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유사체가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병용 가능한 약제를 늘리고 있다.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계열 등과의 조화를 입증했고, 인슐린과의 궁합은 신장보호라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에는 SGLT-2억제제와 짝을 이뤄 우수한 경과를 이끈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GLP-1 유사체와 SGLT-2억제제의 병용에 제한이 뒤따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가톨릭의대 이승환 교수는 11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19)에서 GLP-1 유사체 병용요법의
효능에 대해 안내했다.
이 교수는 “GLP-1유사체는 2형
당뇨병 치료에서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췌장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는 늘리고, 글루카곤 분비는 줄여 혈당강하를 이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식욕을 억제해 체중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며 “내장지방과 LDL-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인슐린 저항성도 줄인다. 이런 효능이 심혈관계
보호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2형
당뇨병 치료지침에서 메트포르민 이후 대안으로 GLP-1 유사체를 권고하고 있다.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ASCVD) 또는 만성신질환(CKD)을 동반하거나 2제∙3제요법에도 혈당조절이 되지 않은 경우 GLP-1 유사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경구용 제제로 조절되지 않은 환자에게 GLP-1 유사체를 높은 수준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교수는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트루리시티, 제약사:릴리)의 경우 임상연구를 통해 다양한 약제와의 병용효과가 입증됐다”며
“2제요법은 AWARD-5∙6∙8,
인슐린과의 콤보는 AWARD-4∙7∙9에서 평가됐다”고 안내했다.
AWARD 5∙6에서는 메트포르민과의 병용요법이 평가됐다. 2개 연구에서 둘라글루타이드∙메트포르민은
각각 시타글립틴(제품명:자누비아, 제약사:MSD), 리라글루타이드(빅토자, 노보 노디스크)보다 우월한 혈당조절 효능을 보였다. 8에서는 설포닐우레아 계열(글리메피리드)과 같이 쓰여 위약보다 우수한 경과를 불러왔다.
둘라글루타이드와 인슐린의 조합도 좋은 성적을 남겼다. 이 가운데 AWARD-7(다기관∙개방형∙무작위배정)에서는 신장보호 효능이 확인됐다. 이 연구에는 만성신질환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참여했다. 둘라글루타이드(1.5㎎ 또는 0.75㎎)∙인슐린
리스프로 콤보와 인슐린 글라르진∙리스프로의 효능이 비교∙분석됐다.
이 교수는 “연구결과, 둘라글루타이드 콤보는 추정사구체여과율(eGFR) 감소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뛰어났다”며 "소변의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은 두 그룹간 큰 차이가 없었다”고 풀이했다.
둘라글루타이드는 2제를 넘어 3제요법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AWARD-10(3b∙위약대조∙평행군∙이중맹검∙다국가)에서는 SGLT-2억제제와 짝을 이뤘다. 이 교수는 GLP-1유사체와 SGLT-2억제제의 만남이 흥미로웠다고 언급했다. 두 계열은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는 공통분모를 가졌지만, 글루카곤에 대해선 상반된 기전을 보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GLP-1유사체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는 반면, SGLT-2억제제는 분비를 촉진시킨다.
AWARD-10에는 2형 당뇨병 환자 424명이 참여했다. 참여자의 대부분은 메트포르민도 병용투여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142명에게 둘라글루타이드1.5㎎∙SGLT-2억제제(±메트포르민), 142명에게 둘라글루타이드0.75㎎∙SGLT-2억제제(±메트포르민), 그리고 140명에게 위약∙SGLT-2억제제(±메트포르민)를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1차평가변수로는 24주 후 기저치 대비 혈당감소폭이 측정됐다.
그 결과, 1차평가변수는 둘라글루타이드1.5㎎
콤보군 1.34%, 둘라글루타이드 0.75㎎ 콤보군 1.21%, 위약군 0.54%로 조사됐다. 24주 시점 혈당 7% 미만 달성 비율은 차례대로 71%, 60%, 32%였다. 혈당 6.5% 이하 달성 비율은 50%, 38%, 14%로 각각 집계됐다.
24주 시점까지 기저치 대비 체중감소폭은 둘라글루타이드1.5㎎ 콤보군 3.1㎏, 둘라글루타이드
0.75㎎ 콤보군 2.6㎏,
위약군 2.1㎏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점까지 측정된
공복혈당(FSG) 감소폭은 순서대로 31.6㎎/㎗, 26.5㎎/㎗, 6.9㎎/㎗였다.
연구결과를 복합평가변수로 살펴보면, Composite1(혈당7%미만/체중증가없음/저혈당증 보고없음) 비율은 둘라글루타이드1.5㎎ 콤보군 61%, 0.75㎎ 콤보군 50%, 위약군 26%였다. Composite2(혈당7%미만/체중5%이상감소/저혈당증 보고없음) 비율은 각각 19%,
14%, 10%로 확인됐다. 치료관련 부작용 발생률은 둘라글루타이드군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저혈당증 발생률은 3개 그룹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교수는 “둘라글루타이드∙SGLT-2억제제∙메트포르민 3제요법은 혈당과 FSG 조절에서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며 "특히 둘라글루타이드군의 상당수가 혈당 7% 미만을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는 둘라글루타이드와 SGLT-2억제제 조합이 2형 당뇨병 치료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대변한다”며 “다만 국내에선 두 약제의 병용에 대한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런 점에 대한 개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