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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학교육, 다양하고 깊은 연구 기회 부여해야

이형근 교수, 군의관 등을 대학 등이 연구인력으로 육성 필요해

의학교육과 관련, ▲다양하고 깊은 연구의 기회 부여 ▲군의관 등을 대학 등이 연구인력으로 육성 ▲유연한 교육제도 등이 강조됐다.

이형근 교수(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가 대한의사협회지 12월호에 기고한 '임상의사로서 의학연구: 황금기를 꿈꾸며'라는 시론에서 이 같이 제안했다.

이 교수는 “훌륭한 기초의학자나 탁월한 연구력을 갖춘 임상의학자를 꾸준히 생산해 내고 있는 선진국가들과 미래에 경쟁할 수 있는 MD 연구자를 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과연 우리가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당장 급하다고, 또 훌륭한 MD 연구자를 길러내었던 시스템이라고 무작정 선진국의 의학교육과 수련제도를 그대로 우리의 시스템에 덧씌우는 것 역시 맞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의학교육과 관련해서 첫째, 의과대학에 다니는 모든 학생들에게 좀 더 다양하고 깊은 연구의 기회를 부여해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현재 많은 의과대학들이 대개 단기프로그램으로, 또는 형식적으로 연구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한 연구발표의 기회를 학생들에게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실제 관심이 없는 경우를 많이 보았으며 실제 연구로 인한 성취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어 이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학생뿐 아니라 전공의 시절에도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주장한다. 대개 2–3개월 간격으로 옮기는 전공의 수련 3–4년 동안 단 한번이라도 연구나 논문을 위한 시간을 부여하는 것은, 비록 극소수라도 좋은 MD 연구자를 길러 낼 수 있는 토양에 씨를 뿌리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둘째,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나라에 봉사하는 젊은 인재들을 대학과 연구소가 흡수하여 훌륭한 연구인력으로 키워낼 수 있는 제도적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현재도 의사과학자를 길러내기 위한 프로그램이 몇몇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나 실제 지원하는 MD는 극히 제한적이다. 실질적으로 의사과학자 프로그램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좀 더 그럴듯한 유인책을 만들어 MD 과정을 마친 인재들이 대학이나 기타 연구소 등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라며 “이와 관련해, PhD를 마친 학생들이 ‘병역특례제도’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느낌과 수준에서의 충분한 보상과 당근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셋째, 제도적으로 훌륭한 인재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유연한 교육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저자가 10년 전 미국에서 연수하던 기간 동안 남다른 재능을 가진 많은 의과대학 학생들이 교수들과의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보았다. 이들은 본인들의 재능을 사용하여 교수들과 같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각 임상분야에 대한 흥미와 이해도를 증가시키고 기초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었다.”라며 “저자가 듣고 경험한 바에 의하면, 미국의 일부 학교는 수업과정을 임상트랙과 기초트랙을 구분하고 있으며 각 트랙에 따라 임상과목과 기초과목의 가중치가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두 트랙 간의 유연성이 존재해, 한 트랙을 선택한 학생들이 다른 트랙으로의 이동을 대단히 쉽게 만들어 놓아 본인의 적성과 역량에 따른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고 제시했다.

일본 역시 졸업 후 전문의 과정에 기초연구를 해야 하는 시간을 두고 있으며 나중에 교수요원을 생각하는 전공의는 우리나라처럼 수련기간과 대학원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대학원 기간 동안 전일제로 연구하는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현대의 의과대학과 의학교육은 평범한 의사를 만드는 것 이외에 인류와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호기심 충만한, 개발되지 않은 영역에 도전하여 새로운 분야와 시대를 만들 수 있는 의사로 성장시키는 것 역시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큰 책임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