약에 대한 갈증이 크다. 다양한 신약후보물질이 효능 입증에 실패하며 치료옵션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Aducanumab의 부활은 반가운 소식이다. 바이오젠의 주가는 40% 오르며 이런 기대를 반영했다. 다만, Aducanumab은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도 남겼다.


Aducanumab의 허가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효능이 명확히 드러난 임상연구가 1개라는 사실이  회의적인 반응을 불러온다. FDA 2개 이상의 확증적인 임상시험을 허가 요건으로 삼아왔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에서 허가된 신약 188(적응증 206)를 살펴보면, 적응증 1개당 필요한 핵심임상은 평균 2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동안 1개 임상연구를 근거로 승인된 적응증의 비율은 36.8%(74)였다.


그러나 이런 방침은 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FDA 허가 신약 59개 가운데 1개 임상시험을 근거로 한 제품은 42%(25개)였다. 이들 제품은 주로 희귀의약품과 항암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FDA가 미충족의료 해결사에 대해선 유연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FDA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장려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 하다. 2013년과 2018년 각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약효 검증 과정을 도왔다. 2013년에는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의 효능평가에 CDR-SB 사용을 권장했다. CDR-SB가 인지와 기능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검사라는 점에 착안한 권고였다. Aducanumab은 이런 권고를 따른 약물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