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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연명의료결정제도는 환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의 시발점”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2주년 세미나 개최
대형병원, 환자 자기결정권 40% 내외



연명의료법 시행 2주년을 맞았지만 연명의료결정제도와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여전히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고, 의료인력 지원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했다.

 

웰다잉 문화조성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공동대표 원혜영·정갑윤)20일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2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고 전문가들과 함께 앞으로의 연명의료결정법 과제를 짚어보고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연세의대 이일학 교수는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우리 사회에서 환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아직 불완전 한 점이 있으나 개선될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좀 더 방향이 분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라는 의학적 판단이 선행된 환자에 대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지를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정을 법적으로 보호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연명의료결정법을 시행하고 난 지난 2년간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연명의료중단결정을 이행한 경우는 201831,765명에서 201948,238명으로 증가해 모두 85,076명이었다. 또 담당의사와 함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환자는 37,32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법인()로고스 기문주 변호사는 이러한 변화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본인의 결정으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으면서 삶을 마무리하는 인식과 문화가 점차 뿌리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2년이 된 현 시점에서 현실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큰 변화를 발견하기 어렵다면서 대형병원에서도 환자의 자기결정권 행사는 40% 내외에 머무른다. 환자의 권리를 이야기하며 이들에게 말할 기회, 자신의 상태에 관해 알 기회도 제공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원래 환자가 평등하게 정당한 정보를 가진 주체로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의료진교육,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역량강화, 의학적 판단의 권위 존중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지만, 환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측면이 없는 일방적인 강화만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김대균 교수도 연명의료결정법의 취지를 잘 살리기 위해 요구되는 변화에 대해 사전돌봄계획의 수립 혹은 함께하는 의사결정을 통한 연명의료중단 등의 결정이라고 제안하며, “무엇보다 최일선의 의료인에 대한 충분한 교육기회의 제공, 행정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인력 지원 등이 선행되어야 하나 의료현장의 목소리들은 여전히 비명에 가깝다고 피력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의 현재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연명의료중단법의 또 다른 한 축으로써,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대신 호스피스·완화의료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지켜내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현재 호스피스·완화의료는 건강보험 제도화되면서 접근성이 커졌지만, 법 시행에 따른 활성화에 대해서는 큰 변화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김대균 교수의 설명이다.

 

2020년 중앙호스피스센터 현황 및 통계에 따르면, 시범사업 중인 요양병원 호스피스를 제외할 경우 2018841,358병상의 입원형 호스피스 기관은 2020년 현재 871,402병상으로 법 시행 후 그동안 3개 기관 44병상이 늘어나는 데 그치고 있다. 가정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기관 역시 같은 기간 33개소에서 38개소로 5개 기관의 참여가 늘었을 뿐이다.

 

김대균 교수는 호스피스전문기관에 대한 이해 부족을 문제로 삼았다. 김 교수는 대형병원에서 말기 진단과 더불어 호스피스전문기관 이용을 권유받고 오는 환자의 대부분은 여전히 병식이 부족한 상태가 많았다호스피스기관은 임종의 장소라는 선입견과 거부의 감정 속에서 몇 주 혹은 몇 개월의 시간을 전전긍긍하다 임종 직전에야 호스피스전문기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적용 범위에 대해서 우리 의료와 돌봄이 현실에서 어떠한 질환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 적용의 범위를 확대할지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인 전문가와 종사자들 그리고 환자나 시민사회의 의견을 전혀 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료인 역량 향상 지원체계 마련해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윤 교수는 연명의료 결정과 말기돌봄의 발전을 위해 연명의료결정 질 향상을 위한 의료인에 대한 지원 의료기관윤리위원회의 역할과 권한 가족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대리결정 제도의 개선 임종기 판단이 되지 않은 환자이지만 연명의료 중지 등을 요구하는 경우에 대한 사회적 논의 공중보건 위기에서 연명의료 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등을 제언했다.

 

박 교수는 한국이 의료인 양성 과정과 의료 현실에서 의료인들은 연명의료결정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쉽지 않다의사결정의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과 의사결정도구 지원 등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체계가 다각도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족이 없는 무연고 환자나 법적 가족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 등 임종기에 시급한 연명의료결정이 필요하나 연명의료결정법을 따를 수 없는 환자의 경우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법의 취지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중환자실 역량을 초과하는 환자가 발생했을 때 연명의료결정을 어떤 원칙에 의해서 할 것인지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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