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분야의 파괴적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변화된 의료환경에서 건보공단의 수가패러다임과 급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은 8일 ‘파괴적 혁신과 의료환경 변화’라는 주제로 제106차 금요조찬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인제대 보건대학원 배성윤 교수는 파괴적 혁신은 전 산업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보건의료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괴적 혁신이란 중앙화에서 탈중앙화로서 기술적 혁신과 함께 기술의 보편화와 저렴화로 인한 접근성이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배 교수는 설명했다.
보건의료분야에서의 파괴적 혁신은 진료분야이 탈중앙화로서 기존의 전문의 중심 진료에서 궁극적으로 환자 자가치료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또, 장소의 탈중앙화로서 병의원 중심에서 소비자 자택으로 변화되는 것으로 배 교수는 보고 있다.
그 결과 의료비는 저렴해지고, 접근성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배성윤 교수의 전망이다.
배 교수는 이런 변화되는 의료환경에서 보험자인 건보공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건보공단도 시스템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으며, 시스템 개혁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그리고 기술적 활용이 있어야 한다는 것.
배성윤 교수는 “건보공단은 공급자와 가입자 모두가 고객이기 때문에 그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우선 데이터를 활용해 건강관리서비스 개발 및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질환과 서비스 특성에 맞는 세분화된 수가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요양기관의 기능재정립과 의학적 근거수준에 따라 진료비 지불방식이 다양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또, “건강보험 급여체계의 혁신도 진행돼야 한다”며 “급여구조의 이원화 및 국민연금과 연계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기존 데이터마이닝에서 맞춤형건강관리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만성질환자의 처방-조제기록을 추적해 복약순응도 점수를 개발하고, 건강점수 산출, 위험등급 산정을 통해 고위험군을 집중관리해야 한다는 것.
수가패러다임의 전환 방안으로 연구중심병원, 질환전문센터, 전문병원, 일차의료기관 등 요양기관의 기능 재정립이 이뤄져야 한다.
그 이후 질병을 다루는 방식과 정밀도에 따라 자원과 절차, 수익모델을 가진 별도의 기관으로 분리해야 사업모델별로 적합한 지불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배 교수는 말했다.
또, 병원과 의원간 네트워크의 법인화를 허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총액계약제가 진료비 배분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의학적 근거 수준에 따라 지불방식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직관의학 분야에는 행위별 수가제와 성과보상(P4P), 경험의학 분야에서는 포괄수가제와 성과보상, 정밀의학 분야는 비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양광모 헬스로그 대표는 “보건의료 분야의 파괴적 변화는 진행중”이라며 “보건의료분야의 파괴적 혁신이 활성화 되기 위해선 수가문제 등 제반여건의 개선 및 기존의 완벽한 안전성 패러다임과 편리성과 효율성이라는 패러다임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이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정보 취득과 소셜미디어의 활용 더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보건의료분야 특성상 산업계 주도의 변화는 이윤창출에만 몰두하는 단기적인 부작용 우려도 있다”고 경계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관동대 명지병원 김현수 교수는 “보건의료분야의 파괴적 혁신의 진행에는 동의하지만 현행 의학교육과정을 바꾸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처럼 전문의가 되는 것이 당연한 나라에서 의사의 진료관행을 바꾸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며 “어쩌면 개원의의 관행보다 종합병원의 관행을 바꾸는 것이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