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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만성 췌장염의 최신지견

 

유 병 무

아주의대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Byung-Moo Yoo, M.D. & Ph.D.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Ajou University Hospital,

Ajou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만성 췌장염은 췌장 외분비실질의 파괴와 섬유화 및 궁극적으로 내분비실질의 파괴까지 동반하는 비가역적인 췌장의 만성 염증성 병변이다. 만성 췌장염과 급성 췌장염의 관계 정립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연구에서 논란이 많은 상태이나 근래에는 급성췌장염의 재발이 만성췌장염을 초래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1)

만성 췌장염은 40~70%에서 알코올성 만성췌장염이 차지하나, 이 외에도 췌관의 만성 폐쇄성 질환(예, 분할췌), 낭성 섬유화, 유전성 질환 (SPINK 1 변이, trypsinogen 유전체 변이), 특발성 만성 췌장염 등의 원인이 있다.

만성 췌장염 환자에서 가장 문제 되는 것은 복통으로, 이는 가장 흔한 증상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통은 약물에 쉽게 반응하지 않고 심한 경우 마약중독자가 되기도 한다. 아직 우리 나라 에서 이러한 만성췌장염의 유병률에 대한 확실한 조사결과는 없지만 산업화 및 근대화의 영향으로 만성 췌장염의 발병률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만성 췌장염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병인론

1. 알코올성 만성 췌장염

알코올이 만성 췌장염의 주요한 요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만성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는 알코올 중독 환자의 15%에서만 임상적으로 췌장염이 발생하는것에 대하여서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환자중에서도 남성이 여성에 비하여 많은 것이나, 인종간의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하여서는 원인은 잘 모르고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음식, 알코올 섭취의 양과 방법, 흡연, 유전적 요인등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만성 췌장염의 발생에는 매일의 알코올섭취량이 가장 연관이 높다.  또 알코올의 섭취 년수와 연관이 있어, 매일의 섭취량이 같으면 계속 얼마나 오래 먹었느냐 하는 기간이 길수록 만성 췌장염이 되기 쉽다. 

 

알코올이 췌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 만성 췌장염을 유발하는지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존재한다. 알코올이 췌장외분비 기능을 자극하고, 알코올이 직접적으로 오디괄약근에 염증을 유발하여 오디괄약근을 수축시켜 췌관계의 폐색을 초래하여 이러한 자극이 반복됨으로서 만성 췌장염을 유발한다는 big duct theory2), 알코올이 췌액내의 단백질 농도를 증가시키고 이렇게 증가된 단백질이 췌액내의 칼슘과 결합하여 작은 췌석 형성하여 직경이 작은 췌관에 폐색을 초래하고 점점 이러한 작은 췌석이 커져 직경이 큰 췌석을 형성하여 주췌관에 폐색을 유발하여 만성 췌장염을 유발한다는 small duct theory2)가 있으며, 일부에서는 알코올 자체가 췌장 실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만성 췌장염을 유발한다고 보고 하고 있다. 

 

2. 폐쇄성 만성 췌장염

만성 폐쇄성 췌장염은 급성 췌장염의 후유중, 종양, 외부 손상, 괴사 후이 섬유화성 반흔, 오디괄약근 기능 부전증, 또는 분할췌장(pancreas divisum)과 같은 선천성 기형에 의해 주췌관이나 분지 췌관에 폐색이 발생하여 유발된다.3~4) 이러한 만성 췌장염은 조기에 폐색의 원인을 치료함으로서 국소적으로 또는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3. 만성 췌장염과 췌장 성상세포

초기의 연구에서는 췌장의 세포외기질을 생성하는 세포가 α-SMA(smooth muscle active)에 양성 반응을 보이고, collagen, fibronectin, microfilament 등을 합성하기 때문에 근육섬유모세포의 특징을 가지는 섬유모세포와 비슷한 세포로 생각하였다. 최근의 연구들로 이러한 성상세포가 췌장 섬유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1) PSC를 활성화 시키는 물질들

혈청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성장인자 중 basic fibroblast growth factor(bFGF), insulin-like growth factor 1(IGF 1), IGF 2, tumor necrosis factor alpha(TNF-α), transforming growth factor-α(TGF-α), TGF-β15) 등이 PSC의 증식 및 기질생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으며 여러 가지 성장인자중 PDGF(platelet frived growth factor)가 가장 강력한 분열촉진 인자이다.6)

