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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려운 2023년 전망, 개원하는 의사들이 꼭 알아야 할 것

개원을 위한 알짜 정보 ⑦ 병원 경영 편 - 아라메디컬 윤성민 대표


2023년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해 2.6%보다 낮은 1.7%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고, 각종 금리와 함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축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병원 개원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한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에 따르면, 2021년에는 4169개의 요양기관(치과의원, 한의원, 약국 등 포함)이 개업을 했고, 3872개의 기관이 폐업을 했다. 개업하는 요양기관만큼 폐업하는 요양기관이 생긴다는 것은 경영이 쉽지 않으며, 개원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아라메디컬그룹 윤성민 대표는 병원 컨설팅 17년 경력의 전문가다. 그는 개원은 하나의 창업과 같으며, 개원하는 의사는 경영자의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개원이 예전만큼 쉽지 않아졌기 때문에, 병원에 경쟁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2023년 개원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Q, 2023년 개원 환경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언론이라든지 모든 지표에서 불경기가 왔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피부과라든지 치과의 비급여 지표들을 보면 매출이 20% 줄었습니다. 모든 자산들의 가격이 폭락하고 이자가 올라가 쓸 돈이 부족해지니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올해까지는 바로 나아질 현상으로 보이진 않고, 그런 상황에서 개원을 해야하는 것이 정확한 현재 상황입니다. 비급여 진료과 원장님들에게 적어도 20~30%는 매출이 생기지 않아, 병원을 개원하고 자리 잡기까지 속도가 더 걸리는 것을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치과와 한의원을 포함해 3000개 정도 개원을 합니다. 경기가 안 좋아도 개별적으로 개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개원을 미룰 수 있는 20~30%는 경기를 보고 개원을 미루겠지만 나머지 70% 정도 원장님들은 개원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개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커리어맵에서 2023년에 개원을 하겠다고 그림을 그린 원장님들이 있을 것입니다. 봉직의로 오래 근무할 수도 있지만 봉직의에서 나와야 되는 시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개원을 결정했으면 환경을 미리 잘 파악하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비해서 준비를 좀 더 잘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Q. 올해 불경기가 예상됩니다. 개원할 때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개원할 때 준비해야 할 것들 중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게 재무적 관점입니다. 개원을 할 때 자금이 넉넉한 상태에서 개원을 하는 원장님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원장님들은 닥터론 신용대출을 받거나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대출을 받아서 개원 비용을 준비합니다.

개원에 들어가는 비용의 비율을 나눠 보면, 병원 입지를 잡고 내는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인테리어 비용은 요새 경비가 많이 올라 평당 200만원에 100평으로만 계산해도 2억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또 의료용 장비를 살 때도 지금 8~18%까지 리스 금융이 올라가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최저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던 신용대출 금리도 오르는 등, 초반에 부담하는 재무적 리스크가 더 커진 상태입니다.

병원들은 이제 보통 개원을 하고 보통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손익 분기점을 넘겨 자리를 잡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보통 3개월의 운영비로서 여유 비용을 놓고 개원을 준비하는 것이죠. 운영비는 매달 지출되는 직원 인건비부터 월세, 각종 금융비 등 고정 비용과 함께 마케팅 같은 변동 비용을 합쳐 계산합니다.

하지만 경기가 안 좋아지면 병원이 자리 잡는 속도가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6개월 정도는 생각해야 합니다. 여유 비용을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으니 다른 곳에서도 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항목으로는 장비비,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이 있습니다. 정말 필요한 장비를 단계적으로 산다든지, 인원도 최소부터 해서 조금씩 늘린다던지 하는 것입니다.

리스크는 처음부터 오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버틸만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집니다. 만약 환자가 계속 오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 늦어질수록 점점 불안해지고, 결국에는 다시 돈을 빌려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급하게 돈을 확보하려다 보면 2금융권을 갈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높은 금리로 인해 재정적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Q. 재무적 관점을 갖추는 것 외에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재무적 관점을 갖고 길게 보고 여유 자금을 확보하고 개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좀 더 열심히 해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속도를 증가시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예전보다 개원에 대한 준비를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좀 더 좋은 병원, 가치 있는 병원,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병원’으로 만드는 노력을 더 해야 되는 시점입니다.

우리나라 의료가 지금까지는 엄청난 경쟁에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급-수요에서 인구 감소로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이고, 이로 인해 경쟁이 늘고 있는데 특히 불경기 때는 소비자들이 선택을 덜 하다 보니 더욱 경쟁이 심해질 것입니다.

경쟁을 해야 된다는 것은 다시 말해 경쟁력을 가져야된다는 것이고, 이제는 내가 어떤 경쟁력을 가질까에 대한 고민을 개원할 때 꼭 하셔야 됩니다. 준비를 보다 체계적으로 잘할수록 병원을 더 빨리 안정화시키고 수익화시키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원은 창업과 같습니다. 하나의 창업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열정과 모든 것을 넣어 사업을 키운다는 마음으로 해야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준비해야 될 게 되게 많습니다. 지금부터 경영의 요소 4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Q. 개원 시 꼭 알아야 할 경영의 요소 4가지는 무엇인가요?

