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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M&A, 사업다각화 등 난국 돌파할 묘책은?

위기 맞은 제약산업…돌파구를 찾는다<3>

M&A, 사업다각화 등 난국 돌파할 묘책은?


약가인하의 충격여파 후에는 업계 전반에 걸친 변화의 바람이 한 차례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생존의 기로에 선 기업들은 난국의 돌파구로 ‘기업간 합병’과 ‘타 분야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 등의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약가인하 돌파구 핫 키워드는 역시 ‘M&A’

약가인하 발표 후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제약기업간의 M&A다. 제약사간의 합병은 아니지만 최근 스팩기업과 제약사의 합병이 이뤄지는 등 M&A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약기업간 합병은 가까운 일본의 사례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2005년 4월 당시 일본 제약업계 3위인 야마노우치와 5위인 후지사와약품공업의 합병에서부터 시작된 상위 업체간 M&A는 같은 해 9월 2위인 산쿄와 6위인 다이이찌와의 합병으로 이어졌다.

또 2007년 2월에는 업계 8위인 미쯔비시웰파마와 10위의 다나베제약의 합병이 이뤄졌다. 당시 업계 1위 였던 다케다약품과 에지이 정도만이 M&A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M&A 열풍이 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선 약가인하 발표 후 기업인수목적회사(이하 스팩기업)과 제약사간의 합병사례가 잇따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웨일즈제약, 영풍제약 등이 스팩기업으로 흡수합병됐다.

에스비아이솔로몬스팩은 지난달 2일 의약품 제조업체인 한국웨일즈제약과의 흡수합병을 공시했다. 이는 스팩기업이 제약사를 흡수합병한 첫 사례다. 바로 다음날에는 키움스팩이 영풍제약을 흡수합병 했다.

스팩기업은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의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후 거래소에 상장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우량기업을 발굴해 합병한다. 이중 가치가 상승한 합병기업의 주식 처분을 통해 투자이익을 회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과의 M&A를 통한 파이프라인 확대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특히 매출손실로 R&D비용을 대폭 감축하는 상황에서 바이오 분야에만 전적으로 집중해 제품을 개발이 진행 중인 벤처기업의 경우, 상위제약사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합병대상일 수 있다는 것.

한 제약사 개발담당자는 “벤처기업이라는 점에서 M&A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면 기업을 선정해 투자하는 방식으로도 개발비용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건기식 등 분야 진출로 수익성 만회?

제약사의 본질은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지만 약가인하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화장품, 식품분야로 눈길을 돌리는 곳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약가인하 타격에서 벗어난 업체들 가운데는 음료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광동제약, 화장품사업으로 수출까지 활기를 띄고 있는 동성제약 등이 꼽히는 점에서 향후 이 분야로 진출하는 업체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 분야에서 매출호조를 기록하며 눈길을 끄는 기업으로는 국제약품도 들 수 있다. 국제약품은 캐나다 건강식품 판매 1위 기업인 ‘네츄럴 팩터스’와 건강기능식품 판매 계약을 체결한지 2개월 만에 1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 색조 브랜드인 ‘스틸라’를 2008년 5월 인수해 국내 독점 수입 판매권을 갖게 되면서 올 초까지 매출 80억 규모로 성장했다. 국제약품은 향후 주요 거점 백화점 매장들을 추가적으로 오픈해 매출 2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올해 들어서 건기식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홍삼과 비타민C를 한번에 섭취할 수 있는 ‘진세노펙트’에 이어 눈 건강기능식품 ‘트리플 루테인 골드’를 출시한 것.

그러나 화장품과 건기식의 경우 이미 상당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무턱대고 진출했다간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될 수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철저한 시장조사가 우선 진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처럼 음료시장을 장악한 사례는 특별한 케이스다. 의약품과 타 분야는 마케팅이나 유통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철저한 시장조사 없이는 성공이 희박하다”며 “업체들에게 좋은 돌파구가 될 수는 있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드리면 열리리라” 해외 수출로 개척 활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KHIDI 통계분석리포트’에 따르면, 2010년 제약산업의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MS:Market Share)은 미국 12.1%, 한국 0.4%로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제의약품은 영국과 미국이 9%대의 높은 점유율을 보였고, 중국, 일본 및 한국은 1% 내외로 상당히 낮았다.

또 원료의약품은 미국 17.3%, 중국 7.9% 순으로 중국의 원료의약품 수출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국내 의약품 수출지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관련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9월 의약품 수출 출하 지수는 258.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9% 증가해 전체 제조업 지수를 4.2%p 상회 했다.

9월 의약품 수출액은 1억 2755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7.7% 증가한 모습이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 중국 등으로의 진출을 준비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



주요 업체들의 내년도 해외 임상관련 상황을 살펴보면, 동아제약의 경우 내년에 ‘자이데나’의 미국 FDA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일양약품이 준비 중인 백혈병치료제 ‘라도티닙’은 기술수출을 계획 중이다.

현재 미국 FDA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품목도 있는데, LG생명과학의 성인용 서방형인성장호르몬제인 ‘SR-Hgh’과 한미약품의 개량신약 ‘에소메졸’이다.

또 중국시장으로는 천연물신약이 수출을 준비 중이다. 대표적인 품목은 동아제약의 ‘모티리톤’과 안국약품의 ‘시네츄라’다.

이처럼 약가인하로 인한 수익성 만회를 위해 제약업계는 다각도의 돌파구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사 임원은 “특히 수출의 경우 이제 막 노력의 결실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복지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더욱 야속하게 느껴진다”며 “내년부터 매출이 급감하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진통과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