 

2) 알코올과 PSC

에탄올과 acetaldehyde는 모두 α-SMA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collagen합성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에탄올의 효과는 PSC 배양초기에 관찰할 수 있다.7~8) 에탄올에 의한 collagen 합성의 증가는 alcohol dehydrogenase 억제제인 4-methylpyrazole을 이용하여 예방할 수 있어 PSC에 대한 에탄올의 효과는 에탄올의 대사산물인 acetaldehyde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PSC를 에탄올이나 acetaldehyde와 함께 배양시 MDA(malondialdehyde)가 상승하고, 이러한 변화를 항산화제인 vitamin E를 추가 함으로서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oxidative stress를 매개로 하여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진 단

1. 영상 진단법

1) 복부 단순 X-선 촬영

한장의 복부 X선 단순 촬영이 만성췌장염 진단에 실마리가 될 수 있다 ( 1). 췌장 석회호 소견이 나타나면 만성 췌장염을 진단 할 수 있지만 만성 췌장염의 30% 정도에서 관찰되므로 진단적 예민도는 매우 낮다.

  

 

2) 복부 초음파 검사

널리 시행되고 있고 외래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검사이기는 하지만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 췌장이 모두 장내 가스에 의해 방해 받거나 환자가 비만하여 췌장을 잘 관찰할 수 없는 경우들이 흔히 있다. 만성 췌장염의 복부 초음파 소견은  ① 췌장선(gland)의 변연이 불규칙하여 췌실질이 소엽성 변화(lobulation)를 보이거나  ② 주췌관의 확장과 불규칙성  ③ 췌장실질의 고에코성  ④ 췌장내 낭종성 변화  ⑤ 췌장내 석회화 소견으로 코에코성 촛점이 관찰되며 후향성 에코는 동반되기도 하고 동반되지 않기도한다. 복부초음파상 만성 췌장염의 소견이 관찰된다면 만성 췌장염의 진단은 확실하게 내릴 수 있다. 특히 만성 췌장염의 합병증인 가성 낭종의 진단이나 추적 관찰에 유용하다.

 

3)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CT)

CT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거의 모든 환자에서 췌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췌장 정밀 촬영을 위해 CT스캔의 간격을 작게 할 수 있어 더 많은 정보를 얻는다 ( Fig. 2). CT의 단점으로는 췌장 해상이 복부초음파, 초음파내시경, ERCP에 비해 더 나쁘다는 것이다.  CT는 석회화를 진단하는 가장 예민한 검사이며, 주췌관 확장을 정확히 알 수 있고 췌가성낭, 췌장염의 주위 염증 파급의 관찰, 췌장실질의 불규칙성을 볼 수 있다.9~10)

  

 

4)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

ERCP는 만성췌장염에서 췌관 변화를 잘 볼 수 있는 가장 보편화된 검사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췌관에 조영제가 알맞는 정도로 충분히 채워져야 하고 2차 분지까지도 잘 조영되어져야 한다. 1984년에 영국에서 췌관조영술에 의한 만성췌장염 중증도를 정의하여 Cambridge criteria라고 하였으며 이것이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인정되는 보편적 소견이다.11) 그러나 이런 췌관조영술상의 중증도 진단도 역시 gold standard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ERCP상 초기 만성췌장염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측분지까지 조영제가 잘 채워져야 진단이 가능하다. 만성췌장염의 초기에는 측분지에서 부터 변화가 시작되어 병이 진행할수록 주췌관까지 질병이 파급되어 주췌관의 협작과 확장 소견이 관찰된다.

 

5) 내시경 초음과(Endoscopic ultrasound, EUS)

만성 췌장염에서 EUS는 고주파 초음파 감지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위나 십이지장내에서 매우 가까이 있는 췌장을 잘 볼 수 있고 장내 가스의 영향을 받지 않아 체외 복부 초음파의 단점을 잘 해결한 검사이다. EUS 검사로는 췌장을 전장에 걸쳐 매우 선명한 이미지로 관찰된다. EUS상 만성 췌장염은 췌관과 췌실질 변화로 진단 기준이 제시되었다.12)

