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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감염내과 의사들의 코로나 1년,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김탁 교수 “최악의 상황 가정해 치료 역량 준비”
신형식 교수 “변이 바이러스 대비 의료자원 확보”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지난 20일로 1년이 지났다. 방역당국과 마찬가지로 현장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올해 역시 지난 한 해처럼 유행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서 겪게 될 것이며 준비해야 할 것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고 지적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김탁 교수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인류 역사상 100년 만에 판데믹을 경험하면서 지난 1년간 모두가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모두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정부도 정책 결정의 어려움이 컸을 것 같고, 의료 현장도 급격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야 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고비들을 모두의 노력으로 잘 헤쳐 나갔다고 생각한다”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 교수는 빠른 검사 역량 확충과 수준 높은 국민의식을 높이 샀지만, 유행 억제로 치료 역량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느슨하게 뒀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초기에 검사 역량을 빠르게 확충해 추적과 격리를 통해서 유행을 억제했던 점은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주신 국민들의 역량도 높이 살만하다”면서도 “다만 검사, 추적, 격리, 마스크 착용으로 유행 억제가 지속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오판하고 치료 역량을 유행이 억제되던 시기에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유행의 크기는 계속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치료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체계적으로 언제 올지 모를 4, 5차 유행을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2021년 한 해 지난 1년처럼 유행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서 겪게 될 것이다. 4차, 5차 유행이 올 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행은 더욱 어려워지고 유행의 크기는 계속 수 배 이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의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정부나 의료계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치료 역량을 준비해야 하겠다. 단지 확진자 병상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격리해제된 환자들이 갈 수 있는 병상 확보 등 의료의 전달체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넓은 시야를 가지고 치료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진단, 추적, 격리, 치료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4, 5차 유행을 준비해야 하겠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방역정책으로)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 체계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과학적인 관찰과 분석,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고, 적절한 보상 체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며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유행을 종식시킬 수 없고 백신 접종 이후에도 상당 기간 마스크 착용이나 손씻기 등이 필요함을 국민들에게 미리 알려야 하겠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그는 “향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 질환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감시 체계 수립, 의료 역량 확충 등이 필요하겠다”고 전했다.

◆“변이 바이러스 고려해 의료자원 확보”

대전을지대병원 신형식 교수도 국내 방역대책이 비교적 잘 이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요양병원이나 교도소, 기숙사 등 밀집도가 높은 시설의 더 철저한 관리와 변이 바이러스 유입에 대비한 의료자원 확보를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고된 돌연변이를 가진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에서 확인됐고, 이러한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환자 중증도를 악화시키거나 사망률 증가의 근거는 미확인된 상태다.

영국의 변이 바이러스(B.1.1.7)는 지난해 9월 초에 처음으로 확인됐고, 미국과 캐나다 등에 전파됐으며, 전파력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변이 바이러스(B.1.351)는 지난해 10월에 확인됐고, 브라질의 변이 바이러스(P.1)는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온 여행객들에서 확인됐으며, 항체의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신 교수는 “교도소나 요양병원, 기숙사 등에서 집단으로 생활하시는 분들은 거리두기가 잘 안 된다. 그런 곳들을 잘 신경 써서 집단 발병이 생기는 것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혹시라도 이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와 전파됐을 때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의료자원 확보에 더 신경 쓰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또한, 여러 병원이 분산되어 있으면 더 많은 의료인력이 요구된다. 병실이나 인공호흡기 등 의료자원을 한 군데에 몰아넣고 치료하면 인력 등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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