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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짝 고르는 면역항암제..부상하는 파트너 '혈관신생억제제'

김미소 교수 "항PD1/PDL1제제·VEGF억제제 조합 연구 증가..폐암서 다양한 시도 진행 중"

면역항암제가 짝 고르기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주목 받는 파트너는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VEGF) 억제제다. PD-1/PD-L1제제와 합을 맞추는 임상시험이 지난 2년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 분야에선 지난해 항PD-L1제제·VEGF억제제 콤보가 허가되며 실효를 남겼다. 이런 발자국을 따르는 다양한 시도는 또 다른 조합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미소 교수는 21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폐암학회 추계학술대회(2019 KALC)에서 면역항암제 연구 트렌드를 안내했다.


김 교수는 면역항암제 연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눈에 띄는 점은 병합요법의 효능을 평가하는 연구가 차지하는 비율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올해 9월 기준, 전체 항PD-1/PD-L1 면역항암제 연구의 76%가 병합요법 관련 임상시험인 것으로 보고됐다최근 트렌드는 면역항암제 최고의 파트너를 고르는 흐름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흐름을 최근 2년으로 좁혀 살펴보면, 항암화학요법 콤보 관련 연구가 235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항CTLA-4 제제 콤보 연구 186, VEGF 억제제 콤보 연구 114, 그리고 방사선치료 병합요법 연구 92개 순으로 확인됐다. VEGF 억제제 병합요법 연구는 2017년 이전(43) 대비 존재감이 크게 상승했다.


VEGF 억제제가 면역항암제의 좋은 짝이 될 가능성은 여러 차례 확인됐다. 신세포암에선 항PD-L1제제 '아테졸리주맙(제품명:티쎈트릭, 제약사:로슈)'VEGF 억제제 '베바시주맙(아바스틴, 로슈)' 콤보가 CD8 T세포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흑색종에선 이필리무맙(여보이, BMS오노약품공업)베바시주맙 콤보가 비슷한 경과를 불러왔다. 


김 교수는 "NSCLC 1차치료에선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콤보가 지난해 미국에서 허가됐다이 사례는 다소 간과하고 있었던 VEGF 억제제의 존재를 다시 상기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승인은 IMpower150(3∙다기관∙개방형∙무작위배정) 결과를 근거로 한다. 연구에는 치료경험이 없는 4기 비편평 전이성 NSCLC 환자 120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PD-L1 발현률과 무관하게 모집됐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에게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항암화학요법 콤보 또는 베바시주맙∙항암화학요법 콤보(혹은 아테졸리주맙∙항암화학요법 콤보)를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은 주요지표로 측정됐다. 분석에는 EGFR ALK 변이 환자군은 제외됐다.


그 결과, OS 중앙값은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콤보군 19.2개월, 베바시주맙∙항암화학요법 콤보군 14.7개월로 나타났다. 위험비(HR)0.78이었다. 질환악화 및 사망률(PFS)은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콤보군이 베바시주맙∙항암화학요법 콤보군 대비 2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객관적 반응률(ORR) 역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콤보군 55%로 베바시주맙∙항암화학요법 콤보군(42%)보다 높았다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콤보군에서 자주 보고된 이상사례는 피로∙오심∙설사∙식욕감소 등이었다.


김 교수는 IMpower150 하위그룹 분석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콤보는 EGFR 또는 ALK 변이 동반 환자군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과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EGFR 변이 환자군(124)에서 ORR을 살펴보면,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콤보(71%)는 베바시주맙∙항암화학요법(42%), 그리고 아테졸리주맙∙항암화학요법 콤보(36%)2배에 이르는 성적을 남겼다이런 사실은 VEGF 억제가 EGFR 변이 NSCLC 치료에서 가지는 잠재성을 대변한다고 진단했다.


혈관신생억제 기전 약물과 면역항암제간 조합은 여러 연구에서 평가되고 있다. 먼저 라무시루맙(사이람자, 릴리)JVDF(1) 연구에서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 MSD)과 합을 맞추고 있다. NSCLC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1차치료에서 ORR 42.3%를 기록했다. 라무시루맙펨브롤리주맙 콤보는 NSCLC 2차이상 치료에서도 효능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렌바티닙(렌비마, 에자이)과 펨브롤리주맙 병합요법 효능은 KEYNOTE-146(12)에서 측정 중이다. NSCLC 환자 21명을 대상 ORR 33%라는 성적을 남겼다. 에자이와 MSD‘LEAP’ 프로그램을 통해 렌바티닙펨브롤리주맙 콤보의 효능을 여러 암종에서 확인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약후보물질 sitravatinib(제약사:Mirati)은 2상에서 니볼루맙(옵디보, BMS오노약품공업)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sitravatinib니볼루맙 콤보는 앞서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ORR 29.6%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sitravatinib은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RTK)억제제로 VEGF 등 다양한 표적을 가지고 있다고 김 교수는 안내했다


김 교수는 혈관신생억제제와 면역항암제 조합들은 12상 단계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내약성도 모두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정확한 평가를 위해선 3상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새 병합요법의 혜택을 볼 환자를 판단하기 위해선 바이오마커 발굴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혈관신생억제제는 콜드튜머를 핫튜머로 바꿔주는 면역조절제(immune modulator) 역할을 수행, 면역항암제와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부작용 및 약가측면에선 콤보 전략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