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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일차진료기관에서 변비환자의 관리

 

명 승 재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Seung-Jae Myung, M.D. & Ph.D.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Asan Medical Center,

Ulsan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건강의 조건으로 3쾌를 들어 왔다. 즉, 잘 먹고(쾌식), 잘 자고(쾌면), 변을 잘 보아야(쾌변) 건강하다는 것이다. 변을 볼 때마다 남모르는 고통을 겪고 있는 변비 환자들은 의사들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변비는 진료실에서 흔히 경험하게 되는 위장관 증상인데 대개의 보고에 의하면 전 인구의 약 5~20%에서 변비를 경험한다고 한다.  변비를 호소하는 환자는 대개의 경우 변비로 인한 우울증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함께 호소하고 있으며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결국 약국을 방문하거나 건강식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데 국내에서 소비되는 변비치료제는 한해 249억원(1998년 통계)으로 이외의 자연식품이나 한방요법을 포함한다면 변비로 인한 의료소비는 어느 질환보다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변비의 병태생리를 이해한다면 환자의 변비의 원인에 따라서 약물복용이 필요한 환자,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필요한 환자, 식이요법이 필요한 환자 등 여러 치료법을 선별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환자들 중에는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으로 약물이 없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가 상당수 있다. 따라서 변비의 병태생리와 치료법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여러 병원에서 변비 및 배변장애 클리닉을 설립하고 변비 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인구의 고령화와 운동부족 등으로 변비 환자의 절대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한 교실의 조사에 의하면 일주일에 2회 이하의 배변을 변비로 정의할 때 최근 변비의 유병률은 8.0%로 보고하고 있어 서구에 비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의료에 있어서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에 대한 관심이다. 즉 지금까지 질병의 치료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던 의료행태에서 질병을 가진 인간의 삶을 좀 더 편안하게 하는, 삶의 질을 더 향상시키는 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셋째, 소화기학 중 소화관 운동질환에 대한 연구의 발전이다. 실제 소화기 질환을 가진 환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기능성 위장장애, 위식도 역류질환, 변비, 과민성 대장증상 등 소화관 운동질환에 대한 연구가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여러 병원에서 소화관 운동기능검사들을 도입하여 그 검사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변비를 비롯한 소화관 운동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개념을 매년 제시하고 있으며 따라서 새로운 치료법과 치료제가 앞을 다투어 나오고 있다. 넷째, 변비 중에서 골반저 근실조증(pelvic floor dyssynergia)이라는 질환의 발견과 그 치료법인 바이오피드백 치료법의 발전이다. 변비 환자 중 약 40~50%는 이러한 질환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 환자들은 치료를 잘 하는 경우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질환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본 논고에서는 주로 변비의 치료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하는데 변비의 치료를 이해하려면 특히 변비의 병태생리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병태생리를 간단히 기술하고 치료에 대해서 기술하고자 한다.

 

 

 변비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의 종류

변비를 호소하는 환자들은 여러가지 증상들을 변비라고 호소하기 때문에, 변비의 객관적인 진단을 위해 로마에서 만들어진 기능성 변비의 로마기준(Rome II Criteria)은 지난 12개월에 <Table 1>에 열거한 6가지 증상 중 두가지 이상이 있을 때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변비가 있다고 하여 진료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대략 7가지 군으로 나눌 수 있다(Table 2). 즉 첫째는 대변이 형성될 수 있을 만한 식이양이 적은 경우이다. 대개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이 변비를 호소하면 대개는 이런 기전에 의한 변비인 경우가 많다. 대변의 양이 증가하고 수분이 많아지면 대장통과시간이 짧아지며, 반대로 대변의 양이 적게 되면 대장통과시간이 지연된다. 둘째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속하는 환자들이다. 이런 경우는 대개 복통이 동반되고 배변 후 복통이 호전되는 등의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는 대장운동이 저하되는 것으로 이러한 변비를 소위 서행성변비(Slow transit constipation)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부류에 속하는 환자들은 척수에 손상을 받은 경우나 선천적으로 대장의 전도시간이 느린 경우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런 환자들은 대장 내의 절대적인 신경세포의 수가 적거나 대장 근육에서 신경전도의 기능을 하는 Cajal 간질세포(Interstial Cell of Cajal)의 수가 적다는 등의 보고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환자들의 병태생리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며 완화제를 사용하다가 결국 듣지 않는 경우에는 대장 절제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피드백 치료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넷째는 직장항문의 배변기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 환자들을 골반저 근실조증 (Pelvic floor dysfunction), Anismus 등으로 부르는데 이 환자군은 대변을 보는 학습의 장애 등으로 변을 볼 때 골반저의 근육 및 신경 들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로 변을 보려고 해도 외항문괄약근과 치골직장근이 이완되지 않는다(Fig. 1).