경영 요소 첫 번째는 상품입니다. 병원의 상품이자 본질은 치료이고, 이를 위해 다양한 고민과 함께 공부를 해야 합니다. 소비자에게 내가 좀 더 차별화된 치료를 해주기 위해서 무엇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의사들이 예전에는 라이센스를 따고 시장에 나오면 어느 정도 다 자리 잡을 수 있고 고객이 생각하는 니즈를 충족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고객의 니즈가 달라졌고 치료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치료는 환자를 만나는 순간부터 치료입니다. 환자랑 어떤 대화를 하고, 환자를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신뢰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사실 소비자들의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한 데이터에서는 응답자의 37% 정도만 의사를 신뢰한다고 답할 정도로 신뢰하고 있지 않은 소비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신뢰를 만들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어떤 서비스 마인드를 갖고 어떻게 라포를 쌓을 것인지가 다 치료에 연관돼 있습니다. 특히 지역 개원 시장은 3차 병원과 차이가 큽니다. 3차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거나 할 정도의 필요도만큼 1차 병원에 대한 필요도가 높진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이 치료 영역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마케팅입니다. 고객 가치를 만드는 것을 마케팅이라고 부르는데, 의사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소비자와 전문성 있게 소통을 하는 등의 콘텐츠는 반드시 본인이 참여해야 하고, 마케팅 회사에서 만들어줄 수 없습니다. 저는 의사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이런 부분들이 소비자에게 어필이 되고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케팅 회사에서 작성하는 모든 포스트가 병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도 스마트하기 때문에, 정말 전문성을 가진 의사인지 진실된 의사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직접 우리 병원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하나의 창업자이자 경영자로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인사 잘하는 병원’처럼, 우리 병원의 각 요소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의 부분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가치를 부여하는 병원을 만들어야겠다. 그게 사실 가장 중요한 마케팅이 되는 것입니다.

마케팅요소에서 CRM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결국 병원의 핵심은 ‘소개 고객이 창출되느냐’입니다. 개원하고 환자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 적은 환자에게 최선을 다했을 때 만족을 하면 소개 고객이 창출됩니다. 결국 소개 고객이 창출되면 속도의 문제이긴 하지만 병원은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우리 병원이 소개를 받아낼 만큼의 준비가 잘 돼 있느냐, 시스템도 잘 돼 있고 좋은 가치를 주고 있느냐가 마케팅의 본질입니다. 그게 잘 돼 있으면 사실 개원할 때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인사(HR)입니다. 병원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사람입니다. 병원은 모든 고객을 접점에서 만나게 되고, HR 요소가 개원을 성공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 가치를 잘 실현할 수 있는 직원을 뽑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좋은 직원을 찾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입니다. HR은 지역사회에서 빠른 속도로 병원을 안정화시키고 성장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좋은 직원을 뽑기 위해서는 반대로 직원 관점에서는 어떤 병원에서 일하고 싶을까를 생각해보고, 어떻게 직원들을 동기부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재무적 요소입니다. 재무적 요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손익 분기를 넘길 수 있고 어떻게 매출을 내고 어떤 가격을 설정할지에 대해 따져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작성하지 않고 개원하는 원장님들도 많습니다.

개원은 사실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일할 수 있는 시간과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 수가 정해져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환자를 치료하는 객 단가로 월 매출을 어느 정도 만들어낼지를 계산할 수가 있고, 이것이 월별로 어느 정도 되는지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월별로 우리 상품의 가격을 설정한 다음에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지를 잡아보면, 그것이 목표가 되는 것입니다. 목표가 있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Q. 이 네 가지 요소를 통합한다면 무엇인가요?
 
결국 이 네 가지 요소는 모두 연결돼 있고,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은 ‘비전’입니다. 원장님들은 어떤 병원을 만들지 비전을 명확하게 작성해봐야 합니다. 개원하는 원장님들께 딱 한 가지 뭘 해야되는지 말씀드려야 한다면 비전을 명확하게 만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비전은 아까 말한 네 가지 요소(상품, 마케팅, 인사, 재무적 요소)가 묶여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전략이라고 합니다. 내가 어떤 병원을 만들지 비전을 수립해야 어떤 직원을 뽑을지, 어떤 마케팅을 할지, 자원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다 결정될 수 있습니다.

원장님들이 대부분 개원한다 하면 입지라든지 장비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이 부분이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니지만 먼저 해야될 부분들이 형성되면 나머지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될 것입니다.

개원하는 원장님들은 이제 경영자가 되는 것입니다. 경영자가 중요한 요소에 신경쓰지 않고 주변의 가지 같은 데 신경쓰다 보면 큰 걸 놓치는 경우가 많고, 실패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네 가지 요소에 대해서 잘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먼저 만들고, 나머지 요소는 전문가 도움을 받으면서 해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개원하는 의사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사실 원장님들이 그동안 경영자로 살아온 것이 아닙니다.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급여를 받던 사람이 급여를 주는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고, 완전히 다른 삶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뀐 환경에 대해 이해를 못 하거나 힘들어하고, 무너지기도 합니다.

최근에 만나 개원한 원장님은 의대 생활도 힘들었지만 이겨냈듯이 개원도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왜 힘드냐면 퇴근이 없기 때문입니다. 집에 가서도, 자다가도 고민을 해야 되고 꿈에 나타나서 깬다고 합니다.

그 스트레스와 압박이 개원하고 2년 정도는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마음이 사실 경영자 철학이라고 봅니다. 경영자가 그런 마인드가 없으면 창업을 하기 어렵고, 그걸 이기고 갈 마음을 가져야 됩니다. 스트레스와 압박이 오는 것은 잘 되는 병원도 똑같고, 안 되면 더 할 것입니다. 그것을 이겨낼 준비를 정말 독하게 하고 개원을 해야 됩니다.

본인이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에 부딪힐 때, 전문가의 자문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장님들이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 이유는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부재하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본인의 단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문가에게 실수를 줄이기 위한 자문을 구하는 것이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실수를 안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좋은 전문가를 만나야 되고, 좋은 멘토를 만나야 됩니다. 주위에서 좋은 멘토나 좋은 선배를 잘 찾아서 의견을 나누고, 잘못된 결정을 하는 리스크를 줄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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