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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온몸을 던져 회원들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제41대 의협회장 이필수 당선인 인터뷰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는 역사상 처음으로 결선투표제가 도입돼 시작부터 주목도가 높았다. 1·2차 선거 모두 지난 제40대 선거에 비해 많은 회원들이 투표에 참여해, 이러한 관심을 증명했다. 이필수 당선인은 1차 투표에서 임현택 후보에게 700여표 차로 졌지만, 결선에서는 1200여표 차로 이기는 역전극을 펼쳤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29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을 이겨낸 이 당선인에게 소감과 각오를 비롯, 주요 공약 및 산적해 있는 의료현안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주]


◇회원들이 당선인을 차기 의협회장으로 선택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의협 회장 선거에 앞서 지난 해 12월 의협신문에서 신년특집으로 선거관련 대회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결과 응답자 중 53.6%(1위)가 의협 회장으로 ‘협상가’ 타입을 꼽았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계속 돼온 ‘의협의 투쟁 방식에 대한 회원들의 부정적 평가와 더불어 향후 의협의 회무가 변화돼야 된다’는 뜻이 담긴 조사결과였다고 본다.


특히 지난해 의료 4대악법 저지 투쟁 이후 회원들의 투쟁에 대한 피로도가 심해 제41대 의협회장은 지난 해 투쟁의 성과를 따낼 합리적 협상가를 차기 의협 회장 자격으로 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회원들의 설문조사 결과에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저라고 판단하시고 선택해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선거에 출마하며 여러 공약을 제시했다. 이중 가장 먼저 이행할 공약을 꼽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의협 회장 선거 과정에 제시한 12개 공약 중 현 시점에 가장 시급한 공약은 ‘회원 보호’에 관한 공약의 이행이다. 첫 번째 공약이기도 한 ‘회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회’를 이행하는 것으로 시작하겠다.


현 시점에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은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의사면허 결격사유를 확대’하는 의료법개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대 교통사고만으로도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이 법안은 면허취소도 문제지만 면허취소 사유가 아닌 사소한 문제만 발생해도 각종 브로커들이 개입해 의사 회원들을 협박하고 합의를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부 ‘강도·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까지도 보호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다만 이 법안으로 인해 실제 환자의 피해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법안은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는 후보자 시절에도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이후 법사위 통과를 막기 위해 공식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총력을 다해 뛰었다. 이제 당선인의 자격으로 국회를 직접 찾아가서 이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잘 설명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선량한 다수 회원들에게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회원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들의 운영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정부와 국회에 제시하고 돕도록 하겠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 등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심각한 진료과를 중심으로 매출 감소를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해 지금의 위기가 오히려 반전이 되도록 하겠다.


◇당선 소감에서 이번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다른 다섯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의협 발전의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 중 활용하려고 생각한 공약은.


임현택: 변협을 능가하는 전문가 단체로서의 의협, 의사들이 전문가로서 누구에게나 제대로 대접받고 존경받게 만들겠다.
유태욱: 의사연금제도 도입, 의협공제회 사업 다변화, 닥터 신용협동조합 설립
박홍준: 의료계 내부 소통 강화·화합을 위해서는 의협 AI 신문고 개설, 의료환경 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미래의료연구단 신설
이동욱: 의료인력의 해외진출을 위해 주요선진국과 면허 상호 인증제 추진
김동석: 한방보험 사용자는 의료보험 특약으로 가입하도록 건강보험에서 한방분리


◇의사면허 박탈법, 2022년 유형별 수가협상 등 당선 및 취임 직후부터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특히 의사면허 박탈법의 경우 후보시절 개정안 통과시 투쟁에 나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는지.


우선 용어부터 순화해서 쓰면 좋겠다. 앞으로는 ‘의사면허 박탈법’ 대신 ‘의사면허결격사유확대법’, 약칭 ‘면결확대법’으로 명명해 주시기 당부드린다.


면결확대법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선량한 다수 회원들에게 큰 고통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이기 때문에 합리적 대안을 가지고 적극 대응해 선량한 다수의 회원들에게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


의협은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일부 ‘강도·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에 대해서 면허를 보호해야 된다는 뜻은 전혀 없음을 다시 한 번 명확히 밝혀 둔다.


2022년 유형별 수가협상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심각한 매출 감소가 발생돼 힘든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등 일부 과목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준비하겠다.


