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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다국적제약사의 키워드, ‘오픈이노베이션’과 ‘항암제’

다이이찌산쿄∙베링거인겔하임, 비전 제시
등장할 ADC 및 이중특이성항체 신약, 국내제약계에 위기 혹은 기회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의 활로를 오픈이노베이션에서 찾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와 베링거인겔하임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의 창구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쌓인 시너지는 항암분야의 기반을 닦았다. 두 제약사 모두 체계적인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춘 상태다. 향후 등장할 신약은 범용성까지 겸비하고 있어, 이에 대비한 국내 제약계의 혜안이 요구된다.


미래의학연구재단은 22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3회 미래의학국제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서 연자로 나선 한국다이이찌산쿄 양현주 박사는 오픈이노베이션에 기울이는 노력을 소개했다.


양 박사는 다이이찌산쿄은 신약개발 후기단계에선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표적발굴 및 유효물질 선별 등 초기단계에서 오픈이노베이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그는 “2013년부터 ‘TaNeDS’라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 신경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 희귀질환 등을 주요 관심분야로 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사측은 매년 초 제안서를 받고 있다. 심사를 거쳐 협업대상을 선정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안서 439개를 받았고, 14개가 선택됐다


1990년대부터 이뤄진 파트너쉽은 현재의 밑거름이 됐다. U3 PharmaPlexxikon 등 제약사를 인수하며 임상경험 및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UCSF NCI-JP 등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역량도 키웠다.


이렇게 구축한 기술력은 항암분야에서 ‘DS-8201(Trastuzumab Deruxtecan)’이라는 꽃을 피웠다. HER2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 결합체(ADC)로 유방암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에서 신약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청서에 우선심사권을 부여했다. 지난 3월 아스트라제네카는 DS-8201의 개발 및 상업화에 총 69억 달러(7조원)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양 박사는 해당 약물에 적용된 ADC는 자체 기술로 개발됐다기존 ADC에 견줘 약물-항체 비율(DAR) 및 링커의 안정성이 높고,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를 통해 인접한 암세포도 살상하는 특징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기술은 표적항체의 변경을 통해 또 다른 약물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비소세포폐암, 고형암 등을 대상으로 ADC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특이한 항체를 개발 중이라면 협업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ADC를 기반으로 한 작은 연구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베링거인겔하임 역시 외부와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어진 발표에서 베링거인겔하임 Luke Lin 박사는 회사의 기조에 대해 안내했다. 


Lin 박사는 우리는 협력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파이프라인의 50% 가량은 외부협력에 기반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유럽북미아시아 등의 지역에서 다양한 단체와 신약개발에 협업하고 있다한국에서는 임상연구와 관련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opnMe.com’ 포탈을 런칭해 과학자들에게 전임상단계 후보물질을 공유하고 있다물질의 잠재성을 발굴할 연구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협력은 암 치료의 지형변화라는 목적 하에 이뤄지고 있다. 내부적으론 500여명의 과학자와 여러 암 연구센터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지오트립(성분명: Afatinib), 오페브(닌테다닙) 등의 열매를 맺었고, 현재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KRAS, p53, MYC, B-Catenin 등 암 발병에 깊이 관여하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해당물질들은 약물 표적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제약사측은 지혜를 발휘했다. 후보물질 BI 1701963의 경우, KRAS 활성화의 핵심 주체인 SOS1 유전자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Lin 박사는 면역항암 분야에서도 T세포관여약물, 항암바이러스, 암백신, 그리고 면역조절제 등 4가지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일례로 DLL3/CD3 이중특이성항체는 T세포와 종양세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풍부한 표적과 개발 초기단계 약물들은 새로운 조합, 그리고 연구협력의 발판이 될 수 있다이런 접근은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확률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션의 좌장을 맡은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는 다국적 제약사의 비전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ADC는 항체를 바꾸면 여러 암종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이런 방식의 접근은 이중특이성항체 약물에서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시도가 성공을 거둔다면, 글로벌 제약사는 이를 독점할 것이라며 국내제약계는 경쟁을 하거나, 다른 전략을 잘 활용해서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