EUS상 만성 췌장염의 진단은 ① 췌관성 변화: 췌관벽의 불규칙성, 췌관벽의 고에코성, 췌관내 결석, 주췌관 확장, 췌장낭성 병변, 췌장체부와 미부에서의 측지의 확인 ② 췌실질 변화: 불균일성, 고에코성 초점, 소엽성 변화, 췌실질내 낭종성 병변, 췌선의 증대(에코성 선으로 보임) 등이 관찰되면 진단이 가능하다. 췌장질환이 없는 사람에서 EUS로 췌장을 검사하면 위의 소견들이 관찰되지 않는다. EUS상 진단기준과 췌관조영술과 비교해보면 EUS 소견상 3가지 이상의 소견이 보이면 EYS가 만성 췌장염의 진단에 아주 우수한 예민도와 특이도를 가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13) 특히 EUS는 경도와 증등도의 만성 췌장염의 진단에 매우 유용하다.

 

6) 자기공명 영상 췌담도 조영술(MRCP)

MRCP는 췌관구조와 췌실질의 영상을 얻는 독특한 이미지 때문에 매우 좋은 해상력을 가진 검사이다. 만성췌장염에서 MRCP를 시행한 연구들을 보면 ERCP와 비교하여 70~100%에서 췌관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14~15) 그러나 MRCP상 크게 늘어난 측분지는 잘 보이나 경도로 늘어난 측분지는 잘 볼 수 없다. MRCP는 만성췌장염에서 90%가까이 주췌관 변화를 나타낸다. 그러나 10~25%에서만이 측분지의 췌관변화를 나타내므로 조기 만성췌장염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이와 같은 결과로 MRCP에서 만성 췌장염의 조기상태는 진단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2. 췌장 기능 검사

1) Secretin-CCk test

분비 자극성 물질(secretin-ceHletide, secretin-CCK, Lundh test meal)을 주고 십이지장에 튜브를 삽입하여 십이지장액 중 췌장 분비 능력을 확인하는 검사로 췌장 기능부전을 보기 위한 gold standard이다.16~17) 십이지장액에서는 HCO3, protease(chymotrypsin, trypsin), 아밀라제, 리파제같은 췌장 분비 물질들을 측정하는데 이러한 지표들 중 한가지 혹은 몇 가지가 이상소견으로 나와야 만성췌장염을 진단할 수 있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십이지장액에서 관찰할 수 있는 췌장염과 관련된 지표들 중 가장 정확한 것은 리파제이다. 임상적으로 보편화하지 못하는 것은 환자에게 검사에 따르는 고통이 있고 시간소모가 많으며 비싸고 분석을 위한 특수장비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는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시행되고 있지 못하고 외국에서도 매우 특별한 센터에서만이 시행되고 있다.

 

2) 비침습적 검사

비침습성 검사로 NBT-PABA (Nitroblue tetraaolium-p-aminobentoic acid)18)와 pancreolauryl (PLT)검사19)가 현재는 사용 가능한 검사이다. 이런 검사의 원리는 복합물질을 투여하여 췌장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된 후 장내에서 흡수되어 소변이나 혈청에서 인지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NBT-PABA 검사에서 가수분해 후 방출되는 지표물질은 p-aminobenzoic산이며 PLT검사로부터는 fluorescein이다. 경구 췌장 기능검사는 중등도 내지 중증의 만성췌장염의 진단에서 정확하다.

이 검사의 단점은 소화기장기가 해부학적, 기능학적으로 정상 유지되어야 한다. 즉 연하, 위배출속도, 장흡수, 간기능이 비정상적인 경우에서는 경구췌장검사의 결과도 비정상적으로 나오므로 만성 췌장염의 진단 특이도를 감소시킨다. 임상적으로 심한 장이상 병변이 있거나 황달, 위절제수술과 같은 비정상적 상태에서는 이 검사에 영향을 준다.

