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는 9일 공적마스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정책 전환을 정부에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하 입장문 전문이다.
<공적마스크 공급 관련 대한약사회 입장>
-공적마스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정책 전환을 요구합니다.
국내에서 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80여 일이 지났습니다.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모두가 합심한 결과 신규 확진자가 100명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소규모 집단 감염이 지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로 마스크 대란이라는 품절 사태를 겪기도 했으나 수출금지,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 등 정부의 적극적인 수급 조절 정책과 마스크 제조·유통업체의 노력에 더하여 전국 23,000여 약국의 헌신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 초기 500만 매 수준이던 마스크 일일 공급량이 현재 1,000만 매 가까이 확대되는 성과가 있었으나 양적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선 약국들은 코로나 19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가적인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공적마스크 공급 업무에 매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업무량 증가와 소분 제품·불량 제품에 대한 소비자 민원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약국을 통한 안정적인 공적마스크 공급을 유지하고 국민 만족도 향상을 위해서는 공적마스크 공급 정책을 발전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물량 중심에서 품질 중심으로 정책 전환
1) 1~2매 단위 소포장 생산확대
현재 공적마스크로 공급되는 물량의 40% 정도는 벌크 포장으로 제조되어 유통업체 또는 약국에서 2매로 소분하고 있습니다. 벌크 포장은 소분 과정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소비자가 제조업체, KF 등급,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공급 안정에 따라 일단 구입부터 하고 보던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이 포장과 품질을 비교하여 구매하는 쪽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공적마스크는 1~2매 단위로 생산되어야 합니다. 1~2매 소포장으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정부 조달 가격에 인센티브를 반영하고, 벌크로 생산되는 제품의 물량을 축소하고 사용처를 교육부, 선거관리위원회, 관세청 등 정책 목적으로 한정하여 유통하라고 강력히 요청합니다.
2) 불량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대책 수립
일부 제조업체에서 생산하는 공적 마스크의 경우 오염, 이물질 검출, 머리끈 탈착, 다빈도의 수량 부족 등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매거부 및 반품 요구, 소비자 항의가 급증하여 약국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마스크 품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품질 개선을 유도하고, 기준에 적합하지 못한 제품의 경우 공적 마스크 공급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약국이 감당하고 있는 관련 불량제품 및 수량 부족 제품에 대한 반품 및 보상을 요청합니다.
2. 국민의 수요를 반영한 마스크 공급 정책 전환
1) KF80 생산확대 정책 중단, KF94 등급 중심의 생산 유지
정부에서는 방역 마스크의 주원료인 MB 필터 부족으로 KF94를 KF80으로 전환하여 공급량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국민들은 KF94 마스크가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KF94 제품과 동일한 가격인 1,500원에 KF80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판매하는 약국에는 민원을 제기하고 구입을 거부하거나 수시로 반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와 기업이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MB 필터 수입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생산 설비 증대로 원료 수급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되고 있습니다. KF80 중심 공급 정책을 유보하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KF94 중심 생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만약 이 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약국에만 부담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이나 설득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2) 5부제 구매제 유지, 대리구매 범위 확대
4.6부터 공적마스크 대리구매 범위가 학생, 입원환자,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중 요양시설 입소자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공적마스크 생산량 증가로 약국의 재고는 여유가 생겼고 제한 없는 대리구매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5부제 및 1인당 주 2매 정책은 유지하되 국민 구입 편의를 위해 대리구매 범위를 전면 확대(대리인 구입 당일에 주민등록상 모든 동거인, 가족관계등록부상 비동거 직계 존비속 대리구매 허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마스크구매 5부제가 시행된지 한 달이 경과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 79%가 ‘마스크 구입이 어렵지 않다’고 응답(뉴스1, 2020.4.8. 기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공적마스크 판매가 조기에 성과를 나타낼 수 있기까지는 약사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대한약사회는 품질 확보 및 대리구매 범위 확대 등 국민의 요구에 맞는 정책 변경이 빠르게 수반되지 않고 벌크 포장 단위의 공급이 지속되고 약국에 일방적인 부담만을 강요하는 정책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회원 약국의 참여나 희생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특히 벌크 포장 단위의 공급 물량에 대해서는 유통업체에게 공급 중단을 요청하고 일선 약국에서는 수취 거절토록 입장을 정하고 예고합니다.
일선 약사들은 코로나 19가 종식될 때까지 앞으로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국내 코로나 19 확산 추이를 지켜보아야 한다는 전제를 하고 있지만, 공적마스크의 안정적 공급과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당국의 조속한 정책 전환을 촉구합니다.
대한약사회는 코로나 19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인과 관련 공무원 및 국민께 격려와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 4. 9.
대한약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