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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료의 힘보다 강력했던 ‘NO스트레스’의 힘

진료실에서는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라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현대인 중 한 명으로 살아가는 만큼 아주 사소한 스트레스라도 함께하지 않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때문에 좀처럼 신뢰하고 실천하기 힘들었던 처방이라고 생각해왔던 기자가 그간의 인식을 확 바꾸게 했던 계기가 있었다.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출산율로, 지난 해 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에 달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최근들어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한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간절히 원함에도 불구하고 아기 천사가 찾아오지 않는 부부도 많다. 

특히 난임 부부 사이에서는 조기 유산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난임 기간이 더 큰 상처로 남는 이유 중 하나다. 

기자에게도 아기천사를 맞이하기 위해 수 년 동안 마음을 앓았던 지인 부부가 있었다. 밥 먹듯이 다녔던 난임병원도 뒤로 하고 한 순간 주변과의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렸던 그들은, 올해 초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건강한 공주님과 함께 조리원에서 퇴소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100일의 기적이라 했던가. 출산 후 처음으로 아이가 통잠에 빠져든 날 부부는 기자에게 이렇게 전했다.

“맨날 다음에는 건강한 아이가 찾아올 거라고 하는 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왔어. 무슨 말을 들어도 좋은 말로 들리지 않는 지경까지 가더라. 너무 힘들어서 다 내려놓고 ‘그냥 둘이서만 잘 살자’는 마음으로 동반퇴사하고 그냥 놀러다녔는데 나도 모르는 새에 안정기더라고.”

그간의 불신을 한번에 잠재워주는 말이었다. 그들 역시 먼저 임신한 선배들이 ‘마음을 내려놔야 한다.’는 말들에 대해 쉽게 실천하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 효과에 대해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NO스트레스의 효과는 난임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두통과 소화불량 등을 달고 살던 수험생이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말끔히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들린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자체가 모든 질병이나 질환을 치료해주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몸에 안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혹여 스트레스로 둘러쌓여 힘이 들 때면,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무쪼록 이 시간에도 아기천사를 간절히 원하며 마음 졸이는 난임부부에게 삼신께서 다녀가길 감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