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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찬반 갈리는 백신접종증명서 도입, 글로벌 불평등 심화 우려도

경제 활성화(찬성) VS 백신 장기효능 근거 없어(반대)
최은경 교수 “프라이버시 침해 최소화, 불평등 완화 방안 고려해야”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서 위변조 우려나 여러 쟁점들이 산적한 가운데, 백신접종증명서 도입으로 글로벌 불평등 문제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경북의대 의학교육센터 최은경 교수는 29일 ‘미래 사회 준비를 위한 의료윤리’라는 주제로 키메디를 통해 개최된 한국의료윤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백신접종증명서의 윤리적 쟁점과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이스라엘을 필두로 미국, 영국, 덴마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서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현재 예방접종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접종증명서 도입을 두고 찬반논란도 있는 상태.

대체로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은 백신접종증명서를 도입함으로서 ▲이동의 자유를 최소한으로 침해하고 ▲감염에 취약한 인구를 도울 수 있으며 ▲백신이라는 공공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이 있다.

반면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전파를 방지할 것이라는 근거가 아직 없고 ▲단일한 백신 배포 가이드라인이 없으며 ▲백신 효능 유지 기한을 알지 못하고 ▲백신 접종이 제한적일 때 접근이 빨랐던 이들을 우선순위화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백신 접근성이 낮은 인구 집단을 주변화하고 차별화할 수 있다는 등의 반대 의견도 있다.

특히 최 교수는 백신접종증명서를 도입함으로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 중에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글로벌 불평등 문제에 주목했다.

최 교수는 “백신접종증명서는 상호운영 가능한 기술이면서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정보를 담아야하는데, 이들 정보를 담는 순간 데이터를 담는 민간기업이 핵심 의료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다”며 “특히 백신 접종 후 효과 및 부작용 모니터링까지 이어진다면 더 많은 개인정보와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의 예외가 되는 의학적 사유 등이 원치 않게 밝혀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바람직하게 백신접종기관에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접종증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백신접종증명서 도입으로 인해 오히려 더 소위 저개발국가들과 선진국들 간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고, 나아가 전 세계 코로나 판데믹 종결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최 교수는 “현재 전 세계 백신 중 0.1%만 저개발 국가에 집중되고 있는데, 만약 백신을 공평하게 나누려는 노력이 저해된다면 앞으로 더 백신 수혜 격차는 커질 수 있다”며 “백신 여권은 실질적으로 저개발국가인들이 재화와 용역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교수는 “백신접종증명서는 공중보건 상의 목표보다 이동의 자유와 경제적 이득이 먼저 고려된 것”이라며 “과학적 효과는 좀 더 분명한 근거가 필요하며 프라이버시 침해 최소화, 불평등 완화 또는 접종증명의 제한적 사용 등을 고려해야 하며, 글로벌 불평등을 강화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