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 (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인터뷰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선택 기준은?

가임기 젊은 여성에서 발병…임신 가능 여부 고려해야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은 국내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희귀질환 중 하나이다. 지난 7월 16~17일 한국UCB제약은 양일간에 걸쳐 UCB APAC MS Summit과 텍피데라 론치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여러 국가의 다발성 경화증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발성 경화증 진단과 치료 방법을 서로 교류하고, 차세대 다발성 경화증 치료 약제들에 대한 학술 정보를 심도 있게 검토하는 자리를 가졌다.


메디포뉴스는 이 행사에 주요 연자로 초청되어 한국을 방문한 다발성 경화증 권위자인 독일 보쿰 루르 대학의 Ralf Gold 교수를 만나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를 가졌다.


Ralf Gold 교수는 뷔르츠부르크 의과대학을 졸업, 동 대학에서 의학박사를 취득 후 펠로우십을 거쳐 뷔르츠부르크 의과대학 신경과 지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독일 보쿰 루르 대학 신경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Q 한국에서 다발성 경화증은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질환이다.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부탁 드린다.


다발성 경화증은 보통 젊은 성인, 특히 젊은 여성에서 많이 발병하는 중추신경계 만성 염증 질환이다. 이 질환은 뇌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주로 시신경계와 감각계, 운동계에 영향을 주어 운동장애나 감각계 이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Q 한국에서는 다발성 경화증은 희귀 질환으로 진단 받은 환자 수가 많지 않다. 독일에서는 어느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며, 실제 다발성 경화증 환자 치료에 있어 어떤 애로 사항이 있는지?


다발성 경화증의 유병률은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독일의 경우 400명당 약 1명꼴로 발생한다. 현재 독일에서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가 20만 명 정도 있다.


다발성 경화증을 치료함에 있어 가장 큰 애로 사항은 환자들로 하여금 약제를 꾸준히 투여하게 하는 일이다. 실제 통증을 겪지 않는 경우도 있고, 기존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의 부작용이나 제형의 불편함으로 인해 치료제 투여를 꾸준히 유지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다발성 경화증의 경우 치료를 중단하거나 꾸준히 유지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환자의 사회생활이나 일생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증상이 없더라도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환자에게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다.


그런 면에서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경구 치료제의 개발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있어 큰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


Q 그렇다면 현재 다발성 경화증의 경구용 치료제는 효과 면에서 어느 수준까지 와 있나?


경구용 치료제는 기존의 주사제에 비해 복약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약물의 순응도를 높이는 데 큰 유리함을 가지고 있다. 복약순응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들이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치료 효과에서도 더 좋은 결과치를 나타낸다.


경구용 치료제는 주사제에 비해 치료 경험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탄탄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연간 재발률, MRI 병변 감소 등 다른 주사제 약물에 비해 뛰어난 결과치를 가진 약물들이 처방되고 있다.


현재 경구용 약물 중에는 위약군 대비 연간 재발률을 50% 가량 감소시키고, MRI 병변도 80%까지 낮춘 효과를 지닌 약물도 나와 있다. 또한 환자의 장애 진행에 있어서도 위약군에 비해 30% 가량 진행을 더 지연시키는 정도의 결과치를 보였다.


이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있어 커다란 진전을 가져온 것이다. 기존의 주사제의 경우 연간 재발률 감소가 위약 대비 3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발성 경화증이 젊은 가임기 여성에서 많이 발병한다는 점에 있어 가임기 여성에서의 사용에도 무리가 없는 경구제 또한 개발되어 있다. 경구제제 중에는 치료 중인 환자가 치료 도중 임신을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제제도 있지만, 임신 즉시 바로 약물을 중단하기만 하면 되는 경구제도 있다. 


Q 경구용 치료제 출시 이후 환자의 삶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제형의 변화는 환자의 삶에 커다란 이득을 가져다 줬다. 환자들이 출장이나 여행 등에서 훨씬 자유로워졌다. 주사제의 경우 냉장 보관을 해야 하며, 비행기 탑승시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약물임을 입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러한 번거로움이 경구제의 출시로 인해 해결되었고, 복용 편의성이 높아짐에 따라 환자의 약물순응도는 점점 개선되었다. 약물을 꾸준히 복용함으로써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환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했고, 더 좋은 치료 효과를 이끌어냈다.


이런 이유들로 처음 다발성 경화증으로 진단 받은 20~30대 환자들은 경구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Q 이번 행사에 참석하며 한국의 다발성 경화증 전문의와의 교류가 있었는데 어떠한 인상을 받았는지와 그들에게 제안할 치료 패러다임 혹은 국내 다발성 경화증 인지도 향상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의사들이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치료 경험도 많고, 질환 진단에도 상당히 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발성 경화증의 진단은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시신경 척수염’과의 감별 진단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지식과 식견이 탁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시아 지역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다발성 경화증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높은 의료 수준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 의사들은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수련 수준이 뛰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이 신경계 손상이 많이 진행되기 전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노력을 당부 드리고 싶다. 한번 신경계가 손상되면 복구가 안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 독일의 경우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자녀들이 부모가 겪고 있는 질환에 대한 고충을 그림으로 그려 전시하는 전시회를 여는 등, 질환의 홍보와 예술을 결합해 대중에 알리는 노력이 있었다. 또한 학회 차원에서 환자뿐 아니라 대중을 대상으로 다발성 경화증이 어떠한 신경계 손상을 일으키는지, 어떻게 신체 기능에 타격을 주고 삶의 질을 낮추는지를 널리 알리는 이벤트 행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다발성 경화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효과가 뛰어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안전성이 높은 약물의 선택과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는 복약 편의성을 갖춘 약제의 선택은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