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우 한국제약협회 전무
국내 제약업계는 환경 친화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개발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목표를 갖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나 제약기업들의 매출 이익률이 낮아 연구개발 투자비를 지속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것이 연구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 되고있다.
우리나라 10대 제약사들의 평균 매출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이 5∼6%인데 비해 화이자 등 10대 다국적 제약사의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15∼20%에 이르고 있으며, 매출이익율도 국내 기업들이 5~10%인데 비해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20∼3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의 이익률이 좋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이유 중 하나는 규제 위주의 약가정책 때문이며, 제약기업들의 신약개발 여력은 이익에서 나오는데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의 이익률이 약가규제로 인해 다국적 제약사 들에 비해 낮고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매출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도 낮을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부는 1977년 의료보험 도입 이후 12년만인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으로 확대 발전시키면서 약가를 규제하고 있으며, 의약품 실거래가 사후관리를 1년에 4회(일본은 2년에 1회) 실시하여 약가를 내리고 있고 3년에 한번 약가재평가를 통해 약가를 인하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한 고가약이나 신약에 대해서는 급여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퍼스트제네릭 제품의 약가를 오리지널제품 약가의 90%까지 인정하던 것을 80%로 인하하여 인정하는등 약가인하를 위한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중에 있다.
이에 비해 미국, 일본 등 신약 선진국들은 신약개발 여력을 높이는 약가정책을 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으며, 이는 제약산업이 앞으로 다가올 국제적인 환경문제에 가장 적합한 산업이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서 후발국들이 따라오기 힘들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가장 적합한 산업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신약에 대해 유연한 약가제도를 시행하면서 자국 제약사의 이익률을 높여 신약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세계 의약품시장에 가장 많은 신약을 출시하고 있다.
또 일본은 약가규제 완화를 장기과제로 검토 중인데, 이는 의약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약가를 싸게 묶어 왔지만 이같은 규제가 일본 제약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세계 10번째로 신약을 개발한 우리나라가 신약선진국의 문턱에서 실패한 국가의 사례로 연구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10년이나 20년후 신약선진국인 일본의 성공사례에 대비되는 실패사례로 비교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유연한 약가정책을 통해 전략적으로 신약개발 지원에 나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