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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소화기계 질환의 외과적 수술

노 성 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일반외과

Sung Hoon Noh, M. D.

Dept. of General Surgery, Severance Hospital,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최근 소화기계 외과수술에서의 술후 합병증과 사망률은 괄목할 만큼 감소하였다. 이는 수술 술기, 마취 기술, 그리고 술후 처치법 등의 발달에 기인한다. 일례로 식도암 수술의 연도별 술후 합병증과 사망률의 경우 1980년대에 37%이던 폐합병증 발생률이1990년대에는 20%로 감소하였으며, 술후 사망률도 16%에서 5% 미만으로 감소하였다. 이처럼 술후합병증이나 사망률이 감소한 이유는 수술에 대한 경험의 축적뿐 아니라 경막하 삽관을 통한 통증조절 등이 술후 합병증과 사망률 감소에 크게 기여하였기 때문이다.

 

 모든 수술의 기본요건은 안전성과 완치, 그리고 신체적 기능을 보존함으로써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안전성에 너무 치우치다 보면 완치가 어려워 재수술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완치에 치중하다 보면 수술후 합병증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신체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외과의사는 자신의 경험, 지식, 수술 술기의 수준과 병에 대한 이해, 환자의 전신상태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적절한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본 글에서는 소화기계 수술에 있어서의 최근 경향들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1. 수술전 준비

 수술전 준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위험군을 선별하여 발생 가능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환자의 과거력을 충분히 파악하고 수술전에 충분한 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분명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고령의 환자(나이 > 70세), 전신상태가 안 좋은 경우, 동반되어 있는 질환이 많은 경우에 수술에 따르는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의 경우 나이가 65세 이상이거나, 흡연력이나 폐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비만환자(체질량 지수, Body mass index ≥ 25kg/m2)에게는 폐기능검사를 시행하며 수술전에 폐활량계(spirometer)나 blowing bottle을 이용하여 심호흡을 하게 함으로써 술후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60세 이상,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환자, 비만한 사람 등 혈전색전증(thormboembolism)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 있어서는 antiembolic stocking을 착용토록 하고 있다. 그외 동반된 질환이 있을 때는 관련된 임상과뿐 아니라 마취과와 충분히 상의한 후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전에 유의해야 할 점은 환자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감이 형성될 수 있도록 수술전에 환자 및 보호자와 충분한 대화를 하고 설명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 수술전·후 처치

 소화기계 수술을 받는 환자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수술후 통증과 콧줄(비위관, nasogastric tube)이다. 일반적으로 상복부 수술이 하복부 수술에 비해 통증이 심하고 통증의 지속시간이 길다. 수술후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일정한 시간 간격에 따라 정맥 또는 근육 내로 진통제를 주사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인데, 이 경우 환자에 따라 통증의 정도 및 진통제 요구량에 대한 차이가 심하여 적절한 양의 진통제를 투여하기가 어렵다. 자가통증조절장치(Patient Controlled Anesthesia, PCA)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으로 통증감소에 필요한 진통제의 최소혈중농도를 적절히 유지시킬 수 있다. 환자는 통증이 적기 때문에 수술후 빠른 시간내에 보행을 할 수 있게 되고 객담배출을 쉽게 할 수 있어, 호흡기나 창상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소화기계 수술후 통증만큼 괴로운 것이 비위관(콧줄)을 끼고 있는 것이다. 비위관을 삽입하는 목적은 위장관 감압을 통해 수술후 오심, 구토, 복부팽만을 방지하고 문합부 누출 등의 합병증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위장관내의 가스와 분비액으로 인한 팽만으로 발생하는 수술시야의 장애를 제거함으로써 보다 나은 수술시야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비위관 삽입으로 인해 환자가 겪는 고통은 이물감, 인후부 염증, 오심, 구토 등이며, 이외에도 비강, 인후부, 식도 혹은 위 등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비위관을 삽입하지 않고, 흡인기에 연결된 19gauze 바늘을 이용하여 위 장관을 감압한 후 수술한 결과 좋은 수술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Fig. 1).

  

 

 또한 위절제를 시행한 119명의 위암환자를 대상으로 비위관을 삽입하지 않고 수술을 한 군과 비위관을 삽입하고 수술한 군을 비교한 결과 수술후 합병증은 두군간에 차이가 없었고(Table 1), 장운동 회복 및 음식물 섭취는 비위관을 삽입하지 않은 군에서 빨랐으며 입원기간도 짧았다(Table 2).

환자는 비위관을 삽입하지 않고 자가통증조절장치를 시행함으로써 소화기계 수술시의 통증과 비위관 삽입으로 인한 고통을 겪지 않게 되었다.

