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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내시경’ 코로 들어가 뇌질환까지 살핀다

절개하지 않고도 우리 몸속을 보고 병변을 떼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내시경을 이용하는 것. 첨단과학의 산물, 내시경이 의료진 위주에서 환자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하는 쪽으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수면내시경에서 캡슐내시경, 나아가 코를 통해 위장과 뇌질환을 검사하는 새로운 내시경도 등장했다. 의료용 내시경이 활짝 열고 있는 질병 없는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내시경은 수술을 하지 않고 신체 내에 신축성 있는 긴 튜브를 넣어서 위나 식도 등 장기의 내면은 물론 흉강·복강·관절 등의 내부를 맨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의료기구를 말한다. 적용 장기에 따라 기관지경 후두경 비(鼻)경 식도경 위·대장경 자궁경 요도경 관절경 방광경 직장경 복강경 심장경 안와경 혈관경 등으로 구별된다.

명칭은 이렇듯 달라도 각각 그 부위의 상태를 관찰하고 동시에 이상 조직의 절제와 분비물 채취까지 하면서 각종 질병의 발견·처치에 도움을 주는 원리는 같다. 최근에는 유리섬유를 이용한 파이버스코프를 활용해 관찰과 동시에 사진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고주파 전류로 폴립을 절제하거나 레이저 광선으로 이상 조직을 지지는 치료까지 가능해졌다.

몸속의 장기를 관찰하는 내시경의 주요 부분은 광파이버, 즉 광섬유다. 여기에는 수만 다발의 가는 석영 유리 섬유가 묶여 있고, 이 섬유들을 차례로 전반사하면서 나아간다. 이 빛은 밖으로 새지 않으며 관이 어느 정도 구부러져도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고안돼 있다.

내시경의 관 속에는 광섬유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갖가지 도구를 내장시킬 수 있다. 따라서 환부조직을 채취하거나 점막에 생긴 작은 혹을 제거하는 일도 검사와 동시에 이뤄진다. 이를 위해 관의 맨 끝에 부착한 원격카메라를 통해 찍은 장기내부영상을 컴퓨터로 해석하는 전자내시경이나, 초음파 진단 장치를 부착한 초음파내시경도 개발돼 있다.

굵기는 지름 1∼2㎜ 정도밖에 안되는 혈관내시경을 비롯해 미세 가위나 레이저 또는 전기소작기 등의 치료도구를 넣을 수 있는 12㎜ 두께까지 다양하다. 최근 건국대병원이 새로 선보인, 콧속으로 삽입하는 위내시경의 지름은 4.9㎜ 짜리다.

내시경은 치료용으로도 쓰임새가 폭넓다. 현재 거의 전 진료과목에 걸쳐 내시경 수술이 사용되고 있을 정도. 예컨대 신경외과 영역에서는 코를 통한 뇌기저부 뇌하수체 이상 조직 절제 등 뇌종양 수술과 척추디스크질환 치료에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흉부외과에선 교감신경 절제술을 통한 다한증 치료를 포함해 심장판막성형술, 흉막협착술, 폐기흉 등에 대한 폐수술까지 이뤄진다.

또 정형외과 분야에서는 목 어깨 손목 엉치 무릎 발목 부위에 발생한 각종 관절질환을 관절경으로 치료하고 있고, 이비인후과에선 비중격만곡증수술을 비롯해 축농증, 인·후두·성대·편도선 등의 호흡기 및 기관지질환 제거 수술을 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산부인과 분야에선 자궁과 난소 등 골반내 장기에 생긴 부인병들을 바로잡는데 내시경(자궁경, 골반경, 복강경)을 활발하게 쓰고 있다.

이밖에 일반외과 분야에선 담석증, 갑상선결절, 유방암, 대장용종, 급성맹장염, 탈장 등을 치료하고 있고 비뇨기과에선 방광 및 요도에 생긴 결석은 물론 요실금 및 고환·신장 복원 수술을 내시경(요도경, 방광경)을 통해 시술하고 있다. 성형외과에선 유방확대수술이나 이마주름제거수술을, 안과에선 망막질환과 눈물흘림증을 치료하는데 내시경이 활용된다.

내시경 수술은 무엇보다 피부 절개에 의한 출혈과 통증, 합병증이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또 회복이 빨라 입원기간이 짧고,일상 생활로의 복귀도 그만큼 빠르다. 확실한 진단과 동시에 절제수술까지 가능해 불필요한 개복 수술을 줄일 수 있고, 치료 후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미용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도 내시경 수술의 이점으로 꼽힌다.<도움말:민영일(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변정식(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권혁남(삼성서울병원 의공기술실장)>

메디포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전문기자(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