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종 치료분야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금껏 등장한 옵션들은 주요 서브타입의 치료경과를 보다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혁신은 이어질 예정이다. 후발 주자들은 임상시험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남기며 미충족의료 해결을 기대케 한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윤덕현 교수는 22일 한국로슈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세션에서 림프종 치료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윤 교수는 “혈액암은 림프성과 골수성으로 나뉜다”며 “림프성 안에 림프종이 속하고,
림프종은 다시 호지킨과 비호지킨으로 분류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국내 림프종 환자의
65%는 B세포 림프종으로 진단된다”며 “B세포 림프종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변연부 B세포 림프종(MZL),
그리고 여포형 림프종(FL)으로 구분되는 등 다양한 서브타입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림프종은 국내에서 신규 발생하는 혈액암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또
다른 혈액암인 백혈병보다 높은 발병률을 기록하고 있다. 림프종과 백혈병의 구분은 골수 침범 여부에 의해
판단된다. 림프구 백혈병은 골수를 침범하고, 림프종은 골수를
제외한 다른 장기에 종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윤 교수는 안내했다.
국내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61%는 DLBCL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MZL(21%),
FL(5%) 등의 서브타입이 주로 관찰됐다. 이런 주요 서브타입의 발생률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윤 교수는 “림프종 치료에는 여러 항암제에 스테로이드를 병합한 CHOP(cyclophosphamide∙hydroxydaunomycin∙oncovin∙prednisolone)이 1970년대부터 사용돼왔다”며 “그러다 1997년
미국에서 등장한 최초의 CD20 표적치료제 리툭시맙(오리지널
제품명:맙테라, 제약사:로슈)은 치료경과 향상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림프종 1차치료에서 리툭시맙·CHOP 병용요법(R-CHOP)은 CHOP보다 우수한 전체생존율(OS)을 기록했다”며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R-CHOP을 DLBCL 1차치료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뒤이어 나타난 약물은 재발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오비누투주맙(가싸이바, 로슈)은 제2형 항CD20 단일클론 항체다. 면역세포
활성화 측면에서 리툭시맙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GADOLIN 연구에서는 FL 2차 치료효능이 측정됐다. 이 연구에는 리툭시맙 치료 후 질환이 진행된 환자들이 참여했다. 그 결과, 오비누투주맙∙벤다무스틴 콤보군은 벤다무스틴 단독투여군보다 뛰어난 무진행생존기간(PFS) 및 미세잔존질환 음성률을 보였다.
GALLIUM 연구에서는 1차치료
효과도 증명했다. 연구에는 치료경험이 없는 FL 환자 1202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여자에게 오비누투주맙∙벤다무스틴
또는 리툭시맙∙벤다무스틴을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PFS는 주요 평가변수로 측정됐다.
연구결과, 3년 PFS 비율은 오비누투주맙 콤보군 82%, 리툭시맙 콤보군 75%였다. 3년 OS 비율은 오비누투주맙 콤보군 94%, 리툭시맙 콤보군 92%로 조사됐다. 다음치료까지 걸린 기간이 3년 이상인 비율 역시 오비누투주맙 콤보군(87%)이 리툭시맙 콤보군(81%)보다 많았다. 이런 결과는 오비누투주맙의 FL 1차치료 승인으로 이어졌다.
윤 교수는 “림프종 치료분야는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미충족의료가 존재한다”며 “DLBCL 환자의 경우 70%는
R-CHOP치료를 통해 완치되지만, 나머지는 관해(CR)에 들어갔다가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발 환자는 항암제를 써도 CR에 도달하는 비율이 7% 수준에 그쳤다”며 “이들의 암 세포는 P53 유전자
돌연변이 등으로 항암제에 저항성을 띠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상용화가 기대되는 신약은 이런 미충족의료를 해결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Polatuzumab
vedotin(개발사:로슈)은 항 CD79 항체약물 결합체다. B세포 림프종을 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앞서 임상시험에서는 악성 림프종을 대상으로 리툭시맙과 병용투여돼 높은 반응률을 불러왔다. POLARIX 연구에서는 R-CHP와의 병용요법이 평가될 계획이다.
또 다른 기대주는 1상을 수료한 mosunetuzumab(개발사:로슈)이다.
윤 교수는 “mosunetuzumab은 항 CD20/3 T세포의존성 이중특이성항체(TDB)”라며 “항체 양쪽 팔의 결합부위를 다르게 만들어 암세포와 면역세포를 동시 잡을 수 있도록 고안된 약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약물은 임상시험에서 DLBCL, MZL, 그리고 FL 등 다양한 림프종에 높은 반응률을 기록했다”며 “특히 mosunetuzumab은 CAR-T 치료제로 실패한 환자에서 CR이라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이런 신약은 미충족의료 해결을 기대하게 한다. 이에 대비해 국내 환경은 개선될 필요가 있었다.
윤 교수는 “림프종은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은 질환”이라며 “다만 현재 제시된 옵션으로 모든 환자를 치료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재발하는 환자에 대해선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도 효능이 입증된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