 

 

 

 

3. 수혈과 전기소작기

 수술시 출혈은 필연적인 일이며 출혈량이 많은 경우 수혈을 하게 된다. 수혈은 수술한 환자에서 면역학적 변화를 초래하여 합병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암수술을 한 환자의 재발율을 높이고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필자가 속한 병원 외과에서 위암환자로서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1,710명을 대상으로 수혈에 관해 조사하였다. 전체환자 중 44%인 757명의 환자가 수술도중 혹은 수술전·후 14일 이내에 수혈을 받았으며 56%의 환자는 수혈을 받지 않았다. 수술 후 재발율은 비수혈군에서 20.7%, 수혈군에서 32.8%로 비수혈군에 비해 수혈군에서 재발율이 높았다. 5년 생존율은 비수혈군에서 74.1%, 수혈군에서 55.3%였으며 수혈량이 많을수록 생존율이 감소하였다(Fig. 2). 병기에 따른 5년 생존율을 비교해보면 1기와 2기에서는 비수혈군(1기:92.7%, 2기:73.3%)이 수혈군(1기 : 88.9%, 2기 : 71.3%)에 비해 양호하였으나, 통계적인 의의는 없었다. 그러나 3기의 경우 비수혈군에서 53.3%, 수혈군에서 41.8%, 4기의 경우 비수혈군 21.5%, 수혈군 11.7%로 의의 있는 생존율의 차이가 있었다.

 

 

 

전기 소작기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하여 지혈을 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서 과거부터 외과 영역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기구이다(Fig. 3). 필자의 경우 수술할 때 출혈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조직박리와 림프절 절제를 포함한 수술의 전과정에서 이 기구를 이용하고 있다. 전기 소작기의 장점은 수술중 출혈이나 림프액 누출을 최소화하여 깨끗한 수술시야를 유지하고, 작은 혈관의 경우 혈관결찰을 하지 않음으로써 마취 및 수술시간을 단축시켜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의 수술후 회복기간과 입원기간을 최소화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기 소작기 사용시 혈관이나 장에 손상을 주는 경우, 수술후 며칠 뒤에 복강내 출혈이나 장천공에 의한 복막염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전기 소작기를 이용한 수술은 해부학적 구조에 능통하고 경험이 풍부한 외과의사에 의해 시행되어야 한다. 전기 소작기를 이용한 수술법은 수술시간 및 입원기간을 단축할 뿐 아니라 수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기법이다.

필자가 전기 소작기를 널리 사용하지 않았던 1995년과 최근 1년간을 비교해보면 위암수술의 경우 1995년도의 평균 수술시간은 4시간이었고 약 40%의 환자에서 수혈을 했던 것에 반해 최근의 수술시간은 평균 2시간 30분에 수혈은 10%이내의 환자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또한 수술일로부터 퇴원까지의 기간도 과거에는 평균 14일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10일 이내로 단축되었다.

 

4. 배액관

수술후 복강내의 장액이나 혈액을 배출하기 위해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이 배액관(드레인, drain)이다. 이는 복강내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장액이나 혈액을 제거하고 출혈이나 문합부 누출시 조기발견을 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어 왔다. 필자는 그간 개방성 배액관(open drain) 대신에 폐쇄형 배액관(closed drain)을 사용하였다.

폐쇄형 배액관은 창상 및 복강내 감염이 개방성 배액관보다 적고, 배출액으로 인한 환자의 불편감을 해소할 뿐 아니라 배출되는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배출된 체액을 수집하고 검사하는 것이 용이하여 수술후 합병증의 조기진단에 도움이 된다.

 

반면 배액관 사용에 따른 문제점도 많다. 배액관을 삽입할때 복강내 장기에 손상을 주거나 출혈을 유발할 수 있고, 제거시에 통증이나 출혈이 초래되기도 한다.

또한 폐합병증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복강내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출혈이나 문합부 누출 시 효과적으로 배액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삽입부에 상처가 남게 되며 장폐쇄증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필자는 2001년 2월부터 7월까지 위암으로 위절제를 시행한 17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향적 무작위연구를 시행한 바 배액관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9.5%의 합병증을 보인 반면 사용한 군에서는 14%의 합병증을 보여 배액관을 삽입한 환자에서 합병증이 높았다(Table 3). 이에 따라 필자의 경우 위절제술을 시행하는 환자들에서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고 있다.

 

 

 

5. 최소침습수술

최근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수술후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소침습수술은 조직손상을 최소화하고 술후 합병증을 줄임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킬뿐 아니라 수술부위의 상처가 적게 남는 장점이 있다.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이 1981년 프랑스의 Mourett에 의해 처음 성공적으로 시행된 이래 대장·직장 수술, 위 수술, 췌장 수술 등에서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 기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복강경 담낭수술의 경우 기존의 수술에 비해 환자의 회복이 빨라지고, 술후 통증이 적어 재원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향후 대장직장이나 위 등 다른 분야에서도 내시경이나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소화기계 수술에 있어 술후 합병증이나 사망률은 수술 술기, 마취 기술, 술후 처치법 등의 발달로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수술이 최선의 치료법으로 판단되는 경우 외과의사는 안전과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여 수술방법을 선택해야 하며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술 술기를 발전시켜야할 뿐 아니라 경막하 삽관을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비위관 삽관을 피하며 배액관 사용을 자제함으로써 통증과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전기소작기 등의 사용을 통해 불필요한 수혈을 억제함으로써 좋은 수술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

 

[출처 : DiaTreat Vol.1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