 

 

 

이런 환자군은 변비 환자의 약 4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고 바이오피드백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환자를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실제로 신체검진 및 병력청취로 어느정도 구별이 가능하다. 또한 직장항문 내압검사, 대장통과시간, 배변조영술 등으로 진단이 가능하므로 이런 부류의 환자들을 잘 선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Table 3).

이외에 서행성변비와 골반저의 기능이상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고 종양이나 장폐색등의 기질적이상, 또는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의 대사성 이상에 의한 변비환자도 있다. 이러한 환자들을 확인하기 위하여 갑상선 기능검사나 장조영술, 장내시경등을 시행해야 한다.

 

 

 

 

변비의 치료

변비환자의 치료는 위에서 상술한 여러가지 유형의 변비 환자를 분류해 내고 그 유형에 맞게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령 식이가 작거나 물을 많이 안 마시는 등의 Low intake constipation인 경우는 적절한 영양상담과 생활지도만으로 변비가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과민성대장증상이 의심되는 경우는 여러가지 기능검사가 꼭 필요하지는 않으며 대장조영술이나 장내시경으로 기질적인 병변을 제거한 후 약물투여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자군을 제외한 후에 소위 기능성 변비에 드는 환자는 크게 서행성 변비와 골반저기능이상, 그리고 양자가 혼합된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기능검사들을 통해 환자가 어떤 군에 속하는지가 정해지면 거기에 맞는 치료를 실시한다. 변비의 치료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변비환자는 식이나 생활태도의 문제, 심리적인 요인, 기질적 요인, 기능적인 요인 등 여러가지 요인을 복합하여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들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사(내과/외과/방사선과), 간호사(변비 전문간호사), 영양사 등이 협동하여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Table 4).

 

 

의사가 아무리 환자를 이론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더라도 환자의 생활지도, 영양지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면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은 영양사와 간호사가 담당할 수 있다.

 

1. 식이요법 및 생활지도

변비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요법이 아니라 식이 요법으로, 충분한 섬유질과 물의 섭취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섬유질의 섭취가 어떤 경우 장내 가스의 발생을 증가시켜 변비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섬유질의 섭취와 물의 섭취(2 liter이상)가 도움이 된다(Table 5).

 

 

또한 섬유질의 섭취 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잡힌 식사를 하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영양사와의 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음으로 적당한 운동, 정서적 안정 및 심리적지지, 그리고 올바른 배변습관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운동은 어떤 운동도 도움이 되며 노인에서는 체조만 규칙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변비 치료에 도움이 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변비 환자에게는 꼭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을 권해야 한다.

 

2. 약물요법

만성 특발성 변비의 대부분은 사실 약물요법보다는 위의 방법으로 효과가 있으며, 위 방법들의 시행이 힘들거나 잘 되지 않을 때에만 완하제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환자들이 이미 약국을 통해서 여러 완하제, 특히 자극성 완하제를 장기간 복용하고 효과가 없을 때, 비로소 의사를 찾아온다는 현실을 명심해야 한다. 변비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다음의 4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Table 6).

 

 

실제로 처방하는데 있어서 원칙은 자극성 완하제를 가능한 한 나중에 사용하는 것이지만 환자들이 여러 부류가 있기 때문에 처방에는 왕도가 있지는 않다. 필자가 경험한 환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약물 요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환자들이 방문하면 지금까지 복용한 적이 있는 약물을 잘 알아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한 적이 많으나 실제로 약물을 복용한 정도는 매우 다르다. 따라서 한 두번 복용했는지, 계속 복용 중인지, 등을 잘 알아보아야 한다.