 

3) 대변 검사

(1) 지방변 검사

췌장 기능부전으로 인한 흡수불량증은 진행된 만성췌장염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현상으로 췌장기능부전에서 오는 지방변은 췌장의 90%이상이 파괴되거나 췌장 lipase의 85%이상이 파괴 혹은 십이지장내로 배출되지 않는 경우에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변을 검사하여 만성 췌장염을 진단하는 것은 경도 내지 중등도의 만성 췌장염에서는 물론 심각하게 진행된 만성 췌장일지라도 지방변이 없으면 나타나지 않으므로 진단 예민도가 매우 낮다.20)

 

(2) 대변 췌장 효소 검사

대변내 chymotrypsin21)과 elastase I22)이 진행된 만성 췌장염의 진단에 사용된다. Elastase의 경우 장내통과에서 매우 안정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대변에서 인체 elastase의 검색이 용이하고 특히 소나 돼지에서 추출되어 가공된 췌장효소제를 투여한 뒤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변내 elastase검사의 진단 예민도와 특이도는 대변 chymotrypsin보다 우수하며 두가지 검사 모두 진행된 만성 췌장염의 췌장기능부전에 정확한 진단 방법이다.

 

4) 호기 검사

14C와 13C을 이용하여 탄수화물이나 지질의 흡수불량을 진단하는 방법이 있는데 13-C-녹말 호기검사보다는 13-C-혼합중성지질 호기검사(13C-mixed TG breath test)와 13C-Hiolein호기검사가 췌장성 지방변의 진단에 더 신뢰성 있는 검사로 알려져 있다.23~24) 검사의 근본적 원리는 긴사슬 지방산이 흡수되기 전에 췌장 리파제에 의하여 분해되고 간으로 이동되어 13C02로 대사되어 호기중으로 배설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 검사는 췌장효소제를 치료목적으로 받고 있는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향상되었는지를 평가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검사도 경도 내지 중등도 만성 췌장염의 진단에는 의미가 없다.

 

5) 혈청효소 검사

혈청 내 췌장효소들(amylase, trypsinogen, lipase)은 만성 췌장염을 진단하기 위해 연구되어왔다. 혈청 내 췌장효소들이 저하되어 있는 것은 지방변이 있는 매우 진행된 만성 췌장염을 진단하는 우수한 방법이다. 그러나 경도 내지 중등도의 만성 췌장염의 진단에는 기대효과가 없다.

 

6) 내분비 검사

인슐린, c-peptide, 글루카곤, somatostatin과 pancreatic polypeptide(PP)는 기본 혹은 약물이나 호르몬유도에 의하여 만성췌장염에서 연구되고 있다. 당뇨는 만성 췌장염의 진행된 시기에 나타나는 것이고 때로는 외분비기능부전과 일치되어 나타난다. 경구포도당이나 arginine자극 유도 후의 c-peptide와 인슐린의 반응을 보는 것은 중등도의 만성췌장염 환자에서 당뇨가 나타나는지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 만성 췌장염 진단을 위한 인슐린이나 c-peptide의 진단적 예민도는 매우 낮지만 도(islet) 세포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PP는 만성 췌장염의 초기 상태에서 비정상적이지만 개인적인 차이가 다양하므로 임상적으로 이용되기 어렵다. 글루카곤과 somatostatin의 혈중 수치검사도 진행된 만성 췌장염에서 비정상일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내분비 검사는 만성췌장염의 진단에는 유용성이 없다. 대부분의 기능검사들은 특이도는 높으나 진단 예민도는 매우 낮다.

췌장 기능검사는 만성 췌장염이 장시간에 걸쳐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 췌장기능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된다. 췌장기능검사의 이상소견은 만성 췌장염환자의 치료 방침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치 료

만성 췌장염은 다양한 형태의 임상증상을 가지는 질병이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증상은 복통과 췌외분비 부전에 의한 흡수 장애이다. 만성 췌장염의 치료 원칙은 ① 복통에 대한 치료, ② 췌외분비 및 내분비 부전에 대한 치료, ③ 합병증에 대한 치료이다.

 

1. 복통의 치료

만성 췌장염의 3대 증상인 복통, 지방변 및 당뇨 중에서 환자가 병원을 찾게 만드는 가장 흔한 증상이 복통이며, 이 복통이 가장 치료하기 힘든 증상이다.25) 난치성의 복통은 환자의 일상 생활 및 업무 능력을 저해하고, 약물 및 알코올 의존성을 유발하며, 약물 의존성 때문에 절망에 빠진 환자들은 종종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복통은 췌부전과 석회화가 발생하면서 소멸하는 것(pancreatic burn-out)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보고들도 있어 이에 대해서는 향후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26)

 

