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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 도입, 장기기증법 개정 뒤따라야”

대한이식학회-한국장기조직기증원, DCD 도입 공청회 개최
“장기기증 오해와 편견, 잘못된 인식 개선 노력 필요”


선진국 수준의 장기기증 문화를 조성해 기증율을 높이고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이 강조돼왔다.

그와 함께 장기기증 활성화의 대안으로 제시된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onation after Circulatory Determination of Death, DCD)’ 도입을 위해 사망에 대한 명확한 정의 확립과 장기기증법 개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연명의료중단이 합법화되는 등 근 10년 동안 일선 의료진의 노력과 많은 변화로 기증문화도 발전을 이뤘지만, 뇌사 장기 기증의 감소 속에서 기증의 속도보다 이식대기자가 더 빠르게 늘고 뇌사판정위원회의 심사과정이 오래 걸려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하거나 장기를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은 없는지 대한이식학회,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함께 16일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 제도 도입을 위한 온라인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서 고려대 안암병원 김동식 장기이식센터장은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정책연구 용역사업으로 시행한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 제도 도입 방안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DCD 도입 필요성에 대한 현장의료진들의 종합된 의견을 공유했다.

김동식 센터장은 “2011년 6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조사된 총 뇌사추정자 신고 건수는 1만 5497명으로 이 중 장기기증에 성공한 사람은 3882명(24.2%)인데 반해, 장기기증에 실패한 사람은 1만 1736명(75.7%)”이라며 “DCD를 시행할 경우 우리나라 장기 기증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순환기 사망 후 장기기증 유형에는 ▲병원 도착 시 이미 순환정지가 발생한 경우 ▲병원 밖에서 심정지 환자를 목격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실패한 경우 ▲뇌사상태가 아닌 환자에서 가족의 동의 아래 연명의료중단 후 순환정지가 발생한 경우 ▲뇌사자에서 장기 적출 전 순환정지가 발생한 경우 ▲유형2 환자와 유사하나 병원 내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경우 총 5가지가 있다. 이중 유형4는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범주3에 주목했다. 

그는 “DCD 제도 도입을 위한 전문가 인식조사를 위해 설문한 결과,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 제도를 도입해 장기이식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63명 중 90% 넘게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형1~4 중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형이 무엇인지 복수응답이 가능한 질문에 유형3이 시행돼야 한다(144명, 88.3%)고 가장 많이 답했고, 유형4가 128명(78.5%)으로 뒤를 따랐다.

하지만 DCD에 대한 세부적 시행내용까지 파고 들어가면 무응답이 많았을 정도로 현장에 있는 의료진도 잘 모른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적절한 인력의 교육과 특정기간 동안의 시범사업을 통해 실행 가능한 인력을 양성하고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장기기증 절차에 대해 설명할 때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맞지만,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하면 더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와 편견, 잘못된 인식을 개선해 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병원에 있는 중환자외과 이재명 교수는 DCD 시행 절차 등을 제안하며 “국내 DCD 시행을 위해선 순환정지 사망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망의 정의를 규정하거나 법령 제정보다 장기기증법 개정이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DCD 장기기증 동의 환자를 위한 순환정지 사망 지침이 장기기증법에 제시되고 사망판정을 위한 법령이 제정된다면 공청회보다 훨씬 더 빨리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대한이식학회 하종원 이사장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도 DCD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하종원 이사장은 의료진 사이에서도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사망에 대한 정의가 확실히 되어야 한다는 이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며 “결국은 법적으로 정의되지 않고서는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며 법 개정 수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최선애 사무관은 “사실은 아무리 좋은 제도나 정책이라도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면 여러 부작용이 생겼던 것을 지켜봐 왔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고 고민이 된다”면서도 “사전에 많은 홍보가 이루어져야 하고 저희도 법 제도 안에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 등의 자문을 통해 법률을 제정하고 복지부에 시행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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