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품목의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의 최대 관심 중 하나는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 공세에 대한 방어이다. 다양한 방어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위임형 제네릭도 이중 하나다. 최근 물질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제품은 위임형 제네릭이 출시되었다. 위임형 제네릭 제품이 어떠한 것이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위임형 제네릭은 오리지널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가 특정 제약사를 선정해서 동일한 원료로 제네릭을 만들어 시판하도록 하는 것이다.
위임형 제네릭이 출시되는 경우 제네릭 경쟁을 낮춘다는 장점이 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위임형 제네릭이 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대형품목의 경우 30개 이상의 제네릭 제품이 시판허가를 받아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한독테바는 한국GSK의 전립선비대증 및 탈모치료제인 '아보다트'의 위임형 제네릭인 '자이가드'를 출시했다.
'아보다트'는 2012년 328억원, 2013년 351억원, 2014년 376억원, 2015년 287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제네릭이 출시됨에 따라 원외처방액에 약간의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에 153억52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해 올해도 300억원 이상의 원외처방액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아보다트' 제네릭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제품은 JW중외신약의 '네오다트'이며 그뒤를 한미약품의 '두테드'가 잇고 있다.
'네오다트'는 오리지널 제품보다 약값을 낮게 책정하면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낮췄다. '두테드'는 제형의 크기를 줄여 복용이 편리하도록 했다.
'자이가드'의 올 상반기 원외처방액은 2억원 정도로 시장에서 성공했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위임형 제네릭이라고 하더라도 약값을 크게 낮춘 제품이 출시되거나 복약의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 나오는 경우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성지방 치료제인 건일제약의 '오마코'도 위임형 제네릭을 발매했다. 건일제약은 자회사인 펜믹스를 통해 '시코'를 출시하며 제네릭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보였다.
'오마코'는 올해 상반기 152억82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358억86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코'는 올 상반기 17억원 가량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면서 26억원의 원외처방액으로 선두를 달리는 영진약품의 '오마론'과 9억원 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건일제약의 위임형 제네릭 발매는 일반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다. 제네릭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위장약 '알비스'의 특허가 만료되자 자회사를 활용해 위임형 제네릭을 시장에 선보였다. 알파바이오에서 '가제트'를, 대웅바이오에서는 '라비수'를 위임형 제네릭을 출시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위임형 제네릭이 오리지널 제품의 제네릭 도전을 막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될수 있으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약가정책에 따라서 시장의 상황이 변하기 때문에 정부 정책을 고려한 방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
제네릭 개발사들도 특허만료 이후 1년이 지나면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가가 동일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제네릭 개발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동일 약가제도가 시행된 이후 시판된 제네릭 중에 대형품목으로 성장한 품목이 없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제약산업은 정부의 정책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며 "위임형 제네릭이 과거에는 크게 성공을 거두었으나 이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제네릭을 개발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제네릭을 발매해서 경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택과 집중이 제네릭 시장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