만성 췌장염에서 복통이 발생하는 기전은 크게 만성 췌장염 자체에 의한 경우와 가성 낭종, 십이지장폐쇄 및 담판 폐쇄와 같은 합병증에 의한 경우로 나눌 수 있다.25) 이 중 만성 췌장염 자체에 의해 발생하는 복통의 기전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염증 자체, 췌관 폐쇄, 췌 조직내 압력의 상승(compartment syndrome), 감각신경의 fibrotic encasenment및 췌장내 감각 신경의 수나 크기가 증가하거나, 신경초의 염증성 손상에 의하여 신경이 substance p, CGRP (calcitonin gene related peptide), prostaglandin, 또는 각종 cytokine등과 같은 동통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신경 병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1998년 American Gastroerlterological Association (AGA)에서는 만성 췌장염에 의한 복통의 치료 지침을 제시하였다. 이를 요약하면, 복통의 다른 원인으로서 만성 췌장염에 의한 가성 낭종, 담관 협착 등과 같은 합병증이 있는지, 또는 만성 췌장염에 흔히 동반되는 소화성 궤양 등이 있는지를 배제함으로서 시작하게 된다.

 

이들이 배제되면 우선 금주를 시키고, 저지방식이 및 비마약성 진통제 투여를 시도하며 동시에 환자로 하여금 복통에 대한 일지를 기록하도록 한다. 이에 반응이 없으면 약 8주간 위산 억제와 함께, 반드시 비장용성 피복 용제(non-enteric coated)의 고용량 췌효소를 투여한다.

 

여기에도 반응이 없으면 내시경적 치료를 시도하고 내시경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대상이 되지 않을 경우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수술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large duct disease (주췌관의 직경 6 mm<) 인지, small duct disease 인지를 구별하는 것이다. Large duct disease인 경우는 배액술(예를 들면 lateralpancreaticojejunostomy)을 시행하고, small duct disease인 경우는 췌절제술이 고려되어야 한다. 한편 small duct disease인 경우는 췌절제술 전에 신경 차단술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금주가 복통 완화에 과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관찰한 연구 결과들에서는 알코올이 복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주를 하면 췌외분비 및 췌내분비 부전이 악화되는 속도를 늦추는 등의 다른 이점들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환자에게 권유되어야 한다.

 

만성 췌장염에 의한 복통에 치료에 있어서 췌효소제가 사용되는 이론적 근거는 되먹임(feedback) 기전이다.27) 즉 생리적으로 식후에는 근위부 소장에 위치한 세포에서 cholecystokinin (CCK)-releasing factor (RF)가 유리된다. CCK-RF는 지방과 단백에 의해 자극되며, serine protease에 의해 파괴된다. CCK-RF는 십이지장에서 CCK의 분비를 자극하여 CCK를 전신 순환하게 한다. 결국 이 CCK에 의해 췌장 선방세포가 자극되고 췌장 효소가 생산된다. CCK-RF는 serine protease에 의해 파괴되고 그에 따라 CCK의 과도한 상승이 억제된다.

 

만성 췌장염 환자에서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serine protease가 감소하기 때문에 십이지장에 CCK-RF가 과다하게 존재하여, 혈청 CCK를 상승시켜 결국 췌장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되어 소췌관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또는 복통을 초래하게 된다. 만성 췌장염 환자에게 췌효소제를 경구 투여하면 십이지장에서 CCK-RF의 대사를 정상화시켜 혈청 CCK를 감소시키며, 혈청 CCK의 감소는 췌자극을 줄이고 복통을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시판되고 있는 췌효소제는 대부분 장용성 피복 용제이므로(췌외분비 부전의 치료 참조), 만성 췌장염에 의한 복통의 치료에 사용하고자 한다면 갈아서 쓰는 것을 고려하여야 한다. 복통의 치료에 필요한 췌효소제의 용량은 정당 25,000 USP unit의 protease를 함유하고 있는 췌효소제 4~8정을 하루에 4번 투여하여야 한다.

 

췌효소 치료에 반응이 좋은 경우는 여자이면서 췌외분비 부전이 심하지 않고, ERCP에서 췌관변화가 거의 없는 small duct disease 환자로 알려져 있으나, 췌효소제 투여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비침습적인 치료법이기 때문에 복통을 호소하는 모든 만성 췌장염 환자에서 일단 시도해 볼 수 있겠다.

