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부작용과 수급 문제 등으로 국내 접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어떤 형태로든 백신 교차접종은 불가피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향균요법학회·대한감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 공급 부족 등으로 접종에 차질이 생겼을 때 교차접종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려의대 최원석 교수는 “결국 부스터 접종(추가접종)은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교차접종은 불가피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교차접종에 대한 부분은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봐야 하겠지만, 현재 상태처럼 백신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면 교차접종은 가능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천의대 정재훈 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교차접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 같고, 부스터 접종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고 해야 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정책적인 차원에서 교차접종에 대한 연구나 고려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필수적인 사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 각국에서 AZ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에게서 DIC(파종혈관내응고)와 CVST(뇌정맥동혈전증)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각국 정부는 접종 중단 결정을 내리고 있는 상황. 특히 유럽의약품청(EMA)도 AZ백신이 혈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우리 방역당국도 8일부터 특수학교 종사자 및 보건교사, 어린이집 교직원 및 간호인력에 대한 접종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또 이미 백신을 접종받고 있었던 60세 미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접종이 중단됐다.
2분기 전체 접종 대상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인 770만명에 대해 AZ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었던 와중에 접종 보류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 국면과 맞물리면서 자칫 방역체계와 접종계획이 함께 흔들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정부는 교차접종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지 이틀만에 입장을 바꿔 교차접종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김기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AZ백신) 접종 보류는 한시적 상황으로, 현재 2차 접종까지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국내외 사례나 연구결과, 문헌 등을 토대로 교차접종을 포함한 2차 접종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Z백신 접종 재개 여부는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거쳐 11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