첫 번째 부류의 환자는 가끔 한번씩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환자들이다. 이때는 일단 일반적인 식이요법과 생활지도를 한 후에 부피형성 완하제나 삼투성 완하제를 소량 처방한다. 그리고 나서 환자에게 날짜를 정해 놓고 3일간 못보면 한번 약을 먹는다던지 하는 원칙을 정해 주고 약을 복용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조절이 되면 약을 점점 줄여나간다.

 

두번째 부류의 환자는 대부분 약물을 계속 복용하고 있는 환자이지만 때에 따라서 약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환자이다. 이런 경우는 환자들에게 부피형성 완하제나 삼투성 완하제를 정규적으로 복용하면서 생활습관과 식이지도를 시행하도록 한다. 이런 경우는 교육을 잘 하면 환자들이 자신 스스로 변비를 이겨낼 수 있는 생활태도를 알아가고 이렇게 하면서 약의 요구량을 점점 줄일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부류의 환자는 매우 다량의 자극성 완하제를 장기간 복용해 온 환자들이다. 이런 경우는 약을 처방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부류의 환자들 중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은 너무 약을 줄이려고 애를 쓰지 말고 자극성 완하제를 복용하도록 해도 좋다. 그러나 약의 용량이 점점 늘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가능하면 약 이외에 운동이나 식이조절 등을 통하여 약 용량을 줄이려고 애를 써야 겨우 약의 용량이 비슷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여러 부류의 환자들에 있어서도 항문의 배출장애가 의심되는 경우는 다음에 서술할 바이오피드백 등의 변비재활치료를 적극 고려하여 약물의 사용을 가능하면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3. 바이오피드백(행동요법)

바이오피드백은 행동 치료의 일종으로 변실금 및 항문운동이상의 경우 매우 좋은 효과를 보고하고 있는 치료법이다. 특히 변비환자 중 항문의 기능이상을 가진 환자(골반저 근실조증 등)에서 약 90%의 치료효과를 보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행성 변비의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어서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치료법이다(Fig.2). 

 방법은 근전도를 기준으로 한 방법과 항문직장 압력을 기준으로 한 방법이 있는데 장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직장과 항문강에 전극을 삽입하여 안정시, 배변 긴장시, 이완시의 항문 괄약근과 치골직장근의 전기적 활동도를 기록하고 환자의 복벽에 표면 전극을 부착하여 복근의 수축 정도를 배변 긴장의 지표로 이용한다(감지-증폭). 각 근육의 전기적 활동도를 fluctuating light bar의 형태로 모니터에 표시하여 환자에게 보여주며(변환-표시), 항문근의 수축 및 이완에 따르는 변화를 환자에게 교육한 후에 직장에 50 cc크기의 풍선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항문을 효과적으로 이완하는 것을 학습시킨다(반응조절). 바이오피드백으로 치료한 경우 배변을 시도할 때 항문괄약근이다 치골직장근의 이상성 수축이 없어지고 정상적으로 이완할 수 있게 되며 이로 인해 환자가 편안하게 배변을 할 수 있게 된다.

 

4. 수술적 치료

항문에 기질적 병변이 있는 경우 (band, rectocele등) 수술적으로 교정해 주거나 서행성 변비의 경우 약물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경우 장절제술 등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치료 반응이 좋지 않을 수도 있어 매우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16~17) 최근에는 대장의 기능이 남아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Colonic manometry나 Barostat를 이용하기도 하며 이 검사결과로 수술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상의 변비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유념해야 할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맺 음 말

임상의가 변비 환자를 대할 때 환자는 남모르는 고통을 오랫동안 지니고 살아온 환자들이라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환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고통을 이해해 주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에 의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변비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최근의 발전된 개념과 치료법에 대해서 계속 공부하여 응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발전된 바이오피드백 및 골반저 근실조증의 개념은 많은 환자들을 변비로부터 해방시키고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그러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바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처 : DiaTreat Vol.2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