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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백신연구소(IVI), 국내 단체와의 교류 늘려야..”

대한감염학회 김양수 이사장 “학계 및 기업과 정기적으로 정보 공유하는 자리도 필요"

국내 백신수급 문제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본사를 둔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주도로 1997년 설립됐다.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해 아프리카 등에 저렴하게 보급하는 국제기관이다.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등을 발굴하는 역량을 갖춰 국내 기업, 정부와 협업할 경우 백신개발 전진기지로 활약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국제백신연구소가 지금보다 더 큰 역할을 하려면 국내 다양한 이해관계 단체와의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기획단 김현철 단장은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백신연구소 협력 활성화 포럼을 통해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백신 관련 문제를 안내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한국의 백신 관련 이슈는 백신수급 문제와 영유아 백신 사업 축소 등으로 요약된다.


한국은 외국산 백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현재 국가예방접종 및 기타 예방접종 백신 18종 가운데 국산화된 제품은 7종에 불과하다. 백신수급 문제가 되풀이되는 이유다. 2013년과 2016년 일본 뇌염 생백신, 2016년 백일해·파상풍·디프테리아 혼합백신(DTaP) 등이 외국기업 사정에 의해 수급에 차질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감염병예방치료기술개발사업을 계획 중이다. DTaP·일본뇌염백신·A형간염백신 등 필수예방접종의 자급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미해결 분야 백신개발, 그리고 백신면역보조제 개발 등 3가지 과제를 설정하고, 매년 연구 지원금 20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김 단장은 이번 사업에서 국제백신연구소는 중요한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백신개발 분야에서 큰 기술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기업의 백신개발경험은 30년을 넘었고, 세계보건기구 사전적격성평가(WHO PQ) 인증 백신을 보유한 회사도 4(LG생명과학, 녹십자,유바이오로직스)에 이른다국내기업, 정부의 지원, 그리고 국제백신연구소가 결합한다면 성공적인 백신개발 전진기지가 갖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백신연구소는 지난 22년간 전세계 35개국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1000여명이 넘는 백신과학자 및 의료인의 교육에 기여했다.


백신기술 이전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성과는 유바이오로직스가 기술이전 받아 상용화한 유비콜-플러스다. 지난해 출시 9개월만에 1000만 도스 출하를 기록했고, WHO엔딩 콜레라 2030’ 캠페인의 핵심으로 사용될 만큼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이 밖에도 국제백신연구소는 장티푸스, 뎅기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국제백신연구소가 백신개발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이해관계 단체와의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한감염학회 김양수 이사장은 패널토론에서 솔직히 말해 대한감염학회의 다수 회원들은 국제백신연구소의 활동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백신 연구·개발은 임상, 역학, 미생물학, 면역학, 백신학 등 다양한 학문의 협력이 필요한 분야지만 현재는 기업, 정부, 국제백신연구소, 그리고 학회가 모두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국제백신연구소는 감염병에 대한 정보부터 연구를 위한 다학제적 협력까지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조금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학계 및 기업과 정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백신학회 강진한 회장은 국제백신연구소가 임상 연구자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강 회장은 백신 개발은 최소 8년이 걸리는 어려운 작업이라며 기업, 유관단체, 연구단체, 학회의 협업이 없다면 상용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임상 연구자와 같이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종적으로 임상에서 사람에게 효과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협력이 실패의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셀트리온 이수영 상무는 국제백신연구소 초장기에는 백신 관련 역학 및 임상연구에 대한 교류가 활발했다하지만 국제백신연구소의 전문 분야별 체계가 갖춰진 이후로는 다른 단체와의 교류가 소원해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국제백신연구소의 역할이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전문학회와 실질적인 교류가 필요해 보인다”며 "학술적인 교류를 위한 정기적 모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