수가협상의 경우 수가협상단장의 역량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29일부터 시작되는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직 인수위원회’와 현 의협 집행부 간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훌륭한 분을 단장으로 선임해 협상에 임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의정협의체는 기존 범투위를 통해 이뤄질 것인지, 혹은 새 위원회로 만들어 추진할 것인지.


대한의사협회-더불어민주당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의‧여합의서) 제1조에 따르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며,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하기로 한다. 또한,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동시에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합의문”(의‧정합의문)에 따르면 제2조에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전공의 수련환경의 실질적 개선, 건정심 구조 개선 논의,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등 주요 의료현안을 의제로 하는 의정협의체를 구성한다. 보건복지부는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보건의료발전계획에 적극 반영하고 실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의정협의체는 단지 공공의대 설립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의료계의 중대 사안에 대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정협의체 운영에 관해서는 29일부터 활동이 시작되는 인수위에서 ‘기존 범투위’에서 일부 위원을 교체해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 여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 결정하도록 하겠다.


◇집행부 인선과 관련해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과거 사례를 보면 논공행상에 치우쳐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쓰지 못한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임원을 공개 채용할 생각은 없는지.


제41대 의협 집행부의 인사 원칙은 “화합, 헌신, 능력, 공정, 자율”의 다섯가지 원칙을 가지고 인선을 하고자 한다.


①화합: 각 직역과 단체로 분열된 의협의 모습으로는 어떠한 일도 추진할 수 없다. 개원가, 대학, 봉직의, 수련의 등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의협의 특성을 잘 감안해 서로 화합할 수 있는 최상의 팀을 꾸리겠다.


②헌신: 의료계 일을 하다가 “이러려고 내가 이 일을 맡았나”라는 자조 섞인 말들을 하는 경우를 더러 보았다. 의협 일이란 게 ‘잘해도 욕먹는 일’이라는 인식이 많다. 그렇기에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위하기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의료계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의협 상임진에 들어와야만 된다.


③능력: 지금 의료계는 인구고령화와 저출산, 4차산업혁명, AI 활성화 등 급변하는 시대 속에 다양한 보건의료 아젠다에 대응해야만 하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맞게 역량 있는 인재를 두루 발탁해서 상임진을 꾸리도록 하겠다.


④공정: 의협회장 선거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 분들만으로 의협을 이끌고 가기는 불가능하다. 이제 13만 의사 모두의 의협이 되려면 공정한 인선 기준에 따라 임원을 선임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량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보은인사, 코드인사 등으로 회원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⑤자율: 의협 임원은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다. 복잡하고도 다양한 보건의료환경 속에 의협회장이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각자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직을 맡았다면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 받고 자율적으로 회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


임원 공개채용도 필요하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구체적인 것은 인수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


◇최근 대학병원협의회가 발족했다. 해당 협의회에선 의사인력 확대, 원격의료 등에 대한 발언이 있었고, 대학병원협의회와 병협의 스탠스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병협, 대학병원협의회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나가실 건지 설명 부탁드린다.


국립·사립 대학병원간 교육·연구·진료 협력강화 및 국민 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을 목적으로 표방하는 ‘대한대학병원협의회’(초대회장 김연수 서울대병원장)가 지난 3월 19일 창립 이사회를 거쳐 정식 발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협의회는 의사인력 확대, 원격의료 등 의협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단지 대학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령화와 저출산, 4차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의료환경 변화 속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자원관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우리보다 먼저 인구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급증하는 의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대신 1차 의료기관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보건의료정책의 기본 방향이 설정돼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상황을 바탕으로 의료계 각 직역과 단체가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를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 이를 위해 자주 만나겠다.


◇결선 투표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졌고 경고, 주의 등 조치도 나왔다. SNS 등에서 지지자간 다툼도 있었다. 취임 직후 회원 분열 통합과 화합을 위한 노력이 급선무로 보이는데, 이에 관련한 방안은.


당선인으로서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설령 우리의 노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 된다 할지라도 의료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각 선거캠프에서도 유능한 인재들을 추천받아 상임진을 구성할 때 참고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제41대 의협회장 선거가 끝났다. 회원들 중에는 저를 지지해주신 분도 있고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의료계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합칠 때다. 특히 지금 코앞에는 ‘면결확대법’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새로 출범하는 의협이 회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당부드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열정과 헌신’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온몸을 다 던지는 각오로 일을 하겠다. 겸손과 배려라는 말도 참 좋아한다. 회원분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편안한 안심하면서 진료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의협을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며, 품위가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