 

췌효소제 투여가 복통을 완화시키지 못하면 H2-blocker나 proton pump inhibitor와 같은 위산 차단제의 투여를 고려하는데, 위산 차단은 위산에 의한 췌효소제의 파괴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십이지장의 pH를 상승시켜 췌장의 자극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만성 췌장염에 의한 복통의 치료에 있어서 위산 차단은 아직 그 효능이 검증되지는 않았으나 비교적 쉽고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합성 somatostatin인 octreotide는 췌액 분비를 감소시켜 췌관 또는 췌간질의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나, 그 효능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들이 엇갈리고 있다. 아울러 octreotide 피하 주사는 동통을 유발하고 값이 비싸기 때문에, 그 효능이 전향적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검증되기 전까지는 그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28~29)

 

만성 췌장염의 병에서 산소 유리기에 의한 손상이 주요 기전의 하나라는 가설하에 항산화제가 만성 췌장염에 의한 복통의 치료에 시도되었으나 만성 췌장염에 의한 복통의 치료에 있어 항산화제는 아직 표준 치료법으로 인정되지 않는다.30)

중요한 것은 환자의 복통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진통제 투여 후에는 자주 환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불충분한 경우에는 즉각 진통제의 종류를 바꾸거나 용량을 증량해 주어야 한다. Morphnie이나 pentazocine은 Oddi괄약근의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용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침습적 치료나 마약성 진통제 사용 이전에 우리나라에서 시행해 볼만한 내과적 약물 치료는 비마약성 진통제, tricyclic antidepressants, 위산 차단제, 췌효소제 및 camostat mesilate 등의 단독 및 병합 요법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31)

 

2. 췌외분비 부전의 치료

췌외분비 부전은 임상적으로 흡수장애로 나타나고, 이러한 흡수장애는 췌외분비 기능이 90% 이상 파괴되어야 나타난다. 지방질의 흡수장애가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의 흡수장애 보다 먼저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첫째, 단백질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단백분해 효소 외에도 위의 pepsin 또는 장점막의 단백분해 효소에 의해 분해되고, 탄수화물도 타액선이나 장점막의 탄수화물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이며, 둘째, 췌 lipase는 산이나 단백분해 효소에 의해 쉽게 파괴되기 때문이다.

 

지방변의 정의는 하루 100 g의 지방을 섭취하였을때 대변으로 지방이 7g 이상 배출되는 것으로서, 만성 췌장염 환자의 약 30%에서 뚜렷한 지방변을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대변으로 배출되는 지방의 양은 췌장 질환에 의한 경우가 다른 질환에 의한 경우보다 많다. 따라서 육안으로 식별할 만큼의 지방이 대변으로 배설된다는 것(30~40g/일)은 췌장 질환에 의한 지방변을 의미한다. 만성 췌장염 환자의 장관내 환경은 지방의 소화 및 흡수에 더욱 불리하게 되어 있다. 즉 췌외분비 기능의 저하에 따라 중탄산염의 분비도 감소하기 때문에 식후 약 2시간이 지나면 십이지장의 pH가 췌 lipase의 생존에 치명적인 4이하로 감소하며, 낮은 pH에서는 micelle 형성이 감소하고, 또한 micelle 형성에 필수적인 담즙산이 침전하게 된다. pH가 낮을 때 담즙산의 농도가 감소하는 현상은 위산 차단제등을 투여해서 pH를 증가시키면 가역적으로 다시 증가하게 된다.

식후 정상적으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lipase의 양은 300,000 IU이며, 약 5~10%의 lipase가 십이지장에 도달하면 지방변을 교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30,000 IU 이상의lipase를 투여하면 지방변을 교정할 수 있다.32~34) 만성 췌장염으로 진단 받은 환자들에게는 지방변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저지방 식이를 권장한다.35) 췌효소제의 투여가 필요한 경우는 30,000 IU 이상의 lipase를 함유한 췌효소제를 통상의 제형(tablet)으로 식사와 함께 투여함을 원칙으로 한다. 국내에는 없지만 pancreatin이라면 8 tablets를 2-4-2(식사 시작하면서 2알, 식사 중 4알, 식사 끝날 때 2알)로 반복한다. 캡슐형이나 장용성 피복 제형의 사용은 지양한다. 분말 제형으로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지방변을 호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통상적인 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H2-blocker나 proton pump inhibitor를 병용한다.33)

[출처: DiaTreat Vol.4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