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제약/바이오

연이어 개발되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문제는 '접근성'

로슈 '리스디플람' 유럽 혁신치료제 지정 및 바이오젠 '스핀자라' 국내 급여 '가시화'

로슈가 개발 중인 경구용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이하 SMA) 치료제 '리스디플람'이 17일(현지시각) 유럽에서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에는 미 FDA가 노바티스의 제1형 SMA 유전자치료제 'AVXS-101'에 대한 허가 신청을 접수 받고 신속심사에 돌입한 바 있어, 그간 바이오젠의 '스핀라자' 외에 치료옵션이 없었던 SMA 치료 분야가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질환의 나쁜 예후에 비해 치료옵션이 전무했던 분야인 만큼, 개발된 치료제의 값비싼 약가는 환자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런 와중에 20일 국내에서 매번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 통과가 미뤄지던 '스핀라자'의 급여적정성이 인정되며 약가협상만을 남겨놓은 상황이 됐다.


한편, '스핀라자'의 국내 급여가 진행된다고 해도, 2019년 상반기(5월) 미국에서 허가 여부가 결정될 노바티스의 'AVXS-101' 약가는 가히 천문학적 수준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추후 이런 혁신치료제들의 환자접근성 개선은 여전히 보건당국의 과제로 남아 있다.


로슈는 지난 17일 유럽의약청(EMA)이 자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SMA 치료제 '리스디플람(risdiplam, RG7916)'을 혁신치료제(PRIME, PRIority MEdicines)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리스디플람'은 '스핀라자'와 마찬가지로 SMN2 유전자에 관여해 SMN 단백질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제1~3형 SMA 환자에서 운동기능을 개선시킨 경구용 치료제다.


SMA는 발병 연령, 신체발달 지표 등에 따라 4개의 유형으로 나눠지는데, ▲1형은 6개월 미만 신생아에서, ▲2형은 생후 7~18개월 경에, ▲3형은 18개월 이후에, ▲4형은 20대나 30대 성인기에 나타난다.


이 중 가장 위중한 유형은 1형으로 신생아들에서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나는데, 이 경우 SMN 단백질을 거의 생성하지 못해 근육이 온전히 발달되지 않으며 스스로 호흡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 만 2세가 되기 전에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번 '리스디플람'의 혁신치료제 지정은 제1형 SMA 환자에서의 안전성 및 용량을 평가한 FIREFISH 연구와 제2~3형 환자에서 평가한 SUNFISH 연구의 Part 1 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졌다.



올해 9월 7일에 도출된 FIREFISH 연구의 Part 1 결과, '리스디플람' 치료는 제1형 SMA 환자에서 달성할 수 없었던 '도움 없이 앉아있기' 등 혁신적인 운동기능의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디플람' 치료를 받은 21명 중 19명(90%)이 생존해 있었으며, 2명은 치명적인 질환의 진행으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 시작 이후 기관절제술이나 기계호흡를 필요로 하거나, 삼킴 능력을 상실한 영아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올해 7월 6일 도출된 SUNFISH 연구의 Part 1 결과, 2~3형 환자에서 치료 12개월차에 혈액 내 SMN 단백질 수준이 평균적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년 이상 '리스디플람' 치료를 받은 환자 30명은 해당 연구의 1차 평가지표이자 신경근 질환에서 운동기능 평가에 사용되는 운동기능측정(Motor Function Measure, MFM) 점수가 평균 3.1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디플람' 역시 유럽에서 혁신체료제로 지정됨에 따라 추후 허가심사 시 신속심사 특혜를 받게 되며, 개발 기간의 단축이 예상된다.


한편, '스핀라자'가 1~3형 SMA 환자 치료를 위한 주사제이고 '리스디플람'이 경구제로 주기적인 장기 투여가 필요하다면, 지난 3일 미 FDA가 신속심사에 들어간 'AVXS-101'은 가장 심각한 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는 제1형 환자에서 단 1회 치료만으로 유전자적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AVXS-101'은 1상 임상인 START 연구를 통해 획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도출해내며, 이례적으로 빠르게 허가 심사에 돌입했다.


연구 결과, 저용량 평가에 참여한 코호트1 환자 3명과 고용량 평가인 코호트2 환자 12명, 도합 15명의 환자가 모두가 24개월차에 (급성기 사건이 없는 상태에서 14일 연속 1일 16시간 이상 기계호흡 조치를 필요로 하거나 사망 없이)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안된 용량으로 치료받은 코호트2 환자 92%(11/12)는 SMA 1형 환자가 자연상태에서는 결코 달성할 수 없었던 이정표(도움 없이 5초 이상 앉아있기)를 달성하는 등 획기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노바티스 측은 'AVXS-101'의 미 FDA 허가 심사 돌입을 알리며 "환자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 관계자와 유연하게 제휴할 것을 약속한다"고 발표하긴 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AVXS-101' 약가가 그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타 약제들이 주기적이고 장기적인 투여를 요한다면, 해당 약제는 단 1회 치료만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구현해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핀라자'가 환자 1명당 첫 해에는 5억 중반대, 이후 매년 2억 중반대의 약가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AVXS-101'의 약가가 어느 정도가 될지 예상해 봄 직하다.


한편, 지난 20일 약평위를 통과한 '스핀라자'의 약가로 바이오젠은 A7 최저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등재 후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환자들에게 무상지원프로그램(EAP)을 유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바이오젠은 SMA 1형 환자 28명에게 '스핀라자'의 무상지원프로그램(EAP)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국내 SMA 환자에게도 드디어 혁신신약 치료 관문이 개방을 앞두고 있지만, 앞으로 물밀듯 밀려올 혁신치료제들의 약가를 정부가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