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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검증 이뤄지지 않은 첩약급여화,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대한신경과학회 등 학회들, 시범사업 추진 반대

대한신경과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회들이 올해 11월부터 시행되는 뇌혈관질환 후유관리, 안면신경마비, 월경통 3개 질환에 대한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뇌졸중학회, 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대한뇌신경재활의학회,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가 20일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에 대한 공동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학회들은 ▲보건복지부의 시범사업 추진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건강보험재정의 합리적인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 결정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절차상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

학회들은 “한방 첩약은 약의 일관된 효능을 평가하기 어렵고, 장기적 관찰을 바탕으로 한 안전성 자료를 수집할 수 없다”며 “한약재의 재배 및 유통과정 중에 유입될 수 있는 오염물질과 독성물질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로 아코니틴과 아리스톨로킥산을 함유한 한약재를 들었다. 아코니틴은 장기복용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리스톨로킥산은 신장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었다는 것으로 보고됐다.

학회들은 “뇌혈관질환의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투여되는 모든 약들은 환자의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검증과 안전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한방 첩약에 대해서는 이런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절차상의 문제에 대해선 전문학회의 의견조회나 자문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범사업 타당성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다시 원점에서 재논의 되어야 한다는 입장.

학회들은 “뇌혈관질환의 후유증을 갖고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대부분을 진료하고 있는 전문학회의 의견조회나 일절의 자문 없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시범사업 과정에서 환자에게 투여 되고 있는 첩약의 성분과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담당 의료진에게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추후 담당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이상반응을 적절히 대처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학회들은 “뇌졸중 후유증 관리를 위해 필요한 의약품의 급여화가 우선임에도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할 수 없는 한방 첩약부터 급여화 하려는 시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효능도 평가할 수 없는 한방 첩약을 무리하게 시범사업으로 급여화하는 시도는 진행 절차상의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를 초래 할 수 있으며,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관장하는 보건복지부에서는 무리하게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원점에서부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중심의 검증 절차를 거쳐,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