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로 여름 바캉스를 다녀온 주부 김모(36)씨는 검게 그을린 얼굴에 오이팩을 했다가 낭패를 봤다. 햇볕에 탄 피부에 오이가 좋다는 주변 얘기를 듣고 오이를 썰어 얼굴에 붙였으나 얼마되지 않아 피부가 울긋불긋해지는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여름철 강한 햇빛에 혹사당하고 가을 바람에 건조해지기 시작한 피부 관리를 위해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천연팩이 인기다. 하지만 화학 성분이 없어 화장품보다 안전하고 효과만점일 것 같은 천연팩도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강한피부과 강진수 박사는 “천연팩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며 “수분 공급 효과는 뛰어나지만 재료에 따라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예민한 피부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는 최근 셀프 천연팩을 했다가 문제가 생겨 피부과를 찾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천연팩 재료는 자체 독성을 갖고 있거나 납 농약 등에 오염돼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팩을 하기 전 먼저 팔목이나 허벅지 안쪽을 놓고 자극성 테스트를 한 후 이상이 없을 경우 얼굴에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테스트를 할 때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가려워지면 바로 깨끗한 물로 닦아낸 후 팩 사용을 중단하는 게 좋다. 혹시라도 테스트 없이 그냥 얼굴에 팩을 했을 경우 얼굴이 화끈거리고 따갑다면 바로 미지근한 물로 씻어내야 한다. 민감한 피부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함부로 천연팩을 해선 안된다.
감자 팩의 경우 감자 싹이 난 부분에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싹 없는 부분만 재료로 사용해야 한다. 오이는 쓴맛이 강한 꼭지 부분에 피부 진정 효과를 내는 비타민C가 특히 많은데, 오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팩 사용을 절대 피해야 한다. 기미 잡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키위 팩의 경우 키위 씨가 피부 자극을 줄 수 있어 너무 자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1주일에 한번 정도가 적당하다. 얼굴에 거즈를 덮은 후 팩을 바르면 닦아내기도 편리하고 피부 자극을 줄일 수 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